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의장국인 오시마 겐조 일본대사의 초대로 회의장에 앉아 있던 박길연 북한 대사는 "이를 전적으로 거부한다"며 안보리의 결의에 곧바로 비수를 던졌다.
박 대사는 "이같은 안보리의 고압적인 조치는 '깡패같은 짓(gangsterlike)'"이라며 안보리가 미국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못 하는 등" 이번 결의를 통해 공정성을 완전 상실했으며 업무에서 이중기준을 적용하려 고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대사는 "만약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키면 북한은 이를 전쟁선포로 간주하고 계속해서 물리적 대응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섬뜩한 경고의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나갔다.
이에 결의안을 주도했던 존 볼튼 미 대사가 발끈했다. 볼턴 대사는 손으로 박 대사의 빈 자리를 가리키며 "북한의 유엔대사가 안보리의 만장일치 결과에 반발하며 회의장을 나가버린 일이 석 달만에 두 번이나 발생했다"며 지난 7월 유엔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이 채택됐을 당시 북한의 반발을 거론하며 북한을 비난했다.
볼튼 대사는 "유엔 헌장 2장에 나와 있는 규정을 적용해 북한을 유엔에서 축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등 강성 발언을 쏟아낸 끝에 "박 대사의 저런 자극적인 행동은 1960년 니키타 흐르시초프(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가 유엔 총회에서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연단을 두드렸던 것과 비슷한 짓"이라고 북한을 비난했다가 러시아 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비탈리 처킨 러시아 대사는 겐조 의장에게 "볼턴 대사가 흥분한 상태일지라도 적절치 못한 비유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항의하며 흥분을 금치 못한 볼턴 대사를 비아냥댔다.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통과시키긴 했지만 결의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과도하게 적대적인 미국측의 입장이 여과없이 드러났고 이에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까지 반발하고 있는 분위기가 대사들 간 신경전으로 노출된 셈이다.
이에 <블룸버그> 통신은 "외교가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경직돼 있어서 중국의 최고위 관료들이나 반기문 유엔 신임 사무총장이 중재자로 나서서 협상 재개를 설득해 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