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진로를 둘러싼 열린우리당의 갈등이 당 의장, 원내대표 등 당직 선출 과정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친 정세균 전 산자부 장관과 노무현 대통령의 관계를 둘러싸고 각종 후문이 나오고 있는 것. 김한길 원내대표의 후임을 누가 맡느냐도 통합신당의 정체성 논란과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정세균 "당권 도전" 시사
정세균 전 장관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통합 추진에 대한 구상을 가지고 있으며 기회가 주어지면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겠다" 며 당권에 도전할 뜻을 시사했다.
정 전 장관은 "전당대회가 어떤 성격이냐에 따라 그에 걸맞는 절차가 동원되는 게 좋으며, 내부에서 지나치게 과열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는 당 의장 선출은 경선 보다는 합의 추대가 더 바람직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되며 일각에서 제기한 '노무현 대통령 낙점설'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읽혔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개헌 오찬' 회동 당시 노 대통령이 정 전 장관의 장관 시절 업무수행 등을 극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당 사수파인 '혁신모임'도 '정세균 당의장 카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 전 장관도 "전략과 비전에 대해 많이 생각해 왔다"며 "신당을 하느냐 마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신당을 어떻게 성공시키느냐에 있다"고 말해 '대통합'에 무게를 두는 당 사수파와 근접한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정치권 복귀 이후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니, 당의 진로에 대해 대체로 큰 차이가 없다"며 "소통과 프로그램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면서 "당 내에서 '분열없는 대통합'이 더 우세하며 여당이 분열하면 대선에서 게임도 못해보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그러나 정 전 장관에 대한 '노 대통령 낙점설' 등을 적극 경계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이 정 전 장관을 극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며 과장보도로 판단된다"며 "일방적으로 띄워준 것이 아니라 각각 덕담을 건넨 것"이라고 무마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신당파를 대표해 김한길 원내대표의 당 의장 도전설 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후임 원내대표도 관심
한편 오는 24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한길 원내대표의 후임 원내대표가 누가 될 것인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비록 정계개편 과정에서 당 간판을 내리면 자연 소멸될 '시한부' 자리이기는 하지만, 상반기 입법 전략 등 원내 운용의 방향타를 쥔 자리라는 점에서 신당의 정체성 문제와 직간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2월 국회에서 당장 맞닥뜨릴 사학법 재개정 문제나 한미 FTA 등의 사안에 대한 우리당의 원내 전략은 신당파 내에서 재연된 개혁-실용 논쟁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장영달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오늘 31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 의원은 '미래를 위한 대변혁과 대통합을 두려워 말자'라는 글을 올려 "제일 어려운 시기에 감히 원내대표로 일하기 위해 떨쳐나선다"며 "모두가 12월 대선에 빠져 있어도 국민의 살림살이를 다루는 국회가 문닫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용기를 낸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한나라당이 아니라면, 어느 누구든 한나라당의 반역사적 지난 날들을 기억하고 대통합에 동참할 수 있다면, 우리는 작은 차이를 못 참아 분열을 연구할 사이에 모두가 하나로 뭉쳐 대통합을 위해 떨쳐 일어서자"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장 의원의 측근은 "그간 민평련 내에서도 '모종의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건의가 많았다"고 밝혔다.
장 의원 외에도 원혜영 사무총장, 이강래, 유인태, 이미경 의원 등이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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