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금융제재를 논의하는 북한과 미국의 실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북미 양국이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을 열 예정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주 독일 베를린에서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만난 뒤 모스크바를 거쳐 22일 베이징에 도착한 김 부상은 당초 23일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었다.
인테르팍스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김 부상은 귀국 일정을 미루고 조선무역은행 오광철 총재가 이끌던 북한 금융협상 대표단을 사실상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 북미회동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던 김 부상이 직접 금융 실무회의에 참여한다면 베를린에서 도달한 것으로 보이는 모종의 합의를 미국 금융 대표단에 직접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상은 21일 모스크바에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베를린 회담의) 성과 중에는 당연히 금융제재도 들어가야지"라며 "(미국이)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는 거, 거기에 합의했지. 그래서 우린 좋다"고 말해 논의의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 당국자는 "그런 소식(김계관 부상의 금융제재 관련 실무회의 직접 참석)을 아직 듣지 못했다"면서 "미국 대표단장이 대니얼 글래이저 재무부 부차관보인데 격이 맞을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대니얼 글래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가 24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는데 24일부터 베이징에서 회의를 하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도 나온다. 23일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이와 관련해 날짜를 특정하지 않은 채 실무회의가 이번주에 베이징에서 열린다고만 보도했다.
'6자회담·금융제재 분리 합의' 보도 잇따라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22일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과 미국이 베를린 회담에서 금융제재 문제와 6자회담을 동시에 협상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금융제재 해제 없이는 핵폐기 논의를 할 수 없다는 북한의 입장이 두 문제를 분리하는 쪽으로 바뀌었음을 뜻하는 것으로 최근 국내 언론에 의해서도 이같은 합의가 보도된 바 있다.
교도통신은 특히 베를린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 중에는 2400만 달러 규모로 알려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동결계좌들 중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북한이 베를린 회동을 통해 6자회담에서 미국을 비롯해 다른 참여국들이 제안한 것에 대한 "몇 가지 답변(some responses)"을 했다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북한이 답변을 보낸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베를린에서의 협의가 6자회담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굳건한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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