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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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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54>

삶의 윤곽이 결정되는 시기

필자는 늘 잠자리에서 읽을 수 있는 책을 마련한다. 그런 책은 수면제도 겸해야 하기에 너무 재미가 있으면 잠자리 책으로는 실패가 된다, 잠을 설칠 수 있기에.
  
  얼마 전의 책이 그랬었다. "새의 노래" 라는 제목이 붙은 소설이었는데, 영미 식의 포켓판 장정이라 가볍고, 표지 디자인도 좋으며 저렴한 가격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페이지 당 가격과 글자 수는 필자가 책을 고를 때의 우선적인 기준이다. 하드카버나 덮개가 달린 책, 또는 편집이 듬성듬성한 것은 여간 끌리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
  
  흥미진진하게 읽다보니 잠은 다 달아나고 머리 속이 마구 가동되기 시작했다. 우연히 뒷장을 보니 작가의 살아온 약력이 붙어 있었다. 작가의 이름은 세바스쳔 폭스(Sebastian Faulks)였고, 1953년 4월 20일생이라 되어있었다.
  
  잠도 오질 않으니 이 친구의 팔자나 한 번 살펴보자 싶어 만세력을 가져와 사주를 뽑은 후 점검해보니 그 팔자의 구성과 운명의 진로가 과연 약력과 부합하는 것이었다. '음, 이 양반의 생일이 정확하네'가 결론이라면 결론이었다.
  
  사주를 한 번 보기로 하자.
  
  연 계사(癸巳)
  월 병진(丙辰)
  일 신축(辛丑)
  시 --
  
  4월 20일이면 곡우(穀雨) 무렵이니 당연히 물의 기운이 중요하다. 태어난 해가 계사(癸巳)이니 그 계수(癸水)를 용신(用神)으로 한다. 쉽게 말해 수운(水運)이 좋은 것이다. 이런 타입은 문장력이 좋고 특히 문학 방면에 적합하다.
  
  좋은 학교를 나와 교사로 일하다가 글이 쓰고 싶어 신문사로 전직을 한 것이 1978년이었다. 무오(戊午)년이니 새로운 길에 들어서고 서서히 자신의 소설을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1984년 갑자(甲子)년에 처녀작을 발표하게 된다.
  
  1978년부터 1984년이면 6년간이고, 이는 필자가 늘 말하는 6년이 지나면 맞이하는 충(衝)의 운이라는 것이다. 또 갑자(甲子)년은 이 양반에게 재운(財運)이라 처녀작 발표라는 결실을 얻은 것이다.
  
  그러던 중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위해 1991년에 가서 전업 작가의 길로 나서게 된다. 이른바 출사표를 던진 이 해는 신미(辛未)년이다. 이 양반의 태어난 날, 즉 일간(日干)이 신금(辛金)인데 같은 기운이 들어오는 신미(辛未)년에 전업 작가로 길을 나섰으니 그 결과는 당연 성공이리라.
  
  필자가 읽은 "새의 노래(Birdsong)"는 그가 전업 작가로 나선 이후 1993년 계유(癸酉)의 해에 발표한 소설이다. 용신인 계수의 해였으니 최고의 기량을 담은 걸작이다.
  
  폭스는 그 일로 해서 1994년 갑술(甲戌)년 재운에 상도 타고 작가로서 큰 인정을 받으니 또 한 번의 커다란 결실이었다. 그 이후 그는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2004년 갑신(甲申)년 재운에는 환경에 관한 CBE 상도 받은 바 있다.
  
  오늘의 주제는 한 작가의 운세 풀이가 아니다.
  
  사람의 일생에 있어 그 윤곽이 결정지어지는 시기에 관한 것이 오늘 얘기의 주제이다.
  
  다시 말해 한 사람의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시기에 관한 것이다. 필자는 얼마 전 39세와 45세의 나이에 대해 글을 올렸다. (지금부터 나이는 우리식 방식이 아니라 '찬' 나이로 한다.)
  
  그러고 나서 어떤 독자분이 문의를 해왔는데 답을 해주다 보니 좀 더 얘기를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의 소설가 폭스가 전업 작가로서 독립한 것은 그가 38세였다. 39 세를 전후한 언저리가 한 개인의 삶에 있어 결정적인 시기이며 동시에 가장 위험한 때이기도 하다.
  
  삶에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 욕구가 존재한다. 하나는 생존과 생활의 문제이고 또 하나는 자신의 가치나 자아실현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이 두 가지 욕구에 함께 충족하고자 하는 나이가 바로 39세에서 45세 사이의 6년간이기에 결정적이면서도 위험한 시기가 되는 것이다.
  
  이 때가 지나면 삶에 관한 윤곽이 정해지는 것이다.
  
  작가 폭스의 경우 25세부터 글을 쓰려는 마음에서 신문사에 들어갔으니 비교적 일찍부터 자신의 길로 들어선 셈이다. 다만 전업 작가의 길로 바로 들어서지는 못하고 일단은 생계부터 해결한 것이다.
  
  그러다가 소설을 통해 반응을 얻으면서 웬만큼 자신감이 서자 38세에 독립을 한 것이다. 소설로서 먹고살면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대강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것이 성공의 패턴이기도 하다.
  
  인생에 있어 가장 확실한 성공의 공식은 첫 직장이나 일을 자신의 적성과 장래 희망과 연결지어 택하는 것이다. 운이 좋고 능력이 출중한 이는 그로부터 대개 10년이면 두각을 나타낸다.
  
  하지만 이는 드문 경우이고 대개의 경우, 이런 사람이 39세 전후해서 자신의 길에 본격적으로 나서거나 독립하면 거의 틀림없이 포부를 달성하게 된다.
  
  즉 성공의 공식이란 해오던 일, 익숙한 일을 시작한 때로부터 대략 12년이 지나면 그 일에 대해 모든 경험과 배울 것을 다 익히게 되고 그 언저리에서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그런데 직장을 다니던 젊은이가 전혀 다른 길을 통해 자아실현에 나서고자 한다면 위험도는 대단히 높아진다. 하지만 이런 길을 택하는 사람도 적지 않으며, 그 결과 더러는 성공하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실패로 끝이 나고 자아실현은커녕 생계마저 막막해지는 결과가 너무나도 많다.
  
  현재의 직장이나 일에 결국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전혀 다른 길로 나서고자 한다면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 여기서 들려주고자 하는 핵심적 내용이다.
  
  사람이 자아실현을 위해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마지막 시한은 생후 45년이 지난 무렵이다. 이는 39세로부터 6년이 지난 시점이기도 하다.
  
  가령 당신이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영 흥미가 없고 보람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한의대를 마친 뒤 한의사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픈 충동을 느낀다고 하자.
  
  한의대는 6년 과정이다. 따라서 한의사로서 출발을 하려면 39세에는 한의대에 입학할 수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른 시험 준비는 그 이전에 시작해야 한다.
  
  또 당신이 정유사의 관리업무를 담당하는데, 평소부터 패션 악세사리 사업에 관심이 많아서 39세를 전후해서 덜컥 그 방면의 사업에 뛰어든다면 실패할 확률은 대단히 높다.
  
  사람들이 39세 전후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뛰어드는 일이 많은 것은 이 때가 가장 의욕과 혈기가 왕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새로운 사업으로 뛰어드는 것은 금물인 것이다. 혈기와 투지만으로 성공을 기약하기는 너무나 어렵다.
  
  정녕 하고픈 사업이 있는데 경험이 없다면 그 때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급한 마음을 누르고 생각하는 일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여유를 가지고 점검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식당사업을 하고 싶다면, 식당 홀에서 3년, 주방에서 3년이라는 훈련기간이 필요한 법이다. 요식업 체인점은 이런 문제를 덜어주지만 이 역시 식당 경력이 없이는 성공적인 사업운영이 어렵거나 이익이 별로 없어 그만 두게 된다.
  
  기업에서도 39세를 전후해서 필요한 인재를 추려내고 다시 45세를 전후해서 등기이사로의 승진을 통해 최종적으로 같이 갈 사람만을 남기게 된다. 그러면 그 사람의 인생은 기업의 파트너로서 살아가는 윤곽이 결정된 것이다.
  
  아무튼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길을 통해 인생을 살고자 할 때, 39세 이전에 드는 생각은 헛짚은 방향일 때가 많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고, 39세 무렵에 가고자 하는 길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길이라면 그로부터 6년간을 투자해서 준비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당신의 나이가 마흔 서넛인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막연한 생각만으로 자아실현을 꿈꾸고 있다면 냉정하게 마음을 접고 현실에 만족하고 충실히 하는 것이 본인과 가족의 생계와 안녕을 위해 바람직한 길이 될 것이다.
  
  필자가 많은 경험과 상담을 통해 통찰한 바는 대강 이런 것이다.
  
  사람은 두 번에 걸쳐 교육을 받는다. 한 번은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으로서 18년이다. 다음은 대학을 마치고 직장에서 현장 실습을 통해 교육을 받는데 그 또한 18년이다.
  
  그리하여 36년이 지나면 교육을 마치게 되고 그로부터 자신의 자아실현, 진정한 자아의 가치 또는 타고난 재주와 경험을 통해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최종적 시기가 3년이다.
  
  그러면 39세가 된다. 그리고 39세로부터 45세 사이의 6 년간이야말로 생의 테두리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45세가 지나면 이미 피가 식기 시작해서 강한 투지와 의욕을 내기 어렵기에 그런 것이다.
  
  그런 연후에 54세가 되면 타고난 바는 다 발휘한 셈이고 그 뒤로는 삶을 통해 얻거나 수확한 것을 바탕으로 편안한 삶을 누리거나 또 다른 차원의 길로 도전해가는 것이 필자가 운명상담을 통해 느끼고 경험한 삶의 모습이다.
  
  (전화:02-534-7250, E-mail :1tgkim@hanmail.net)
  - 김태규의 명리학 카페 : cafe.daum.net/8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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