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시민캠프에 열린 정치혁신 국민대담회에 참석해 "단일화는 필요조건이지 승리의 충분조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조국, 한국정치에 돌직구를 던지다'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김민영 공동선대위원장이 진행을 맡았다.
조 교수는 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두 분의 각종 정책을 보면 싱크로율이 거의 90% 이상"이라며 "정책이 같다는 얘기는 같은 조직 안에 묶여야한다는 얘기"라며 당위성을 설명했다.
▲ 조국 서울대 교수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동화빌딩 담쟁이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정치혁신 국민대담회에서 김민영 공동선대위원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동석한 시민 패널이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의 선후관계를 묻자 조 교수는 "정권교체를 하지 않고는 정치개혁이 안 된다"며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정치교체'를 주장하는 데 대해 "정치교체에 대한 확실한 의지와 계획 미리 보여줘야 정권교체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조 교수는 양측 후보에게 "'경쟁하지만 같이 간다'는 것을 캠프 지지자들에 주문해야 한다"면서 "안 후보가 지난주까지 '단일화'라는 단어를 안 쓰다가 이번주부터 ('단일화'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치 혁신, 정치 삭제가 아니라 정치 활성화가 답"
이어 두 후보가 이번 주 들어 연달아 내놓은 정치개혁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조 교수는 우선 문 후보의 개혁안에 대해 "권역별 정당명부비례대표제 수는 궁극적으론 (지역구)150 대 (비례) 150으로 가야한다. 비례대표를 늘려야한다"면서 "(이를 통해) 진보정당도 원내로 들어와야 균형 있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건 민주당이 총선에서 왜 이얘기를 안 했냐는 점"이라며 "지금에야 수세에 몰려서 하는 모양이라 아쉽다"고 밝혔다.
안 후보 개혁안에 대해선 "'정치가 너무 고비용이다. 이걸 줄이자'는 문제의식, 비판점은 공감하는데 따져봐야 한다"며 "국고보조금을 줄이자는 건, 실제 한국정치 동학을 봤을 때, 보조금을 줄이면 기업에 돈을 받게 돼있다"며 비판했다.
또 "특권 줄이자는 건 공감하는데, 오히려 (국회의원들의) 민생을 수렴해서 입법에 관여하려면 촘촘한 대표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에 필요한 정치개혁이 뭘까. 그건 '정치 삭제'가 아니다. 정치를 활성화하는 게 옳은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강제당론 폐지 주장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강제당론은 국회의원 소신과 상관없이 당이 하라면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을 말한다"면서 "당적을 떠나서도 사안별로 판단할게 있다. 이건 필요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쇄신, '팔뚝 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
민주통합당 캠프 주최로 열린 행사이니만큼 민주통합당에 쓴소리도 던졌다. 대선에 앞서 4,11 총선 당시 실패한 원인에 대해 조 교수는 "제1야당인데도 총선 전후로 보면 항상 한 템포가 늦는다"며 국민의 요구를 한 발짝 앞서 (파악)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인데, 작년 서울시장 선거 전에 논쟁됐던 무상급식 의제도 민주당이 한 발 늦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도 마찬가지"라며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뭔가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당 조직 문화에도 일침을 가했다. 조 교수는 "당이 폐쇄형구조로 돼 있다. 포괄적인 온·오프결합정당으로 진화하지 못 했다"며 "일상생활을 하면서 정당활동하는 그런 구조가 돼야 한다. 즐겁고 신나는 정당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소하지만 활동가들이 복장부터 바꿨으면 좋겠다. 정장에 넥타이 메는 모습을 바꿔야 한다"며 "(정당) 밖에 있는 사람과 소통하려면 문화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 "문 후보님과 전에 사적으로 청와대 알고 지냈던 친노 아홉 분이 그만뒀다"며 "'팔뚝을 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 그것이 젤 중요하다"며 내부의 인적 쇄신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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