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전히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은 많은데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연말을 맞아나눔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2006 좋은 이웃, 따뜻한 사랑이야기.'오늘은 사회복지 전문단체인 굿네이버스의 이일하 회장을 초대해서 올 연말 기부활동의 분위기와 우리의 기부문화를 살펴보고 대북지원사업 및 해외긴급구호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얘기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굿네이버스의 이일하 회장입니다.이일하 회장은 1947년생으로 연세대학교에서 신학, 숭실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미국 이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성남사회복지관 관장, 월드비전 개발국장 등을 지냈으며현재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위원, 자원봉사진흥위원회 부위원장, 그리고 굿네이버스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 통해서는 두 번째 만나 뵙는데요, 작년에 26일에 모셨고 1년에서 하루 모자라는 오늘 모시게 됐습니다. 작년에는 남아시아 쓰나미 피해 때문에 모셨는데, 올해는 연말연시를 맞아서 우리의 기부문화는 어떤가를 되돌아보기 위해서 모셨습니다. 오늘이 크리스마스인데, 굿네이버스 같은 단체는 연말연시 되면 많이 바빠지죠?
이일하 :물론 12월 한 달 동안 여러 가지 캠페인을 전개하는데, 올 성탄절에는 우리가족 희망나들이 프로젝트라고 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선물을 만들어서 한부모 가정, 저소득, 조손가정 등 어려움을 겪는 가정의 아이들을 초청해서 문화체험, 외식나들이를 한 언론단체와 연합해서 오늘 전개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한부모라는 건 편부모 말씀하시는 거죠?
이일하 : 그렇습니다. 편모, 편부.
박인규 : 오늘이 굉장히 바쁘신 날이네요.보통 말하기를 우리 기부문화가 연말연시에만 반짝 하다가 평상시엔 아니라고 말하는데, 우선 연말연시 되면 기부금이 많이 늘어나나요?
이일하 : 물론 시즌이죠. 사랑의 온도탑은 연말모금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는 굿네이버스와 같은 자선단체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연중 내내 나눔캠페인, 또 기부활동에 대한 회원들의 서비스, 여러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가 상당히 성장하고 있는 기간입니다. NGO쪽도 굉장한 서비스산업입니다. 세계적으로는 고용증대에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하긴 제가 어떤 통계를 보니까 미국에서 고용의 8%인가 10%인가가
이일하 : 20%가 NGO입니다.
박인규 : 예산도 상당히 많이 쓴다고 하더라구요.
이일하 : 그럼요. NGO의 고용증대효과는 사회서비스에 대한 전반적 프로그램이 많이 늘어나고 국가예산들이 아웃소싱을 통해서 휴먼서비스에 대한 리드가 요구가 엄청 늘어나기까 자연히 고용이 증대됩니다. 우리나라도 그런 시대가 옵니다.
박인규 : 사실 성장산업이란 말이 좀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말 그대로 성장산업이네요
이일하 : 사회복지, NGO, 자원봉사 이런 부분들은 국가경쟁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여러 가지 자원봉사진흥위원회를 조직하고 자원봉사활동기본법이 통과되고 선진국을 따라가고 있는 중이죠.
박인규 : 연말연시가 돼서 나누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많고 해서, 성탄절인 오늘은 희망나누기 프로젝트라는 사업을 하신다고 했는데, 그것 말고도 연말연시를 포함해서 굿네이버스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어떤 게 있습니까?
이일하 : 저희들이 지난 23일 토요일에는, 굿네이버스가 중점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는 아동학대예방 내지는 치료 프로그램을 많이 합니다. 국가가 제정하는 42개 중에서 22개를 저희가 맡아서 운영하는데, 지난주에 화성시에 개소했는데 학대받은 아이들의 충격이 굉장히 큽니다. 그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는데 이번에 특히 신한은행 봉사단에서 자원봉사단을 조직해서 전국 10개 지역, 13개 그룹홈. 저희들이 그 아이들을 일시보호하는 그룹홈을 하는데 그래서 특별한 파티를 열기도 했고. 또 삼성생명을 비롯한 여러 대기업들이 희망트리라고 해서, 성탄축하트리에 희망을 적어서 걸면서 하나 걸 때마다 3천원씩 기부하는 희망의 나무라는 기부프로그램도 하고. 여러 사람들이 기부문화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돕기도 하고 참여하게도 하는 역할을 합니다.
박인규 : 굿네이버스는 사실 아시는 분들은 많이 알고 국내 최대의 사회복지 전문단체라는 말도 있습니다. 좋은 이웃, 착한 이웃이란 뜻 같은데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소개해 주시죠.
이일하 : 저희는 한국이웃사랑회라는 이름으로 91년 3월에 창립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좋은 일을 한다면 일시적으로 몇 명이서 하자고 생각하는데, 제가 이런 분야에서 오래 근무했고 국제기구에서 경험을 쌓고 미국에서 공부도 했고 해서 우리나라에 이런 국제적 기구를 만들어 보자고 해서 전문가들이 조직됐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좋은 일이 아니라 시민을 조직화 하고, 아까 말씀드린 고용창출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 시민과 국가가 함께 동참하는 전문영역을 저희들이 개척했죠. 처음에는 128명이 시작했는데 저희들이 지금은 내년도 예산이 450억원 집행되는 대기구입니다. 전문사회복지사만 350명이 국내에서 일하고, 해외에 나가있는 한국인 봉사자 200여 명. 현지에 나가서 18개국에서 고용된 사람이 500여 명. 내년에는 그 숫자가 훨씬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박인규 : 숫자로 모든 걸 말할 순 없겠지만 지금 굿네이버스의 돈이든 서비스든, 도움을 주기 위해서 참여하시는 후원자는 몇 분이나 됩니까?
이일하 : 저희들이 정기적으로 한 달에 만원, 평균적으로 그렇게 내지만 2천원도 있고 백원도 있고 심지어 10만원, 100만원 내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이 20만 명.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웹상으로 회지를 받아보는 분들이 110만 명에 이릅니다. 굉장히 많이 늘어나야지요.
박인규 : 혹시 그분들 중에서 남들에게 소개해 줄 만한 미담을 가진 분들이 계신가요?
이일하 : 제가 화성시 말씀을 잠깐 드렸는데, 화성의 현직 시장님이 경기도청 간부로 있을 때... 그분 부인이 아동심리전문이신데 두 부부가 우리 학대받은 아이들의 쉼터를 방문했었습니다. 그분이 그때 아이들을 보고 상당히 충격을 받으셔서 내가 공무원으로서 뭘 했나 하는 자괴심을 많이 느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분이 화성시장에 당선된 이후 아동분야에 대해서 우리가 할 게 뭔가 연구해서, 지금 경기도에서 이런 분야를 모집하니까 제일 먼저 화성시가 나서서 유치했는데, 이런 현장을 좀 경험한 사람들은 자기 인생과 삶의 보람과 가치를 새롭게 느끼는 기회도 돼서 이런 정책적인 큰 흐름도 바꾸는 걸 제가 경험했고. 한 회사는 외국회사인데 우리나라에서 단순히 장사만 하는 게 아니라 공부방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다양하게 조직적으로 참여해서 굿네이버스에 자기들이 모금한 돈을 맡겨서 새로 공부방 개설도 하고, 매주 와서 아이들과 함께 보내면서 정말 직원들의 일하는 보람을 새롭게 느끼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박인규 : 알게 모르게 기업이든 지자체든 그런 역할을 하는 데가 많이 있군요?
이일하 : 예. 일반 개인들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전국에 5천 명 되는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공부방, 아동학대 보호센터에 와서 이런 활동들을 전개하는데 저는 특별한 영향을 주는 분들을 소개했습니다.
박인규 : 학대받는 아동들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쉼터에서 도움을 주면 많이 변화가 보입니까?
이일하 : 저희들이 아동학대 관련 캠페인을 전개하고 사업을 수행한 게 95년도부터였는데, 법이 되기 전이죠. 법은 99년도에 개정하고 2000년도부터 시행돼서 저희들이 국가예산과 제도를 갖고 하는데 아직도 미흡합니다. 98년도에 아동학대문제가 크게 사회문제화 되면서 99년도에 당시 청와대 영부인이었던 이희호 여사가 아이를 청와대에 초청해서 한 번 그렇게 캠페인을 전개했는데, 그 아이는 부모가 너무 심하게 학대를 해서 아이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거의 죽어가는 걸 살려냈는데, 아이 얼굴에 털이 날 정도였습니다. 사람취급을 받지 못하면 그렇게 짐승처럼 변하는 걸 봤는데, 그 아이가 저희들의 보호를 통해서 얼마나 변했는가.. 참 밝고 깨끗한 모습을 영부인이 보시고 너무 기뻐하셨던 적이 있는데, 이렇게 사랑을 주면 그런 심각했던 아이들도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박인규 : 흔히 하는 얘기가, 우리 기부문화가 연말연시에만 너무 몰린다. 연중에도 꾸준히 해야 되는데, 사실 저희 프로그램도 연말연시에 모셨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 보십니까? 연말연시에만 모이고 있나요, 아니면 연중에도 다른 추세가 있습니까?
이일하 : 연말연시라도 이렇게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주시니 얼마나 고맙습니까.. 그리고 한 2천억 원 정도의 현금이 모금되고 대기업들이 수십 수백억씩 기부해 주시니까 참 좋은데. 저희 같은 자선단체들은 연중캠페인을 합니다. 여러 기업이나 단체 혹은 교회에 참여해서 개별적으로 후원자 혹은 회원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는데, 그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우리나라도 연말연시는 국가적 개념으로 해서 큰 돈으로 모금하지만 연중 내내 단체들이 많이 성장해서 그보다 훨씬 많은 기금을 모금하고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희들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진전을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사랑의 온도탑은 연말연시를 맞아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하는 것. 그런 것도 필요하고 굿네이버스 같은 단체에서는 연중에도 계속 기부를 말하자면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말씀이시죠?
이일하 : 동전모으기 같은 프로그램은 여러 단체들이 많이 하는데, 10원짜리 100원짜리 같은 것들만 모으는.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동전들이 많이 들어옵니다. 놀라운 것은 동전으로만 모금되는 복지자선분야 모금이 연간 100억이 훨씬 넘습니다.
박인규 : 정말 티끌 모아 태산이네요.
이일하 : 그렇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연중 내내 그런 프로그램들이 있다는 것도 국민들이 좀 아시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아름다운 재단에서 한국인의 기부지수라는 걸 발표했더라구요. 내가 한 번이라도 기부한 경험이 있다고 말한 사람이 2001년도에는 48%였는데 작년에는 4년 만에 68.6%. 한 절반에서 3분의 2로 늘었습니다. 굿네이버스에서 실제로 활동해 보시니까 기부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다는 걸 실감하십니까?
이일하 : 그럼요. 최근에 일반 기업에서는 심지어 전체 직원들에게 우리가 선진국 시민이 되려면 자선단체에 후원자나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여기에 믿을 만한 단체 명부가 있으니 가입하라고 전 직원에게 나눠준 회사도 있다고 합니다. 다른 말로 기업의 사회기여, 사회공헌분위기가 많이 확산되고 있어서 웬만한 기업들의 자원봉사단체, 자원봉사 관련 예산 지원, 그리고 사회공헌조직들을 많이 확산하고 있어서, 이제 21세기에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 못하는 기업들은 생존할 수 없다는 세계적 흐름이 우리나라에도 강하게 도입되고 있어서 그런 측면에 많은 기대를 합니다.
박인규 :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기부에 참여하는 걸 권하는 걸 떠나서, 기업 자체가 아까 말씀하신 외국기업처럼 그런 활동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나요?
이일하 : 아까 말씀대로 사회공헌조직이라는 게 바로 자원봉사 조직을 만들어서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하고 참여하게 하면서, 또 기업들이 예산도 많이 냅니다. 실제로 저한테 뭐라고 말하느냐 하면, 정치헌금을 많이 안 내니까 이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그래서 아주 긍정적인 요인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정치개혁의 여파가 기부문화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괜찮은 얘기네요. 일부에서는, 개인적으로 돈을 내고 싶어도 사회복지재단이라고 이름을 단 단체 중에서 이상한 데가 있다. 말하자면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서, 심하게는 착취를 한다고 할까, 운영을 믿을 수가 없다. 전부 다는 아니겠고 군소단체들을 말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 데가 많이 있습니까?
이일하 : 최근에는 정말 많이 없어졌습니다. 특히 사회복지 관련해서 아동이나 장애인, 노인들을 정부에 신고 안하고 무인가로 데리고 있으면서 장애인들을 보호하면서 우리는 정부의 돈 한 푼도 안 받는다고 하면서 여기저기서 돈을 모아다가 그런 일을 했는데. 저희들이 꾸준히 노력해서 2000년대 들어서 전부 다 그걸 신고시설로 바꿔주고 정부가 간섭하고, 인권 사각지대에서 많이 개선을 했습니다. 지금은 제가 이사로 활동하는 사회복지협의회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자원봉사 관련단체들이 행동강령, 윤리강령을 만들어서 자체정화운동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런 자선운동 관련해서 국민들이 좀 믿으셔도 괜찮습니다. 국가가 많이 전 같지 않게 예산도 지원하고 법적으로도 많이 통제하고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박인규 : 기부문화라는 게 물론 자기가 갖고 있는 소득의 일부를 내놓는 게 가장 주요한 부분이 되겠지만, 실제로 몸으로 가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고 도움을 주는 것이 더 귀할 수 있고. 실제로 후원자와 도움을 받는 사람의 인간적인 접촉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혹시 후원자들끼리의 모임이라든가, 후원자와 도움을 받는 사람 간의 만남이라든가 그런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이일하 : 상당히 서비스 차원에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들이 북한을 방문해도 후원자 그룹이 현지에 가서 모니터링하게 하고, 해외 현지에도 스터디 투어, 스폰서 투어라고 현장에 직접 가서 만나게 하고 봉사하게 하고. 국내에도 아동보호전문기관, 공부방 등등에 정규적인 프로그램을 갖고 자주 만나면서 보호해 주고 관계하는 일을 하는데 좀 조심스럽습니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은 도움 주는 사람을 향해서 덮어놓고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전문기관들이 중개하고 관계의 효율을 높이는 전문적인 서비스를 해야 됩니다. 아무튼 그런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도 바뀌고 참가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인규 : 한 10여 년 전에 미국 LA에서 흑인폭동이 났을 때 한국인 가게들이 말하자면 주요 공격대상이었거든요. 그때 얘길 들어보면 지역사회에서 돈을 벌었으면 그 지역사회에 소득의 일부를 내놓아야 인정을 받는데 한국인들이 그런 부분을 잘 몰랐든가 인색했던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습니다. 지금 보면 어려서부터 내가 어느 정도의 성취를 하면 일부를 나누는 것에 대한 교육이 제도화 되고 필요한 게 아니냐,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우리나라의 나눔교육의 실태랄까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이일하 : 지금 여러 기금을 모으는 단체들이 기부금품문화가 법으로,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로 법제화 했습니다. 그래서 기금에 대한 모금 비용도 10%에서 15% 정도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또 사전에 조직과 교육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줘서 많은 단체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일 좋은 대상이 학교니까 여러 단체들이 학교를 향해서 나눔문화 교재와 비디오, 인쇄물 등 학습교재를 통해서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인 교육프로그램은 직장, 단체 단위별로 여러 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런 건 국가가 못합니다. 제가 자원봉사협의회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데 이런 자원봉사단체들이 사회 곳곳에서 봉사와 나눔문화를 제도화해서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초기단계입니다.
박인규 : 결국 나눔의 문화를 시키기 위해서는 자원민간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 혹시 굿네이버스 같은 단체에서 나눔을 위한 일을 하는데 제도나 법적으로 이런 건 문제가 있다든가, 이렇게 좀 더 도와줄 수 있을 텐데... 정부에 대해서 요청하고 싶으신 건 없습니까?
이일하 : 저희들이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을 바꾸는 데 15년 걸렸습니다. 정부나 국회에서 아직도 민간인을 못 믿는 경우가 많아서 겨우 바꿔놓고 비용도 10%~15% 밖에 못 해놨는데, 그 한도가 옛날에는 2%였으니까 많이 올린 거지만 선진국에서는 25% 내지는 40%까지 쓰도록 여유를 줍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모금에 필요한 비용을 높여주면 그걸 개인적으로 쓰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있는 거군요.
이일하 : 그렇죠. 그런 의심이 있는데 모금하는 사람이 비용을 좀 써야지요. 그리고 모금이라는 게 그냥 가서 주십시오 하고 손으로 받는 게 아니라, 금융결제시스템도 갖고 인쇄물도 만들어야 되고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듭니다.
박인규 : 거기에도 투자개념이 들어가는군요
이일하 :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고용증대 개념으로 볼 때 하나의 사회적 투자라고 인정해 주고 그 비용을 법을 바꿔서 20% 이상으로 높여줘야겠고, 또 지금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긴 했습니다. 신고개념으로. 그런데 그것도 상당히 까다로워서 생각보다 쉽게 진입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넓혀줘서 민간인들을 좀 믿고, 대신 결과를 강력하게 물어서 감시하고 아니면 퇴출시키면 되지 않습니까.
박인규 : 이제는 민간의 능력이나 투명성을 믿고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는 게 기부문화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부터는 눈을 우리 사회 바깥으로 돌려서 말씀을 나눠볼까 합니다. 북한 얘긴데요, 북한이 90년대 중반 이후에 다시 대규모 기아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우선 여름에 엄청난 수해를 겪었고 10월에 핵실험까지 강행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도 많이 줄어든 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많은데. 수해 이후, 또는 북한 핵실험 이후에 북한에 갔다 오신 적이 있으십니까?
이일하 : 핵실험 하고 이틀 후에, 그것도 저 혼자 들어갔습니다. 남들은 다 무서워서 못 가는데 저야 제 이웃집처럼 하니까. 가서 봤는데 생각보다 그쪽은 훨씬 편안하고 자신감 넘치고, 대규모 기아가 벌어질 만한 사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핵과 정치와 관계없이 일하는 단체지만 결과론적으로 지금 6자회담이 어쨌든 속개되고 있고, 또 뭔가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이 결코 자신이 고립되지 않게 잘 대처하겠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그 이후로 11월에 대규모로 방북해서 행사준공식까지 다 하고 왔는데 북측 사회에서는 그들 나름대로 남측에 대한 기대가 많이 남아있고 화해에 대한 프로그램이 내년에는 더 넓혀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부 민간단체에서는 수해 당시에 사망자가 몇 만 명이라는 주장까지 했는데, 실제로 수해규모에 대해 들으신 바는 없습니까?
이일하 : 규모가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그쪽은 워낙 폐쇄된 사회니까, 그걸 잘 활용해서 모금을 하거나 하면 공개할 텐데 시기적으로 좀 잘 안 맞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고마워하긴 했는데 막상 미사일과 핵과 연결되면서 좀 주춤하는 바람에 거기에 대한 접근이 좀 신통치 않았습니다.
박인규 : 지난 10월 초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에 일부 언론보도나 관계자 말씀을 들어보면, 대북지원이 80% 줄었다는 말까지 있었는데. 굿네이버스의 경우는 핵실험으로 대북지원이나 교류에 영향을 받았습니까?
이일하 : 전혀 안 받았습니다. 80%가 줄었다고 하는 부분들은 예를 교육청에서 모금한다든가 혹은 사회적으로 전체 대북모금을 하려고 하는 건 80% 이상이 안 됐습니다. 저희들도 교과서용지 모금을 위한 것이 한 20억 이상 펑크가 나서 상당히 차질을 빚었지만. 그러나 저희들이 1년 중에 계획한 사업들, 저희는 주로 제약공장, 사료공장, 육아와 관련된 교육기자재 내지는 취학아동의 생활용품들을 지원하는데 그런 계획들은 전혀 차질 업이 잘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핵실험 이후에 남북 정부가 딱 경색되니까 정부지원이 스톱돼서 손해를 입었죠
박인규 : 굿네이버스에서 당초 계획된 지원들은 차질 없이 진행됐다. 굿네이버스의 대북지원은 주로 긴급구호성이라기보다는 공장을 지어준다거나 그런 족이 많은 모양이죠?
이일하 : 원래 저희들도 공장을 지어 주려는 건 아니었는데, 저희가 약품을 연간 400~500만불 어치씩 보냈는데 그들이 원하는 건 약품을 보내지 말고 제약공장을 좀 지어달라고 요구해서 제약사업에 투입했는데, 주사제 공장을 3년 전에 완성했고 금년에는 캡슐제.. 항생제 공장을 완성해서 연간 1억개 이상 생산해서 공급하는 건데, 원료 대비 효과를 보면 거의 50배 효과를 보는, 상당히 저렴하게 원료를 공급해서 전국적으로 배급하기 때문에 약 문제를 해결했고. 저희들은 학교, 육아원, 농업개발을 위해서 젖소.. 젖소를 저희가 한 천 마리를 키우면서 젖을 짜서 아이들을 먹이고 있습니다. 그런 장기적인 프로그램들을 수행하고 있죠.
박인규 : 굿네이버스의 대북지원사업을 위한 예산이 전체 예산규모에서 대략 어느 정도 됩니까?
이일하 : 해외 3분의 1, 국내 3분의 1, 북한 3분의 1로 배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돈에 꼬리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 돈이 대북지원을 위한 모금이라고 요청하신다고 할 때 국민들이 응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습니까?
이일하 : 많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대로 모금을 전개할 때 미사일이나 핵이 터지면 딱 스톱 됩니다. 일체 반응이 안 되고. 저희들은 우리 정규회원들.. 북한 관련된 것도 매달 회비를 자동으로 납부하시는 분들의 기금이 제일 큰 돈이 되고. 나머지 일시모금을 통해서 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전개를 못 합니다. 실제로 그래서 대북지원단체들은 일시모금을 해서 운영하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꾸준히 회원을 모집하고 후원자 그룹을 조직해서 북한에 왕래하면서 지방자치단체나 단체, 교회, 종교단체 등과 협력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민간의 대북지원이 사실 94,95,96년 대기근 때.. 10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그동안 북한 사람, 북한 사회를 많이 보셨을 텐데 변화가 느껴지시나요?
이일하 : 거기 가면 통일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95년도에 북한사람을 처음 단동에서 만나면서 95년부터 지원을 시작했는데 그땐 몰래 만나게 되고,
박인규 : 몰래라는 게 정부 몰래입니까? 보안법에 걸리신건 아니구요?
이일하 : 정부 몰래요. 그렇죠 보안법도 여러 가지.. 97년도에 제가 평양에 정부의 허가 없이 다녀왔습니다. 저는 다녀오면 구속이 될 줄 알고 잡혀갈 준비를 하고 왔는데 다행히 구속은 안 시키고 국정원에서 와서 각서 하나 받아갑디다. 저는 이런 각오을 하면서 길을 뚫었는데, 남쪽에서도 그렇고 북쪽에서도 제가 가면 국정원에서 돈 받아왔냐, 무슨 임무를 가져왔느냐 하고 농담 삼아서지만 진지하게 물어보곤 했습니다. 거의 3년 이상 그런 식이었는데, 최근에는 그야말로 우리가 갖고 가면 그게 독이라도 자기들은 먹을 수 있을 만큼 우리를 믿는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저희가 98년도에 젖소를 2백 마리 갖고 갔는데 젖소가 정말 죽었습니다. 뱃속에서 밧줄도 나오고, 저희들이 그것도 다 전시해 놨습니다.
박인규 : 먹을 게 없어서 그랬나보죠?
이일하 : 아니요. 남쪽에는 그런 걸 소가 집어먹는답니다. 그런데 거기는 소를 밖으로 내돌리면서 다니니까 소들이 못 견디고 죽더라구요. 여기는 가만히 두니까 괜찮은데. 그렇게 서로 신뢰 못하고 어려운 시기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어떤 물건을 보내도 절대로 새것, 분명한 것들만 보내니까 서로 믿습니다.
박인규 : 이일하 회장 차원에서는 통일이 된 것 같다. 참 재밌는 말이네요. 작년에 모실 때는 파키스탄이나 남아시아 쓰나미 구호활동 때문에 모셨는데, 지금 1년이 지났거든요. 아직도 그런 활동을 계속하고 계십니까?
이일하 : 그럼요. 저희는 쓰나미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에 사무소를 파견해서, 이런 NGO들은 아예 정부에 정식으로 등록합니다. 그리고 긴급으로 식수와 식량을 주던 것들을 직업훈련, 고아들에 대한 돌봄,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전개해서 정부의 사업으로. 우리가 예산을, 한국은행에서 인정하고 외교부에서 사업에 대한 법적 제도를 만들어 줘서 우리가 소위 국제협력 개념으로 민간단체들이 활동하는데, 저희들이 지속적으로 쓰나미 후유증에 관련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해외구호사업 비율은 OECD국가 중에서 굉장히 하위권이라는 평가가 있던데 어떻습니까?
이일하 : OECD에 가입하고 권고사항 중에 GNP의 0.7%를 소위 공적개발원조기금으로 지불하도록 하고 있는데, 저희들이 작년에는 0.1%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0.06, 0.07%... 금액으로 5억불에서 7억불 정도를 지원합니다. 꽤 큰 돈인데, 금액상으로는 제일 꼴찌는 아닙니다. 작은 나라들이 있으니까. 그런데 프로티지를 볼 때 작다는 건데 지금 반기문 총장도 유엔으로 가셨으니까 우리나라가 해외원조금액을 많이 늘리려고 정부에서도 많이 애쓰고 민간 쪽에서도 상당히 원조금액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은 우리 사회에서 못 살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외국까지 가서 폼잡는 거냐는 말씀 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동전으로도 100억원이 모아진다고 하셨는데 100의 기적이라는 프로그램을 작년부터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건지 설명을 해주시죠.
이일하 : 우리나라 사람들 100원짜리 떨어져도 별로 안 줍습니다. 참 심각한데. 100원 가지고 방글라데시 가면 한 끼 먹을 수 있습니다. 네팔에 가면 1리터 우유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소홀히 여기는 동전 하나가 해외에서는 그런 기적을 행사할 수 있으니 100원이라도 좋으니까 생활화 합시다 하는 기부캠페인인데 주로 인터넷상으로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비용이 많이 들지 않습니까. 인쇄해서 회원 돼 주십시오 하고 가입서 받고 금융결제하고 하면 많이 드는데 인터넷으로 하면 비용이 적게 드니까. 그래서 저희들이 100원의 기적을 하는데 평균 2300원이 들어옵니다.
박인규 : 인터넷상으로 어떻게 돈을 모으죠? 쓰고 남은 돈을 보내는 건가요?
이일하 : 인터넷상으로 신청하고 자기 계좌번호를 넣으면 자동으로 인출되게 한다거나, 여러 가지.. 클릭하면 돈이 기부되는, 우리나라는 결제시스템이 참 잘 돼있는 선진국입니다. 그래서 이런 민간단체들이 활동을 잘 하면 기부를 확대할 수 있는 국가적 체계가 잘 돼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100의 기적은 정말 기적을 만들어내는, 3만5천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 기부되는 돈이 연간 거의 7,8억 정도니까 아주 크게 확산되고 있는 중입니다.
박인규 : 조금 전에 말씀하시면서 유엔에서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만 달러를 넘으니까 상당히 기대가 많았다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도 어떻게 보면 적어도 남한은 먹고 살 만큼 됐기 때문에 이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이웃을 위해서도 뭔가 마음이 넓은 나라라는 얘기를 들을 때가 된 것 같아요. 연말연시를 맞아서, 그동안 이일하 회장께서는 남을 돕는 일을 몇 십 년 동안 해 오셨기 때문에 메시지라긴 그렇고, 국민들에게 나눔의 문화를 이렇게 해주십사 하는 말씀을 마무리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일하 :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50년대에 전쟁을 겪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참혹한 나라였습니다. 그럴 때 우리나라가 그나마 먹고 살 수 있었던 것은 서방세계의 국가적 원조, 그리고 우리 같은 민간단체의 참여를 통해서, 실제 GNP의 20%까지 원조를 받았습니다. 그때 이런 민간단체의 원조가 GNP의 10%를 넘을 정도로 엄청난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제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장사하는 나라, 수출을 3천억 불 넘게 하는 나라. 그러면 다른 나라의 돈만 빼앗아오는 나라로 인식되면 결코 우리의 미래가 없습니다. 우리가 IMF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런 모든 것들이 국제사회의 임무를 다하지 못할 때 벌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그야말로 나눔, 그들에게 정서적으로 한국사람 하면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때 우리 물건도 잘 팔리고 협력을 통한 국제사회의 평화도 기대하고. 그래서 한국인, 한국군대가 어딜 가든지 평화와 화해를 만들어내는 국가가 될 때 그런 경제적인 도약도 이룰 수 있고 세계적인 지도국가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 특히 더군다나 우리나라끼리, 나라 안에서 나눔과 봉사를 할 때 이것은 민주국가의 초석이 되는 겁니다. 민주국가라는 게 서로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이뤄지고 투명해지고.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는 역시 나눔문화, 기부문화가 우리사회의 미래를 보장하는 중요한 문화라고 여기고. 우리 국민들이 자선단체에 열심으로 회원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우리의 성공은 꼭 우리 힘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성공했을 때 우릴 도와준 사람들을 잊지 말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오늘은 사회복지전문단체인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과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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