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의 경우 SK는 리터당 1355원, GS칼텍스는 1367원, 현대오일뱅크는 1353원으로 세 정유사들의 공장도 가격이 비슷한 반면 에스오일은 리터당 50원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오일만이 실제 판매가격 기준으로 한국석유공사에 보고해 왔다는 것.
진 의원은 "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3사는 소위 '기준가격'이라는 이름으로 실제가격보다 부풀려 책정한 가격을 한국석유공사로 보고해 왔으며 이를 통해 국민들로 하여금 '가격 착시 현상'을 유도해 엄청난 폭리를 취해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의원은 1997년 유가 자율화 이후 국민들이 추가로 부담한 기름값 규모는 무려 19조 원대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매년 30% 가량 타사 제품을 위장판매"
이날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도 정유사들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정유사들은 석유제품을 주유소에 판매하면서 자사의 제품이 아닌 타사의 제품을 매년 약 30%가량 자사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주유소가 두 개 이상의 정유사 기름을 판매할 경우 모두 표시해야 하는 복수상표표시제(복수폴사인제)가 공정위 고시에 허용되어 있음에도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따졌다.
김 의원은 "주유소들이 정상적으로 복수의 제품을 공급받아 복수의 상표를 표시하고자 할 때 기존 공급 정유업체는 거래 중단을 요구하는 실정"이라며 "근원적인 문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와의 공급계약을 체결할 때 복수상품 판매를 원천 봉쇄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 의원은 "공정위는 정유업게, 주유업계의 이같은 행태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주유소로 하여금 고시를 위반하도록 강제한 정유사들에 대한 우월적 지위남용 등 철저한 조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수희 의원도 복수상표표시제에 대해 "주유소가 여러 정유회사 제품을 동시에 취급함으로써 정유사간 경쟁을 촉진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하도록 하는 취지의 제도인데 정유사들의 미온적인 자세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정무위 국감에는 신헌철 SK㈜ 대표이사, 명영식 GS칼텍스 사장, 투바이엡 에스오일 대표이사,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 정유4사 최고경영자(CEO)와 이원철 한국석유협회 상무, 양재억 한국주유소협회 전무, 이복재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유사들 사실상 담합 형성"
한편 산자위에서는 한국석유공사를 대상으로 정유사들의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은 "1, 2위 정유사(SK, GS칼텍스)와 3, 4위(현대, 에스오일)의 판매가격 변동이 거의 비슷하다"면서 "이는 사실상 담합이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공정위에서는 고도의 경제분석과 법률검토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각 정유사마다 도입원가, 정유시설 투자비, 기술력이 다른 관계로 가격차가 나야 정상인데 하나의 회사처럼 같이 움직인다"며 "이러한 사실상의 담합구조가 깨지기 전에는 소비자 이익은 보호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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