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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재생에너지가 미국의 희망"…말로만?

2년째 신년연설 화두…"실행된 정책은 없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미국의 '석유중독'에 경종을 울렸다.

부시 대통령은 23일 의회를 대상으로 한 신년 국정연설에서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해외에서 공급되는 석유에 의존해 왔고 이는 미국을 적대적인 정권과 테러집단에 취약한 존재로 만들었다"며 미국의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구상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작년 신년 국정연설에서 '석유중독'이란 말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중동산 원유 수입을 2025년까지 7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중동 석유 의존도 높으니 테러에도 취약해져"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희망과 기회는 곧 미국의 경제를 유지하고 미국의 환경을 깨끗하게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느냐에 달려있다"며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에너지 수급을 중동산 원유에만 의존할 경우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는 "적대적인 정권이 유조선에 위해를 가하거나 유가를 올리는 등의 행동으로 우리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석유 소비량을 향후 10년간 20%까지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에너지 수급 경로를 다양화하고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국익을 위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재차 강조하며 석유를 대신할 재생가능에너지 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에탄올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승용차에 쓰이는 연료와 관련한 연방의 표준을 바꾸고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연구기금과 에탄올 발전소 지원금으로 각각 16억, 2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이날 에너지 정책의 구상에서는 오로지 중동에 대한 석유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만 드러났을 뿐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부시, 경고 말고 뭘 했나"

텍사스 석유업자 출신 부시 대통령이 2년째 미국의 '석유중독'을 염려하며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지원 구상을 밝힌 것은 고무적인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BBC>는 부시 대통령의 '탈(脫)석유' 구상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1년 동안 부시 행정부가 에너지와 관련해 취한 실질적 조치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 공약은 올해 연설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됐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이 작년 연설에서 투자를 약속한 분야 (매연 없는 화력발전, 태양열 발전과 풍력 발전 기술 연구, 깨끗하고 안전한 원자력 발전) 중 어느 한 분야에도 가시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태양열, 풍력 발전 등에 대한 세금공제 혜택을 유지한 것이 유일한 조처였다.

부시 행정부가 새로운 에너지 구상을 담은 '에너지 정책법'을 통과시키면서 의회에서 검토한 예산(6억3200만 달러)의 절반밖에 안 되는 예산(3억4200만 달러)을 요청해 관련 예산을 깎은 것은 에너지 정책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의지를 의심케 하는 사례로 지적됐다.

▲ 이라크 추가파병 방침을 밝히며 의회의 지지를 요구하는 부시 대통령, 뒤에서 바라보는 체니 부통령ⓒ로이터=뉴시스

"이라크 추가 파병은 승리를 위한 선택"…의회는 '썰렁'


부시 대통령은 지난 10일 밝힌 이라크 추가파병 계획과 관련해서는 "우리 군 지휘관들과 내가 신중하게 따져보고 내 놓은 결과"라며 의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선택 가능한 모든 접근법들을 검토해 봤고 이렇게 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는 판단 아래 결정을 내렸다"며 "의회의 대다수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실패할 경우 그 결과가 너무 엄중하기 때문에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과 관련해 '노선 변경'은 없음을 천명하자 부시 대통령 뒷자리에 앉아 있던 딕 체니 부통령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오랫동안 박수를 쳤다. 그러나 체니 부통령 옆자리에 앉아 있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가만히 앉아 박수도 치지 않은 채 굳은 얼굴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일반 의석과 방청석에서도 절반 정도만이 일어나 박수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동의를 표했다. 에너지 구상을 발표할 때 문장마다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던 것과는 판이한 분위기었다.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부시 대통령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언제라도 그 통로를 건너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있는 한, 우리 국민들은 우리가 통로 어느 쪽에 앉아있는지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우리의 일은 우리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고 국민들의 미래에 더 많은 희망과 기회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 위해 외교적 노력 계속"

부시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6자회담 관련국들과 함께 집중적인 외교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논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2002년) 또는 '무법정권들(2003년)' 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과거 신년 연설과 비교했을 때 너무 원론적이라 오히려 의외라는 반응을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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