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망한 후 보도하는 것을 전제로 이라크 전쟁 발발 1년 4개월 정도 지난 시점인 지난 2004년 7월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부국장과 4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했고, 그 이후 2005년에도 이 신문 취재진과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포드 전 대통령은 두 차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2004년 7월 현재) 언론보도 등 공개적으로 주어진 정보를 기초로 판단했을 때 내가 대통령이라면 이라크 전쟁을 명령하지 않고 다른 해답을 찾기 위해 경제제재 조치 등을 통한 노력을 극대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 전 대통령은 이에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는 조지 부시 대통령에 "매우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럼즈펠드와 체니, 그리고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들은 대량살상무기(WMD)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딕 체니 현 부통령은 1975년 34세의 나이에 포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에 발탁됐다.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도 같은 해 43세의 나이에 최연소 국방장관 자리에 올랐고, 체니에 앞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포드 전 대통령은 또 부시 대통령의 '민주주의 확산론'을 가리켜 "나는 '인류를 자유롭게 하고자 하는' 이론으로 이해하지만 인류를 자유롭게 하는 게 미국 안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면 굳이 세계 이곳저곳에서 인류를 자유롭게 하면서 비난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체니의 이라크나 테러의 위협 발언은 파월 전 국무장관의 말대로 과장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체니 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 포드 전 대통령은 "그는 훌륭한 비서실장이었다. 1등급이었다"며 "그런데 그가 훨씬 더 '싸움닭'으로 변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포드가 발탁한 인물들이었던 럼스펠드와 체니에 대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네이션은 27일 "부시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럼스펠드와 체니가 미국의 최근 역사상 가장 힘이 없었던 (포드) 대통령과 일했던 때의 경험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이 제왕적인 대통령 권력을 휘두르게 함으로써 힘이 없던 포드 대통령과 일할 때 느꼈던 좌절감을 보상받으려는 심리라는 것이다.
한편 포드 대통령은 걸핏하면 그만두겠다고 했던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키신저가 닉슨 대통령 시절부터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고 있어서 국가안보 보좌관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려 했더니 키신저가 그럴 경우 '언론은 내가 강등됐다고 평가할 것'이라며 극구 반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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