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15일 북한은 '2.13 합의사항'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6자회담을 마치고 이날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 부상은 영접차 나온 발레리 수히닌 러시아 대사(전 주한 러시아 부대사)와 관화빙(關華兵) 중국 대사관 공사참사에게 "(6자간) 대화는 잘 진행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김 부상의 이 같은 발언과 달리 북한 당국은 2.13합의 직후 관영 매체가 중유 100만 톤을 지원받는 대가로 '핵시설 불능화' 대신 '핵시설 가동 임시중지'를 언급한 것 외에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은 6자회담 이후 미국의 태도를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 여부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쇄에 이은 다음 단계 조치의 폭과 내용을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15일 '2.16경축 중앙보고대회' 보고에서 "우리는 미국이 회유와 압력, 제재 도수를 높이면서 일본을 비롯한 추종세력들까지 동원해 우리 공화국의 권위와 위신을 헐뜯고 경제적으로 질식시켜 보려고 무모하게 책동하고 있는 데 대해 고도의 경각성을 갖고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자주권과 존엄을 건드릴 경우 용서치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재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 13일 "조선은 미국의 정책전환에 대한 의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고 미국의 모든 행동을 주시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조총련 서만술 중앙상임위 의장도 15일 '불능화' 조치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핵시설 임시 가동중지'와 관련해 중유 100만t 상당의 지원이 합의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같은 북한의 태도에 대해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인 미 조지아대 박한식 교수는 16일 북한이 '불능화'라는 표현 대신 '임시가동중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군부를 고려한 내부용 발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북한을 40여 차례 방문했던 한 박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 내 분위기를 볼 때 이번 합의에는 북한의 안보 관련 문제는 아무런 언급도 없는데 에너지 원조 얼마 받는다고 북한 핵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는 것은 북한 내부에 먹혀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북한 입장으로서는 앞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정책을 정말 변화시키는지를 봐가면서 핵시설 불능화 단계로 넘어갈지 여부를 저울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