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주택산업연구원 고철 원장입니다. 고철 원장은 1949년 전남 담양 출생으로 76년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에서 도시기획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국토개발연구원 연구실장, 한국주택학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주택정책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3년 5월부터 주택산업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작년부터 굉장히 굵직굵직한 부동산대책이 많이 나왔습니다. 8.31대책, 3.30대책, 최근에는 11.15대책까지.. 11.15대책 이후로 부동산 값이 잡혔다고 보십니까?
고철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다고 보고 있습니다. 90년 이후 작년 11월 주택가격은 최대 폭등했죠. 서울이 한 6.2% 상승했고 경기도가 한 8.2% 정도 상승했습니다. 정부가 예나 다름없이 집값이 오르니까 11.15라는 대책을 발표하니까 주택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씀드리면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박인규 : 11.15대책이 일단은 효과를 보고 있다는 말씀이신데..
고철 :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안정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주택산업연구원에서 올해 초에, 올해 주택매매가격이 약 2,3% 떨어질 것 같다고 예측했는데 실제로 8월 말 현재 5.1%오른 것으로 나타났어요. 물론 예측이 항상 맞을 순 없지만 주택산업연구원의 올 초 전망과 실제 부동산가격의 동향이 반대로 나오게 된 주요한 이유는 어디 있습니까?
고철 : 이 자리를 빌어서 저희의 전망이 맞지 않은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특히 금년에는 별로 경기가 좋지 않고 정부의 투기억제대책이 굉장히 세기 때문에 저희들은 지방의 경우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수도권과 서울은 약간 상승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추석을 전후로 하반기에 전세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그러니까 일부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소형주택이라고 마련해야겠다는 잠재수요자들이 주택을 구입하게 됐고, 더 최근에는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서울시 SH공사가 분양하는 은평 뉴타운의 분양가격이 대개 1500만원까지 굉장히 높게 책정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수요자들이 집값이 더 오르겠구나.. 하는 현상이 생기면서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해졌습니다. 또 참여정부의 주택관련 공무원들이 여러 사람이 교체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책이 실패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바꿔 말씀드리면 정책의 신뢰도가 상실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패닉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주택을 지금 구입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하는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주택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에 수요가 오르면서 집값이 올랐다고 말씀하셨는데 11.15대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고철 : 모두에도 말씀드렸지만 11.15 대책이 과거의 정부정책과 마찬가지로 단기적으로는 안정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내년에도 이런 안정세가 지속될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강남 아파트 값이 어떻게 되느냐에 관심이 많은데, 올초 고철원장께서 종합부동산세 세금고지서를 받아보면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셨어요. 이번 달에 고지서가 발부되는데 강남 부동산 값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까요?
고철 : 연초에 저희가 예상했던 것과 지금은 상황이 상당히 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종부세 같은 세금이 많이 나오게 되면 세부담을 느낀 사람들, 특히 은퇴자와 같이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들은 집을 팔게 되고 이게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거라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게 장기적으로 지속되리라고 보진 않습니다. 이러한 세금은 주택가격에 반영이 돼서 장기적으로는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봅니다. 단지 최근 상황이 다른 점이 있다면 정부의 정책이 신뢰성을 잃게 되고, 또 내년 대선이 있게 되면 일부 정당에서 종합부동산세를 없애든지 완화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은 소비자들이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종부세 고지서가 나왔더라도 정부 정책에 대한 완화 기대감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리라고 보진 않습니다.
박인규 : 예를 들면 너무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크다, 도저히 집을 유지 못해서 팔 거라는 예측을 하셨는데 아직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건 아니죠?
고철 : 결국은 금년도에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일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많이 느끼지 않는 거죠. 그렇지만 우리가 종부세에 부담을 느껴서 집을 팔려고 보면 양도소득세가 굉장히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은 진퇴양난이다. 팔 수도 소유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에 와 있기 때문에 이런 걸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저희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인규 : 종합부동산세가 굉장히 많이 나오게 되면 장기적으로 집값에 반영될 수 있다고 하셨지만, 당장은 집을 갖고 계신 분들이, 특히 1가구 다주택 소유자들이 전세값을 올린다든가 기존 전세를 월세로 돌린다든지, 쉽게 말해서 종부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던데...
고철 :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의 전세난이 1가구 다주택자들이, 금년도에 재산세를 많이 올렸고 연말에 가면 종합부동산세가 나올 거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로는 유지할 수 없으니 월세로 받아야겠다 해서 전세를 월세로 많이 전환했기 때문에 전세값이 오르는 거거든요. 바꿔 말씀드리면 주택시장에서 전세물량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희가 수치로만 봐도 최근에 보면 한 4,5년 전만 해도 월세 비중이 10,~0% 밖에 안 됐지만 최근에는 월세비중이 보증부월세를 포함해서 50%를 넘는 것만 봐도 이런 현상이 굉장히 가속화 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종부세를 강화하는 이유가 다주택소유자들이 집을 팔게 하는 게 원래 취지라면 효과를 발휘 못한다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고철 : 그렇습니다.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런 상황, 또 종부세가 앞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완화될 거란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집을 팔기보다는 차라리 월세로 전환해서 세금을 충당하려고 하는 것이 지금 다주택자들의 행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결국은 종합부동산세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부동산시장 자체가 안정이 돼야겠군요..
고철 : 그것과 함께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되겠죠.
박인규 : 최근에 언론보도를 보면 주택산업연구원에서 값이 싸거나 작은 평수의 아파트 혹은 주택을 가진 사람도 주택청약제도에서 무주택자 범위에 넣겠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맞는 겁니까?
고철 : 일부 언론에서 그런 보도를 하고 있는데, 저희가 검토하고 있습니다만 어떠한 결론도 얻지 못했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박인규 : 무주택자 범위를 확대해야겠다. 주택값이 1억 이하의 주택 소유자들도 무주택자 범위에 넣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나름대로의 배경이 있는 거 아닙니까?
고철 : 저희가 금년 7월에 청약제도를 개편하면서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봤을 때 가구주 연령이나 부양가족수, 무주택기간이 얼마나 됐고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얼마나 됐느냐에 따라 가산점을 주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택이라고 해도 아파트를 제외하고 작은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을 가진 경우 그 사람들까지도 유주택자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주 작은 주택이나 가격이 굉장히 싼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은 구제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느냐 하는 측면에서 저희가 검토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혹시 작은 주택, 값싼 주택의 기준 같은 것들은 정해졌나요?
고철 : 정해지지 않았습니다만 저희가 소형주택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18평 이하, 60제곱미터 이하의 주택을 봅니다만, 이런 주택이 전체 주택의 한 52% 정도 되구요. 50제곱미터 이하 주택을 보면 전체 주택의 한 4.6% 정도 되거든요. 이런 게 너무 많으면 무주택자들이 또 반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 규모에서 조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액수 기준으로는 아직 정해진 게 아니구요?
고철 : 액수는 언론에서 보도된 대로 보면 1억이냐 5천만원이냐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전체 주택의 공시가격으로 보면 1억 미만의 주택이 67%니까 1억으로 하면 너무 비싸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만, 저희가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해 가면서 가격을 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수도권에서 작은 집, 값싼 집 가지신 분들은 이번 보도를 보고 상당히 기대를 가지실 텐데 사실 수도권에는 1억 이하 아파트들이 거의 없는 거 아닙니까?
고철 : 전국적으로 보면 1억 미만의 주택이 67%지만 서울과 수도권 같은 지역에서는 대부분 공시가격이 1억이 넘기 때문에 지금 수도권에서 주택을 보유하고 계신 분들은 거의 제외된다고 봐도 됩니다.
박인규 : 하지만 이런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무주택자로서 청약당첨기회를 바라보시는 분들은 값싼 집이라고는 하지만 왜 그 사람들에게까지 기회를 주느냐, 공평하지 않다는 불만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고철 : 그렇습니다. 이해당사자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상당히 풀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거죠.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 보면 규모나 가격에 상관없이 주택이 있으면 다 유주택자로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을 것이고. 소형주택이나 아주 싼 주택을 가지신 분은 주거수준을 더 향상하기 위해서, 더 큰 집을 얻기 위해서 무주택자로 간주됐으면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겠습니다. 서로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에 어떤 접점을 찾을 수 있는지 저희들이 여러 가지 분석을 통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소형, 저가주택 소유자도 무주택자 범위에 넣겠다는 부분의 최종적인 결정은 언제 어디서 누가 하게 되는 겁니까?
고철 : 최종 결정은 주택산업연구원에서 분석을 통해서 건교부에 제출하면 건교부가 당정협의를 거쳐서 금년 안에는 확정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 얼마 안 남았네요. 또 하나, 최근에 서울시 교육청에서 단일학군제를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강북에 사는 학생들도 강남학교를 갈 수 있다는 건데, 지금까지 강남집값이 오르는 이유 중 하나가 강남의 교육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 것으로 비교해 보면 이번 학군제도가 오히려 강남의 집값을 더 올리는 요인이 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고철 : 일반적으로 보면 주택가격과 학군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내신이 강화되면 8학군에 들어오는 게 좋은지 다른 학군에 다니는 게 좋은지는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요. 서울시 교육청 발표대로라면 강남 학생의 총 정원의 10% 정도가 강북학생으로 채워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숫자 자체가 적기 때문에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리라고 보진 않습니다. 더군다나 8학군이라는 것이 학교가 좋다기보다는 부유층 학생들이 많이 몰려 있고 그 주변에 유명 학원이 밀집돼 있기 때문에 집값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면, 단순히 학군만을 확대했다고 해서 강남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신도시개발정책이 과연 부동산값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내년도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될지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주택산업연구원이라는 기관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주택산업연구원이 하는 주요한 일은 무엇입니까?
고철 : 주택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주택연구기관입니다. 94년도에 건교부 허가를 받아서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대한주택보증이 공동으로 출연한 연구기관입니다. 저희는 주택 관련 정책연구를 함과 동시에 우리나라 주택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주택산업관련 육성연구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거시적으로 봐서, 노무현 정부 들어와서 단순히 집값뿐만 아니라 땅값까지도 많이 올랐다는 지적들이 많이 나오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른바 국토균형발전이나 신도시개발계획 등....여러 가지, 이것들 자체는 좋은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전국에 부동산 광풍을 몰아왔다는 지적을 합니다. 특히 주택과 관련해서는 신도시개발계획이 오히려 집값을 올려놨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고철 : 신도시개발계획이 발표가 되면 주변지역 땅값, 전반적으로 신도시 지역의 값을 올리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것은 바로 말씀드리면 신도시개발을 통해서 품질이 좋은, 주거환경이 좋은 주택을 공급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지금 전반적으로 보면 땅값보상비가 너무 비쌉니다. 또 기반시설비용이 총 공사비의 한 33% 정도 되는데 이 모든 비용을 입주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건설원가가 굉장히 높죠. 그래서 이런 것들이 결국 주변지역의 집값을 올린다는 원성을 듣고 있습니다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좀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땅값보상비와 기반시설비용이 높다고 하셨는데 이걸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있는 겁니까?
고철 : 보상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사실 지금 신도시개발지역을 보면 공시지가의 대개 2배 내지 3배를 보상하고 있습니다. 공시지가라는 것이 1990년대 정부가 1물1가 원칙에 의해서 세금이나 보상비 등 모든 것을 하나의 가격으로 통일하기 위해서 만든 것인데, 실질적으로 보상을 하다 보면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많은 보상비를 지급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또한 기반시설비용도 이 모든 것을 입주민이 부담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신도시에 들어가는 기반시설이라는 건 신도시 주민만 사용하는 게 아니고 그 주변지역의 주민들이 같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주변지역에 사는 주민들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일부 부담하는 게 저는 타당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기반시설에 관해서는 최근에 11.15대책에서 국고에서 보조하겠다는 안이 나왔는데, 일부에서는 실제로 가장 주요한 수요자들은 입주민들인데 그 사람들이 내야지 왜 국민의 세금으로 내느냐...이런 불만도 있는 것 같아요.
고철 : 제가 한 번 분당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분당에 건설된 지하철이나 고속화 도로는 분당 시민만 이용하지 않습니다. 용인이나 죽전 등 주변지역 사람들이 다 이용하고 있는, 바꿔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에 신도시를 건설함으로써 경기도 지역의 기반시설이 확충됐다고 보시면, 과연 그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분당주민 36만이 부담하는 게 맞는지 주민들의 이용비율에 따라서 분당시민 뿐만 아니고 용인이나 성남 등 기타 주변지역의 시민들, 지방자치단체도 부담하는 게 나은지 하는 것은 저희가 금방알 수 있을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강남의 아파트 값이 전국 아파트 값의 선도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강남집값을 잡는 게 급선무처럼 돼 있는데, 고철 원장께서는 강남의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그 일대애 신도시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판교, 송파, 장지지구 등 신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실제로 이런 정책이 강남의 부동산 값을 안정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하십니까?
고철 : 수도권에는 연간 한 30만호 정도의 주택수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연간 30만 호 정도의 주택을 공급하려고 계획하고 있지만 수도권 시장은 하나의 시장이 아니고 여러 개의 분화된 시장으로 돼 있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 현재로 보면 강남 지역의 수요가 가장 많고 기타 지역이 점점 적어지는 양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금 파주나 김포 등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지만 이것은 경기도 북부나 서부 쪽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지 강남 근처에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강남 근처에 신도시를 만들어야겠다는 것을 제가 강조하는 겁니다. 강남 근처에만 신도시를 만들어야 하느냐, 그렇진 않습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과 같이 남양주나 파주, 김포 등에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정부가 너무 강남의 집값을 잡겠다고 하면서도 강남 사람들이 이사를 가지 못하는 파주, 김포 같은 곳에 집을 짓는 것에 대한 반대의 논리로 강남과 같이 수요가 있는 곳에 보다 많은 주택을 공급하지 않으면 집값이 안정될 수 없다는 걸 강조하는 거리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박인규 : 강남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공급을 늘려야 되는데, 신도시를 만들기보다 거기를 고밀도로 개발하든가 재건축을 완화해서 더 짓게 하면 되지 않느냐는 식의 논리를 제기하시는 분들도 있던데요..
고철 : 옳으신 말씀입니다. 강남이나 서울 모든 지역이 나대지가 없습니다. 빈 땅이 없죠. 신규주택을 건설할 수 있는 방법은 재개발이나 재건축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재건축 규제, 재개발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집을 많이 공급하기 위해서 일률적으로 모든 지역의 용적률을 높여주는 게 옳으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교통이나 환경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특히 도심지나 지하철 역세권, 대중교통수단으로 흡수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용적률을 올려줘야겠고. 또 기타지역은 현재와 같은 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바꿔 말씀드리면 용적률을 일률적으로 완화하는 것보다는 그 지역의 지형이나 교통환경, 역세권 등을 고려해서 선별적으로 용적률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최근에 아파트 값을 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안들이 나오고 있는데,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주장한 반값아파트... 토지임대부아파트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고철 : 먼저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주책정책에 대해 관심을 갖는 건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이게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대선에서도 반값으로 공급하겠다는 안이 나오긴 했습니다만, 너무 이런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주택정책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지 최근에 분양가를 인하하기 위해서 반값아파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중간 방식이죠, 이런 것을 검토하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와 시범사업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현실성 있는 추진이 필요하다. 전망이라는 게 쉬운 건 아니지만, 마지막으로 내년도 부동산 시장은 안정될 수 있을까요?
고철 : 모두에도 사회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금년도 예측이 맞지 않았다고 해서 내년도 예측을 하기가 상당히 부담이 되고 어렵습니다. 내년도 경기가 나쁘고 북핵문제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많습니다. 또 내년도에는 지방은 입주물량이 많지만 수도권은 입주물량이 한 20% 정도 감소하고 서울의 경우는 입주물량이 금년보다 50% 정도 감소합니다. 그래서 집값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내년도 주택시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다면 전국적으로 내년도 주택가격은 물가상승률 수준인 3%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구요, 수도권과 서울의 경우는 연간 한 5~6%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무엇보다도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주택산업연구원의 고철원장과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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