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취지에는 '동의', 방향은 '글쎄'

정해구, 의원수 축소 주장에 "왜 이런 얘기가 나왔는지…"

민주통합당은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3일 내놓은 정치개혁안을 두고 '이해는 하지만 방향성에 대해선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박광온 캠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안 후보의 정치개혁에 관한 고민은 이해한다"면서도 "제시한 방향과 내용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짧게 밝혔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기대 이하"라며 비판하는 논평을 낸 것과 비교하면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역시 전날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비롯한 정치개혁안을 발표한 터라, 상대방 후보의 개혁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데 말을 아끼는 눈치다.

최근 출범한 민주캠프 산하 새정치위원회 정해구 간사는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국민들이 정치를 비판하니까 분위기에 부응하기 위한 것 같다"면서도 "좀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 간사는 '의원 수 축소' 방안에 대해 "지금도 다른 나라에 비해 의원 수가 적다. 게다가 우리는 양원제가 아니고 단원제"라며 "자꾸 정치인 수를 줄이자는 식으로 하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며 지적했다.

'중앙당 폐지'에 대해선 "일리가 아주 없진 않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당이 시민사회 속으로 풀뿌리 조직 내리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차라리 그런 걸 지적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고보조금을 폐지하자는 입장에 대해서는 "국고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정당이나 국회의원들이) 기업이나 재벌한테 손을 벌릴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투명하게 국가가 관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정 간사는 "그쪽(안철수 후보 캠프) 전문가들 중에 아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의원 수 축소) 얘기하실 분들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심상정 정치개혁회의 제안에 "정치개혁 위한 대중적 논의 필요"

정 간사는 이날 진보정의당의 심상정 대선 후보가 안 후보와 더불어 문 후보의 정치개혁안에 대해 "기대에 못 미쳤다"고 말한 데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심 후보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실천하는 문제까지 고려했을 땐 더 나아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반론했다. 정 간사는 "어제 문 후보가 제시한 것만 하더라도 지역구를 40개 이상을 줄여야하니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독일식으로 비례대표만 뽑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점진적으로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가 문·안 후보와 함께 정치개혁안을 위한 모임을 구성하자는 제안에 대해 정 간사는 "정치개혁안에 대해 대중적으로 논의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며 "캠프에서 상의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