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페리 미국 전 국방장관이 22일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페리 전 장관의 이번 방문에는 스티븐 보스워스 전 주한 미 대사, 미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애시턴 카터 하버드대 교수, 미 국방부 핵무기연구소에서 장교로 재직했던 김종훈 벨 연구소 소장 등이 포함된다고 통일부는 16일 밝혔다.
이들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방문해 현황 설명을 듣고 입주기업과 1단계 100만 평 부지를 둘러본 뒤 당일 돌아올 예정이다.
페리 전 장관은 전·현직을 통틀어 개성공단을 찾은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된다.
클린턴 1기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지낸 페리는 1차 북핵 위기가 고조되어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준비하던 1994년 당시 대북 공격을 계획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1998년 북한의 대포동 1호 발사에 따른 위기 속에 대북정책조정관에 임명돼 1999년 5월 북한을 방문한 후 10월 '페리 보고서'를 제출해 북한에 대한 개입(포용)정책을 주장하게 된다.
그 후 미 스탠퍼드대학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페리 전 장관은 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이 포착되던 지난해 6월 애시턴 카터 전 국방부 차관보와 함께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 해야 한다는 공동사설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하기도 했다.
페리 전 장관은 지난달 19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가 개최한 북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북한이 핵실험을 확대해 핵무기 대량생산을 추구할 경우 미국은 군사행동을 통해서라도 이를 사전에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페리 전 장관의 이같은 선제공격론은 예방적 방어(preventive defense) 개념에 따른 것으로 상대방이 넘어서는 안 될 금지선(red line)을 설정한 후 경제제재 및 무력사용의 위협에 의한 강압외교(coercive diplomacy)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테러리스트와 이를 돕는 국가를 미리 공격하는 부시 행정부의 예방적 전쟁(preventive war)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페리 전 장관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는 금지선이 모호하다고 비판해 왔다.
1994년 선제공격을 주장했다가 평양에 다녀온 후 개입정책의 전도사로 변신했던 페리가 북한의 핵실험과 핵 폐기를 위한 2.13 베이징 합의 뒤 개성공단을 찾아서는 어떤 인식의 변화를 겪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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