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이창수씨를 초대해서 그는 왜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하게 됐는지, 지금까지 다섯 번의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그가 깨달은 것은 무엇인지 이번 미국대륙횡단을 통해, 미국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대학생 이창수씹니다. 이창수씨는 1981년 서울출생으로 중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2001년 한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일본, 쿠바, 미국을 자전거로 여행했고, 2004년에는 유럽여행을 마치고 <나쁜여행>, 2006년에는 쿠바여행을 마치고 <원더랜드 여행기>를 출간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창수 : 네 안녕하세요, 이창숩니다.
박인규 : 12월31일날 귀국했다구요? 귀국한지 일주일도 안됐네요?
이창수 : 예 얼마 전에 귀국했습니다. 아직 시차적응이 안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얼굴을 보면 자전거 여행한 사람 같지 않습니다.
이창수 : 온지 6일됐는데 먹고싶은 것 먹고 하니까 다시 돌아오더라구요.
박인규 : 역시 젊은이라 회복이 빠른가 봅니다. 집에 돌아온 소감, 기분이 어때요?
이창수 :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집이 '이런거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미국 여행을 할 때 가끔씩 비싼 호텔에서 자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편안한 느낌이 안 들었는데 집에 가서 어머니가 해 주신 저녁식사를 먹으니까 너무 편했습니다.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 미국대륙을 횡단한 분이 나온 적이 있어요. 홍은택씨라고. 그분은 미국 동부 버지니아에서 서부 캘리포니아로 가셨는데, 이창수씨는 코스가 약간 다른 것 같아요?
이창수 : 예, 홍은택 기자가 여행한 코스는 유명한 자전거 여행지고요, 그런데 저는 지도를 보고 가고 싶은 도시를 찍어서 다녀왔습니다. 생각해보니 무모했던 것 같습니다. 잘 모르고 멍청했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시작을 LA 오렌지 카운티에서 했다구요?
이창수 : 시작을 오렌지 카운티에서 시작했는데, 굉장히 떠나기 싫었습니다. 왜냐하면 LA 조금만 떠나면 사막이거든요. 떠나면 돌아오기 힘드니까 굉장히 망설였습니다. 원래 3일만 있다가 출발하려고 했는데 6일 있다가 출발했습니다.
박인규 : 힘들게 출발했군요. 홍은택씨같은 경우는 100일이 안 걸렸던 것 같은데요?
이창수 : 보통 60일에서 80일 횡단한다고 합니다. 미국 사람들은 8일에 미국을 횡단한다고 합니다. 밤낮으로 달려서 하루에 400키로 씩 달린다고 합니다. 지원차량이 따라오고, 계속 자전거만 타고 가는 건데, 저 같은 경우는 횡단이라고 하기 보다는 길었구요, 많이 쉬었습니다. 여유롭게 했는데 많이 힘들더라구요.
박인규 : 미국대륙을 횡단하겠다라고 생각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창수 : 일단 어렸을 적부터 꼭 가보고 싶었고, 또 미국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었습니다. 예전에 미군 부대에서 카추샤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사실 미국 사람들에게 많이 실망했었거든요. 어느 정도 반감도 갖고 있었는데, 미군 병사들하고 미국 사람들하고 또 다를 거라고 생각해서 진짜 어떨까 궁금해서 가보고 싶었습니다.
박인규 : 카추샤로 일하면서 미군 병사들로부터 느낀 미국이 별로 안 좋았던 겁니까?
이창수 : 굉장히 조금 병사들이 오만했습니다. 한국을 무시하고... 그리고 굉장히 기분 안 좋은 일이 많았습니다. 명목상으로는 한국을 지키러 온 것인데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고, 운이 나빠서 한국에 왔다라고 생각하고, 혹시 전쟁이 있으면 하면 하는 거라는 식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박인규 : 그런 가운데에서도 미국을 새롭게 보게 만드는 병사들도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이창수 : 예, 저랑 같이 일했던 뢰쉬 병사라고 있었는데요, 그 사람은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었습니다. 한국도 두 번째 온 것이었고요. 그 사람이 저랑 이야기 많이 했습니다. 미국 역사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해주고, 자신이 느끼는 한국, 미국 정부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습니다. 그 사람이 한 번 미국 횡단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속은 거죠. 8일 걸린다고 했는데, 저는 128일이 걸렸습니다.
박인규 : 뢰쉬 중사라는 분은 나이가 조금 되셨나보죠?
이창수 : 저랑 10살 차이가 났습니다. 형 아우지간으로 지내면서 굉장히 잘 해주었습니다.
박인규 : 뢰시 중사와 이야기 하면서 평소에 이창수씨가 알고 있는 미국병사와 어떤 점이 달랐습니까?
이창수 : 일단 한국에 대해서 알려고 했습니다. 많은 미군들이 한국을 잘 알려고 하지 않거든요. 미군들이 오해를 많이 해서 전쟁에 대해 굉장히 공포 의식도 갖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객관적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잘해주고 본받고 싶은 면도 있었습니다.
박인규 : 평소의 꿈과 뢰시 병사의 조언으로 미국을 횡단하게 됐는데요, '이것이 미국이다'라고 할 기억에 남는 경험들이 있다면요?
이창수 : 단적으로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경찰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다른 길이 없더라구요. 경찰이 와서 잡더니 자전거 못 가는 길이라고 하며서 수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구요. 시골이었는데요, 그 때 마침 북한 핵 실험이 있었습니다. 어디서 왔냐고 해서 '코라아' 라고 하니까 그 사람은 당연히 북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추운데 밖에 세워놓고 경찰서에 연락하면서 무례하게 대했습니다. 도로 표지판이 있는데, 못 본 바보냐 장님이냐 하면서 모욕적인 이야기도 했습니다.
박인규 : 미국에 가보면 '내가 한국에서 군복무를 해봤다'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데, 실제로 만나봤다구요?
이창수 : 예 운이 좋아서 6.25 참전했던 병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드셨는데, 국립공원 매표인이셨는데, 제가 왔더니 어디서 왔냐 물어서 한국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한국에 625때, 1950년 9월에 파병이 돼서 일년간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사람이 본 한국은 전부 고아고 폐허인데, 한국 사람이 미국을 오니까 많이 놀랬습니다. 그 할아버지랑 이야기 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백인들만 사는 주에 동양인을 보니 반가워했습니다.
박인규 : 여행을 하기 전 미국에 대한 생각과 128일 동안 다녀온 미국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까?
이창수 : 미국 정부와 미국은 완벽하게 떨어질 수는 없지만,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미국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해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미국 사람들은 순수하지만 미국 정부에 말을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미국 횡단을 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창수 : '나의 위대한 미국'이라는 도메인을 갖고 있었습니다. 미국사람들은 나의 위대한 미국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보는 한국인들은 이렇다라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군대 제대하고 시작했는데 쉽지 않더라구요. 아이템도 많이 없구요. 이번 여행을 하면서 여행을 통해 본 미국에 폐권주의, 제국주의를 비판해 보고자 여행을 떠났었는데, 가보니까 그렇게 안되더라구요. 단순히 여행에서 본 것만 갖고 미국의 폐권주의를 논하기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미국 사람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미국 사람들은 이런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 호소력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인규 : 여행을 하면서 계속 글을 올린 겁니까?
이창수 : 예, 무선 인터넷을 통해서... 속도는 느렸지만 정리를 하면서 글을 올렸습니다.
박인규 : 영어로 글을 올렸죠? 반응이 있던가요?
이창수 : 아쉽게도 제가 소심해서 댓글다는 부분을 없앴습니다. 여행하는 거 자체가 힘든데 낮에는 여행을 하고 밤에는 댓글하고 싸우는 것이 너무너무 싫어서 댓글 기능을 없앴다가 막판에 후회를 하고 어차피 여행이라는 게 배움의 과정인데 내가 너무 오만했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열어났습니다.
박인규 : 지금은 글이 조금 올라옵니까? 어떤 반응이 많던가요?
이창수 : 예. 믿기 힘들다 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사실 미국을 혼자 자전거로 여행한다는 것은 저도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안 믿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믿기 힘들지만 멋지다 라고 해주고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나도 한번 해 보고 싶다, 젊은 사람이 그런 일을 해서 멋지다 라고 해 주셨습니다.
박인규 : 이전에도 쿠바하고 유럽 다녀와서 책을 냈는데, 이번 미국여행도 책을 낼 계획이 있다면서요?
이창수 : 지금까지 <나쁜 여행> 하고 <원더랜드 여행기>를 썼는데요, 여행수필이죠. 독자도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썼는데, 이번에는 미국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책을 써 볼 생각입니다. 여행 수필이 아닌 소설로 각색해서 휴학하고 써 볼 생각입니다.
박인규 : 기대해 보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지난 미국을 횡단하고 돌아온 이창수씨와 인터뷰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번 자전거 여행이 개인적으로는 통상 다섯 번째라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해서 유럽, 일본, 쿠바, 미국을 다녀오셨는데, 처음 자전거로 돌아봐야겠다 라고 생각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창수 : 제가 어렸을 때 독일에서 살았습니다. 대학교 와서 문화 충격을 받은 것이 여러 지방의 친구들을 보고 나와 참 다른 사람들이 있구나 나는 그런 것도 모르고 한국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구나 생각해서 전국 팔도를 다 돌아보자 해서 여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박인규 :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비로소 한국을 참모습을 보게 된 거군요. 일반 기차, 버스 여행하고 뭐가 다르던가요?
이창수 : 가장 큰 차이점은 자동차나 기차를 타면 차창 밖으로 세상을 보지만 자전거를 타고 있으면 가고 싶은 곳을 언제든지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먹고 싶은데서 먹고, 낮잠 자고 싶은데서 자는 것... 그러면서 훨씬 더 가깝게 한국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울과 다르게 사람들이 인심이 굉장히 후덕합니다 .한번은 공사장을 지나고 있었는데 삼겹살과 술도 먹여주시고아침에 일어나니까 여관에서 재워주셨습니다.
박인규 : 이미 책을 두 권이나 냈어요? 첫 번째 책 이름이 <나쁜 여행>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이칭수 : 유럽을 여행하면서 담은 책이 <나쁜 여행>인데요, 저 같은 경우에도 자전거 여행이 생소했지만, 부모님에게는 더욱 생소했을 겁니다. 유럽을 자전거로 여행한다고 했을 때 많이 말리시면서 그런 나쁜 짓을 왜 하려고 하냐 하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혼자 가서 두 달 동안 여행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군대갔습니다.
박인규 : 배낭여행으로 유럽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은 많지만, 자전거로 간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부러워 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창수 : 이상해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다른 것을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그런 점이 좋았습니다.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많지만 자전거로 여행한 경우는 없거든요.
박인규 : 쿠바도 다녀왔어요? 관심의 폭이 넓은데요, 카스트로체제...쿠바는 어떻게 가게 됐어요?
이창수 : 쿠바는 1,2학년 때 사회주의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는데, 정말 사회주의 체제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확인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북한은 못 가니까 쿠바를 가자고 해서 갔습니다. 낭만적인 생각도 있었습니다. 가보니 우리랑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박인규 : 어떤 면이 다르던가요?
이창수 : 삶의 목표가 완전히 다른 것 같더라고요. 한국에서는 돈을 많이 벌고, 집 좋은 거 살고가 삶의 목표인데, 쿠바는 늘 즐겁게 사는 것이 목표더라고요. 직업에 대해서 스트레스 없이 즐거우려고 하고요. 낭만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매료되는 면이 분명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주의 체재를 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박인규 : 계속 자전거 여행을 할 생각입니까?
이창수 :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직 대학생이고, 아직 많은 것을 모른다고 느껴서 사회에 나가기 전에 가능한 많은 것을 알고 체험하기 위해서 지금 여행하고 있는겁니다.
박인규 : 마지막으로 또 가고 싶은 곳이 있습니까?
이창수 : 북한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이 소원입니다. 빨리 통일이 돼서 자유롭게 자전거로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대학생이니까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이창수 : 앞으로 글을 쓰면서 사람들과 많은 생각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밝은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것이 88년입니다. 저희 때에는 꿈같은 해외여행인데요, 앞으로 여행을 통해서 지혜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창수 :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지난 연말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하고 돌아온 대학생 이창수씨와 함께 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박인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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