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시행정부의 대이란 군사공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지난 1970년대 후반 카터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지난 1일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 나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이란을 비롯한 이슬람세계 거의 전부와의 정면 충돌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면서 부시행정부의 중동전략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브레진스키 전 보좌관은 이라크 침공 등 현 행정부의 중동전략은 '제국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역사적ㆍ전략적ㆍ도덕적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미국의 AP통신은 이제까지 수많은 전직 관리와 장성들이 부시행정부의 이라크정책을 비판했지만 브레진스키 전 보좌관처럼 강도높은 비판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미국이 지금처럼 이라크에서의 유혈투쟁을 무작정 계속한다면 그 최종적인 결과는 이란을 비롯한 이슬람세계 거의 전부와의 정면충돌로 이어질 것임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브레진스키 전 보좌관은 현재 부시행정부가 이라크 재건 및 민주주의 달성 등 미국의 정책목표가 달성되지 못한 것은 이란 책임이며 이라크에서의 각종 테러활동도 이란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떠넘기고 있다면서 앞으로 부시행정부는 중동에서의 미국의 국익을 지킨다는 자위적 차원의 명분을 내세워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부시행정부의 이같은 군사적 모험주의는 결국 이란, 이라크에서 아프간, 파키스탄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서 미국을 수렁에 빠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레진스키는 이어 현재 부시행정부가 취해야 할 최선의 정책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단 기일 안에" 이라크에서 철수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한편, 이라크 지도자와의 협의를 통해 미 군사력의 철수시점을 확정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무한정 지속되며 확전 위험이 있는 군사모험을 계속할 해괴한 명분찾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지적했다.
전직 미군 장성들도 "대이란 군사공격 자제" 촉구
한편 전직 미군 장성들은 3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이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부시 행정부에 이란과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로버트 G.가드 전 육군 중장과 조지프 호어 전 중부군 사령관, 국방정보센터(CDI) 소장을 지낸 잭 새너헌 전 해군 중장 등은 "이란에 대한 공격은 이 지역 안보와 이라크 주둔 연합군에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고 지역 및 국제적 긴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현재의 위기는 외교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부시 행정부에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이란과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외교적 노력을 통해 위기가 해소될 수 있도록 영국 정부가 적극 나서 줄 것을 주문하면서 영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부시 행정부에 대(對) 이란 정책을 바꿀 것을 촉구하는 청원서 작성에도 참가했었다.
부시 행정부는 최근 항공모함을 걸프지역에 추가로 파견하는 등 이란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이란에 군사적 조치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저항세력을 지원하는 등 이라크에 개입하면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이와 관련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이란 정부가 이라크 주둔 미군을 겨냥한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