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15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국 상공인과의 대화'를 주제로 열린 전국 상공인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성장과 일자리 문제에 대해 크게 네 가지 주제로 의견을 밝혔다. ▲경제의 어려움과 뉴딜의 필요성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과 양날개 성장 ▲문제는 기업이 아니고 재벌, 새 경기규칙의 필요성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창출-새로운 경제의 토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4대 성장전략 등이다.
문 후보는 우선 시장만능주의와 양극화, 과도한 규제완화가 시스템 리스크를 키운 점을 들어 "지금 상황은 여러모로 1930년대 대공황기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미국 대공황을 벗어나게 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을 해법으로 들었다. 그는 "뉴딜의 핵심을 테네시계곡 개발사업 등 토목사업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하지만 실제 핵심은 제도 개혁, 즉, 규제의 제도화, 복지의 제도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기업, 자영업자, 골목상권은 하루하루 버티기가 어렵다. 이런 시대적 상황은 우리에게 '한국형 뉴딜'을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의 시대정신이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의 두 단어로 집약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라고 말했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국상공인과의 대화' 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문 후보는 또 경제 패러다임 대전환을 제시했다. 그는 "성장의 고용효과는 날로 떨어지고 세계불황 속에서 수출확대도 쉽지 않다"며 "재벌체제를 강화하고, 4대강 토목 공사를 일으키고, 부자 감세를 단행한 이명박 정부가 그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앞서 나가고 중소기업이 튼튼하게 뒤를 받치는 경제, 제조업과 창의적인 첨단 산업, 문화 산업이 나란히 발전하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환경에서 새로운 경기 규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미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 경제의 선두주자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는 반면, 한국경제에는 1970년대 이후 이렇다 할 대기업이 출현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라고 물은 뒤 "문제는 대기업이 아니라 공고한 재벌체제다. 반칙과 특권으로 지배력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일자리는 개인에게도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에도 아주 중요하다"며 "일자리의 보고인 중소기업을 강력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출마선언에서 밝힌 '4대 성장 전략'을 강조했다. 경제민주화와 중소기업 중심의 '포용적 성장', 서비스 산업에 초점을 맞춘 '창조적 성장', 재생 에너지를 통한 '생태적 성장', 사회 여러 조직과 연계한 '협력적 성장' 등이 그것이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문 후보는 '포용적 성장'을 강조했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노동법안은 노동시장에서 부작용, 오히려 일자리창출 어렵게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문 후보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소비할 시간조차 없는 근로시간으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내수 확대에 한계가 있다"면서 "기업하기 좋으면서 동시에 일하기 좋은 나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강바닥에 재정을 투입했지만 나는 사람에, 일자리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후보가 경제단체를 방문해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처음이다. 대한상의는 여타 경제단체와 달리 대·중소기업 모두를 회원으로 두고 있어 실질적으로 경제계를 대표하고 있다.
앞서 대한상의는 대선후보들의 경제공약과 경제현안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대선후보측에 기업인들과 간담회에 참석을 요청했고, 문 후보 측에서 제일 먼저 초청에 응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방상공회의소 회장, 서울·지역의 중소기업 대표 등 400여 명의 상공인이 참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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