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정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토니 스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2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이 무언가 또 시도해 볼 것 같다는 예상이 비합리적인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 대변인은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정보사항이라며 답변을 피한 채 "북한은 도발적이 되고 싶어하는 열망을 숨기지 않아 왔다"며 "1차 실험은 핵실험이긴 하지만 폭발력이 작았다"고 말해 2차 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미국 <NBC> <ABC> 방송은 16일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함북 길주 부근에서 추가 핵실험 준비 징후가 있다고 보도했다. 아소 다로 일본 외상도 17일 "2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CNN> "제2의 장소에서 실시 가능성"
스노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또 하게 될 경우 "좋은 일이 아닐 것"이라며 "북한의 고립이 더 심화되고, 미국과 중국은 전략 파트너로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한반도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를 "미국의 각본에 따른 선전포고"라고 주장한 북한 외무성의 17일자 성명에 대해 "북한이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 생각에 북한이 유엔 결의를 전쟁행위로 규정하려한 것일 뿐인데 유엔 결의는 전쟁행위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미 <NBC> 방송은 17일에도 북한 군부가 일련의 지하 핵실험을 실시할 계획임을 중국측에 통보했다고 미국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 당국자는 "중국 측에서 그런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CNN>방송은 이날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중인 징후가 포착된 장소가 첫 번째 실험 장소가 아닌 제2의 장소라고 보도했다.
이 방송의 국방부 출입기자인 바버라 스타는 "아직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북한의 많은 실험장에서 활동이 포착되고 있다"며 "관리들이 전하는 바로는 제2의 장소라는 것이며, 이 곳에서 1주일 전 첫 번째 핵실험장에서 보았던 유사한 활동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의 활동 가운데는 공중의 위성 감시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는 구조물 조립작업이 포함돼 있다"면서도 "2차 핵실험이 곧 있을 때 이에 대한 최종적인 신호를 포착할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군 수뇌부들도 가능성 거론
한편 1차 핵실험 국면에서 중국보다 먼저 핵실험 정보를 상세히 알고 있어 북한이 1960~70년대식 '중러 등거리 외교'를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서도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배제할 수 없다"며 "그 경우 러시아의 대응은 첫번째 때와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리 발루예프스키 러시아군 총참모장도 같은 질문에 "추가 핵실험의 목적이 무엇인지 불분명하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대답은 없다"고 말했다.
발루예프스키 총참모장은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탄두로 만들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은 없다며 북한이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핵무기도 탄두로 만들어질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또 이번 핵실험이 북한과 미국 사이의 물리적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에 대해 "그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며 "북한군에 물리적 영향을 주려는 어떠한 시도도 전쟁으로 이어질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앞서 북한 핵실험의 규모를 5~15㏏으로 추산한 데 대해 "실험장소에서 수백㎞ 떨어진 관측소에서 수집된 자료들"을 비롯해 필요한 증거자료를 갖고 산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핵보유 국가들이 핵실험을 할 때는 핵과 관련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수 차례씩 연이어 했던 기술적인 이유로도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도 지난 98년 6월 첫 핵실험을 실시할 때 각각 5차례와 6차례의 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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