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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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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70>

봄벼와 가을보리

누구나 성공하고 싶다. 물론 자신의 원하던 바를 어느 정도 이루었으면 그로서 성공이다. 그러나 사회적 성공이라는 척도가 어느 사회, 어느 시대이건 존재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그런 기준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우며, 특히 우리처럼 급격한 경제사회 발전을 경험한 사회, 매 순간 기회가 생겨나고 또 사라져가는 역동적인 환경에서 사회적 성공 내지는 성취에 대한 압박은 실로 엄청나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성공의 기준이 어떤 것인가부터 살펴보자.

이는 생후 45 년이 지났을 무렵에 어느 정도의 성취를 지녔느냐에 따라 대강 정해지고, 또 평가받게 된다. 아울러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런 성공의 여부를 최종 확인받게 된다.

이 나이 정도에서 평가가 정해지는 것은 바로 이 무렵이 인생의 수확기이기 때문이다. 왜 이 무렵이 인생의 수확기가 되느냐 하면 우리의 삶은 다음과 같이 구분지어지는 까닭이다.

인생의 봄은 생후 18년까지로서 고등학교를 마치게 되니 신체적 성장과 기초교육을 받는 시기이다.

그 후 36년까지의 18 년은 사회 학습기간이니 여름이다. 이어서 다시 18년간이 인생의 가을이다. 그 중에서 전반 9년이 지난 생후 45년에서 51년까지의 6년간이 삶의 수확기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 때가 지나 54년이 흐른 뒤에는 인생의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 사회의 경우, 어떤 사람이 45세 무렵에 대학의 전임 교수가 되거나 교회의 담임 목사, 공무원일 경우 서기관, 제법 큰 기업의 임원, 내실 있는 중소기업체의 경영자 등등의 위치에 올랐다면 그 사람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게 된다.

그러한 사회적 성공에도 당연히 계급이 있다. 사람이란 어떻게 해서든 구분을 지어야 속성이 풀리는 동물이기에.

가령 대학의 전임일 경우 그것이 국ㆍ공립대학이나 명문사학일 경우 특A급이고, 그냥 서울 시내의 대학에서 전임이 되었다면 A급, 그렇지 않다면 B급이다.

또 대기업의 임원이냐 그저 그런 기업의 임원이냐, 신자가 많은 명성 있는 교회의 담임 목사냐 그렇지 않으냐, 중소기업체의 주인일 경우 그 역시 어느 정도의 자산과 수익을 보장받고 있느냐에 달라 그 등급은 정해지고 사람들은 그것으로써 그 사람을 평가한다.

지금 얘기는 대단히 현실적이고 속물적인 것이지만, 그래도 이제 한창 발전해가는 젊은 사람들은 이런 사회적 기준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하는 얘기이다.

생후 51년 무렵은 일년으로 치면 양력 10월 20일경의 무서리가 내리는 상강(霜降)이다.

이 즈음에서 부와 명예, 나름의 성취 같은 사회적 가치들을 얻은 자는 절로 품격이 있으니 이를 중년의 관록 또는 중후함이라 하는 것이다.

이는 상강부터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까지의 기간과 같으니 이 때면 산과 들에 화려한 단풍이 들어 아름다울 때인 것과 이치가 같다.

삶에는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두 번 있으니 하나는 고등학교 시절이다. 4월 중순, 꽃들이 화려하게 피어나고 농부가 볍씨를 뿌릴 때와 같기에 무한한 가능성과 생명의 진실한 약동이 울려오는 시기이다.

그리고 또 한 번이 바로 앞에서 애기한 늦가을 단풍놀이 때이니 중년의 관록이나 중후함은 인생이 저물기 전의 화려함이고 여기까지가 인생의 가을이다. 이 무렵 부근에서 사회적 성공을 거둔 자는 한 번쯤 비단 옷을 입고 고향에 가서 그간의 성취를 한껏 자랑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 사람은 그 타고난 정열이나 욕구, 이성에 대한 욕망 같은 것들이 급격히 퇴조하게 되며 여성의 경우 폐경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는 간단히 말해서 우리 몸이 식기 시작하는 것이다. 생의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이니 사실 다 살았다 해도 그리 지나친 말이 아니다.

앞자락이 길었지만 이제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얘기할 때가 되었다.

생후 45년 무렵에서 사회적 성공 여부를 가름한다고 했는데, 우리의 삶이 재미있고도 때로는 오묘하기까지 한 것은 이 무렵에서 성공은커녕 가장 밑바닥을 치고 험한 꼴을 맞이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친구나 동기들은 앞서와 같이 잘 나가고 있건만, 스스로 생각해서 그리 잘 못한 것도 많지 않은데 왜 나는 이 나이에 와서 '요 모양에 요 꼴'인가 싶어 한 없는 자괴(自愧)와 자탄(自嘆)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많아도 실은 아주 많다.

그러나 필자가 많은 사람의 운명과 팔자를 보면서 크게 느끼고 터득한 것이 있으니 그런 사람 중에 그 때를 계기로 일어서서 대성(大成)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필자는 생후 45년 무렵에 성공을 거둔 자를 봄벼 형이라 하고, 그 무렵부터 서서히 뻗어가는 자를 가을보리 형이라 이름 지었다.

가을보리 형은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역사 전설 속의 강태공(姜太公)과 같은 운명을 지닌 사람이다. 이런 인생 대역전극을 펼칠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이들도 실은 의외로 많은데 다만 성취의 정도에 따라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인생 오십을 살았으면 대세가 정해진 것으로 여기지만, 삶의 이치는 그렇지 않으니 오묘하다고 하는 것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도 바로 강태공 형에 속한다. 사십 중반까지 열심히 사업을 했지만 기반을 얻지 못하다가 우리 경제가 부흥하기 시작한 1960년대 들어 크게 활약을 펼치면서 한국의 으뜸가는 부호가 되었다.

이처럼 큰 인물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는 이런 역전극을 펼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세상의 이치 중에 가장 우선하는 것은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참 늦었지만 그 사람이 성공 가도를 달린다는 것 역시 당연히 그럴 근거와 사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 성공의 이치를 필자는 가을보리를 파종했기에 그런 것이라 비유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농부는 씨를 뿌리기 전에 선행하는 작업이 있으니 그것은 밭을 가는 작업이다.

비록 45세에 이르러 인생 바닥을 쳤지만 실망하지 않고 묵묵히 밭을 갈기 시작하면, 51세 무렵에는 가을보리를 뿌릴 수 있게 된다. 여름 농사는 실패했지만 그것을 교훈 삼아 겨우내 보리가 얼지 않게끔 밟아주면서 정성을 다 하면 새로운 성공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칼릴 지브란은 "진실로 현명한 자는 모래 위에 성을 쌓는 자"라고 했다. 또 동양의 고서에 "소나무와 잣나무는 겨울에 더 푸르다"고 했으니, 만물이 시드는 늦가을 겨울 문턱에서 가을보리를 파종하는 자야말로 현명하고 세월을 잊은 장부의 상이 아니겠는가. 그런 자는 다시 봄을 맞을 것이다.

(전화:02-534-7250, E-mail :1tgkim@hanmail.net)
- 김태규의 명리학 카페 : cafe.daum.net/8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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