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신당파와 사수파 양쪽에서 '탈당론'이 등장했다. 신당파의 염동연 의원이 15일 탈당 방침을 재확인한 가운데, 당 사수파 진영의 김형주 의원도 비슷한 견해를 내비쳤다.
이들의 시선은 오는 20일까지가 활동시한인 전대 준비위가 마련할 전대 의제와 성격에 쏠려 있다. 전대 준비위는 여전히 '대통합신당 추진'이냐, '대통합 추진'이냐, 그것도 아니면 '대통합을 위한 새로운 틀 모색'이냐는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대 준비위가 어정쩡한 봉합으로 결론을 내거나 어느 한 쪽의 입장을 반영할 경우 다른 쪽의 반발은 불가피한 형국.
특히 염 의원과 김 의원이 공히 최근 시민사회 진영과 학계의 일부 명망가들이 구성한 '창조한국 미래구상'과 접촉 중이라고 밝혀 동상이몽 수준의 탈당 명분찾기 양상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염동연, 20일 전후 탈당할 듯
염 의원은 15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전당대회에서 당의 해체 일정을 정하고 차기 지도부는 이를 주도할 한시적 성격으로 규정하지 않는 한 탈당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염 의원은 "전당대회의 의제가 결정되는 20일까지가 중요하다"고 말해 전당대회 준비위가 '당 해체를 위한 전대'임을 분명히 하지 않을 경우 탈당할 방침임을 거듭 확인했다.
염 의원은 "신당 창당은 새로운 제3지대에서 시민사회 개혁세력이 주도하고 현실 정치세력들은 이에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며 "'창조한국 미래구상'과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염 의원은 "여기서 '기득권'은 공천권"이라며 "특정인에 대해 100m 출발선에도 서지 말라고 말할 자격이 없는 만큼 대선 후보 출마를 포기하라는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제기한 김근태-정동영 '2선 후퇴론'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상황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사표시로 해석됐다.
또 염 의원은 최근 당내 중도실용파와 개혁파 사이에서 일고 있는 당의 노선 논쟁에 대해 "우리당은 개혁성을 잃어버리면 아무런 생명력이 없다"며 "평화, 민주세력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염 의원은 "노 대통령은 그간 지는 정치를 해서 역사를 바꿔 왔으나 지금은 국민을 상대로 이기는 정치를 하려고 하고 있다"며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염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며 정계개편 논란 전까지는 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돼 왔다.
김형주 "탈당 고민 중"
이런 가운데 당 사수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참여정치실천연대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형주 의원도 탈당 의사를 내비쳤다.
김 의원은 15일 "당장 탈당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우리당 개혁파와 시민사회세력을 연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내가 탈당을 해서라도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고 하더라도 각 계파를 배려해 만든 지도부가 우리당을 꾸려 나가는 게 또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가 많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당을 그대로 껴안고 있기 보다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명확하게 진보적 정체성에 기반을 둔 정당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교섭단체 정도를 구성할 수 있다면 굳이 우리당을 지키고 있는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시민사회세력과의 연대와 관련 "다음 주부터 접촉을 시작할 것"이라며 "접촉 대상은 최근 출범 방침을 밝힌 '미래구상' 및 재야세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구상 "접촉? 사실무근"
한편 '미래구상'의 대변인 격인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은 "혹시 두 사람이 미래구상과 관련된 특정인과 뒤에서 만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래구상'과 접촉 중이거나 접촉 예정이라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염 의원이 미래구상을 말한 것은 매우 의아하고, 김 의원의 발언은 '개인적 희망사항'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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