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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훈풍' 예감… '지원 총대'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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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훈풍' 예감… '지원 총대'는 누가?

[북핵 2.13합의] 현 정부 내 정상회담은 어려울 듯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열림에 따라 작년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7개월 여간 경색됐던 남북관계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핵문제가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로막아 왔던 만큼 남북관계가 북핵문제라는 족쇄를 풀고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인 것이다.

대북지원 재개에 적합한 환경 조성

중단됐던 남북 간 대화는 대북 식량·비료 지원 재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말문이 트일 전망이다.

작년 7월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의 출구가 마련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중단해 왔다. 6자회담의 진전과 성과에 따라 인도적 지원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것이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나 백종천 청와대 안보수석 등 외교안보 핵심 당국자들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이에 13일 합의로 일단 그 '출구'는 마련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판단이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6자회담 참가국들이 모두 대북 지원에 합의를 했으니 남한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는 데 있어 부담을 덜었다"며 "이제는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지원을 재개할 수 있는 상황에 왔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장관급 회담 등 남북 당국 간 대화도 빠른 시일 내에 재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장관급회담은 2~3월이면 당장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보수여론 '뚫을' 정책적 의지가 관건

그러나 보수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초기이행조치가 끝나는 2개월간은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은 대북지원을 재개하기 위해 정부가 돌파해야 할 장애로 남아 있다.

남북관계를 주도해야 할 이재정 장관을 비롯한 고위 정책결정자들의 정책 의지와 추진력이 시험대에 오를 차례인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 내에서는 60일로 정해진 북한의 핵 폐쇄 시한 내게 제공키로 한 5만 톤 상당의 에너지·경제 지원을 한국이 먼저 담당하고 그 안에 쌀·비료지원을 포함시켜 남북관계의 해빙을 꾀하자는 복안까지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13일 "우리가 선택할 길을 열어놨다고 보면 된다"며 "쌀·비료 지원을 이번 합의에 따른 지원에 포함시킬 것인지, 아니면 이산가족상봉 재개 같은 남북 간의 다른 현안에 사용할건지는 정책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합의에 공동분담원칙이 명시돼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하지만 우리 입장을 볼 때 한국이 먼저 지원을 시작하는 게 도리이고 한국에 돌아가면 내가 나서서 강력히 제안하겠다"며 대북 지원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덤터기'를 썼다는 일부 언론의 주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에 남측이 제공했던 쌀·비료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을 연계시켰던 북한의 논법으로 볼 때 초기조치에 대한 상응조치에 쌀·비료 지원을 포함시키는 조치가 남북간 인도적 차원의 문제 해결에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우려도 있다.

정상회담은? '글쎄'

2.13합의가 남북관계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현 정부가 공을 들여 온 남북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하는 데에도 좋은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해 "시도하고 있지 않다. 이 환경에서는 어렵다고 본다"고 전제하면서도, "북핵 문제가 기본적으로 가닥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회담은 (…) 남쪽은 얻을 것이 없다"며 "이 일은 순차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문제 해결한 후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기존의 정책을 재확인한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폐쇄하는 초기이행조치를 실천할 경우 노 대통령이 말한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핵문제를 완전히 뿌리 뽑는 것은 너무나 먼 일이라는 사실도 정상회담 추진의 명분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 개최를 주장하는 이들은 '60일 초기이행조치' 후 회담 추진이 가능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나 핵 폐기를 둘러싼 환경 변화와 상관없이 정치일정상 정상회담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 회의론도 만만찮다. 초기이행조치가 끝나는 4월 중순이 되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레임덕이 완연한 현실을 잘 알고 있고 이번 합의로 지원을 보장받은 북한이 굳이 임기가 끝나가는 정부와의 정상회담을 해 더 얻어낼 실익이 없다는 점도 정상회담 시계를 흐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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