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 노화연구의 대가시기도 하지만 지난 달 중순 미래사회대비 장수문화포럼을 발족시키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수문화포럼은 어떤 단체입니까?
박상철 :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건 기본적으로 우리가 고령사회가 돼 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고령사회에서 노인들의 역할, 고령자들의 사회적인 참여. 이런 것이 이젠 좀 달라져야 하지 않느냐.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게 본인의 의식, 주변에서 고령자를 바라보는 인식도 바뀌어야겠고. 더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사회적인 동력으로 고령층이 바뀔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게 기본뜻입니다.
박인규 : 노인이 되면 보통 여생을 보낸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사회활동도 하고 기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보자..
박상철 : 그렇습니다. 전에는 6,70세면 남은 여생이 몇 년이겠느냐, 곧 죽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 수명의 증가속도를 보면 지금 평균 77세인데 앞으로 얼마가 되겠느냐. 85세가 될 거고. 이렇게 디면 생각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우리가 잘 활용해야 하는 겁니다.
박인규 : 예전에는 환갑까지만 되면 살 만큼 살았다고 했는데 요즘은 그 뒤로도 2,30년이 있으니까 뭔가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장수문화포럼을 만드신 이유 중 하나는 노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한 도전도 있는 것 같은데요..
박상철 : 사실은 장수문화포럼을 하게 된 계기가 서너 가지 있습니다. 제일 첫 번째 이유는 인식의 문제. 노화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 있다. 늙으면 죽어야 한다, 뭘 못한다. 이걸 바꾸자. 그 다음 현실적인 문제는 노인숫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7% 넘은 게 2000년인데 지금은 9% 넘었고 곧 10%, 14% 갑니다. 그럼 이 사람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고. 실제 지역사회나 정부에서 하는 대책이 전부 수혜복지대책이죠. 뭔가 나눠주고 해주고 부양하는 건 잘못된 거다. 수혜복지가 아니라 참여복지라는 적극적인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이 존엄성 문제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사회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어지고 기회를 박탈당하고 여러 면에서 사회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인간의 존엄성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이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려면 뭘 해야 하느냐. 그것이 우리가 장수문화포럼을 준비한 이유입니다.
박인규 : 노인은 부양받아야 되고 사회에 기여 못하는 존재가 아니라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다. 그래서 슬로건도 '당당한 노화'를 내건 걸로 압니다. 거기에도 몇 가지 원칙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박상철 : 그동안 노화문제의 슬로건으로 사실 생산적 노화, 성공적 노화, 활동적 노화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이 던지는 뉘앙스가.. 뜻은 좋은데, 개인이 꼭 돈을 벌어야 하고 건강해야만 좋은 노인이라고 대접받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것보다는 돈이 좀 없고 건강하지 못하면 어떠냐. 사회적 지위가 없으면 어떠냐. 더 중요한 건 나이 들었어도 내가 지역에 뭔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하면 되겠다. 그래서 세 가지 방향을 설정해 봤습니다. 첫 번째는 해야 한다. Do it. 두 번째는 줘야 한다. Give it. 노인이 사회에 주는 겁니다. 지역이나 가족을 도울 수 있는 것. 세 번째는 가장 중요한 준비해야 한다. Prepare it. 이것이 저희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방향입니다.
박인규 : 그 세 가지 원칙을 하기 위한 행동수칙이랄까요? 3DO 원칙이 있다던데요..
박상철 : 그건 하나의 테크니컬한 얘긴데요, 나이 드신 분들한테 뭘 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을 무조건 해놓고 하라면 할 수 있겠냐는 거죠. 정말로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첫 번째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야 한다. 동기유발이죠.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자고 'I will do'프로그램이라고 하고 있구요. 두 번째는 정말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죠. 모든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제공하고 하시라면 쉽지 않잖아요. 또 동작도 급한 에어로빅 하라면 하겠느냐. 그래서 할 수 있는 일. 'I can do'프로그램. 그리고 제가 노인들 사회를 들여다 보면서 제일 느낀 것이 노인들이 외롭습니다. 함께해야 한다. 'Let's do'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원칙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면 굉장히 쉽게 접근되고 많이 참여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장수문화포럼을 교수님께서 주축이 돼서 만드셨는데 사실 박교수님은 노인은 아니십니다. 보통 노인문제에는 노인 분들이 나서는데, 장수문화포럼의 주요인사로 참여하시는 분들이 어떤 분들입니까?
박상철 : 저희가 하자고 해서 발기인을 모집하는데 2주 밖에 시간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200여 명이 바로 어플라이 해주셨고. 앞으로 더 확대하고자 합니다. 저희들이 이런 얘기를 학계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경영대 조동성 교수가 참여하셨는데 저와 얘기하면서 조동성 교수는 기업의 장수. 우리나라 기업이 왜 장수 못하느냐를 굉장히 고민하고 계셨더라구요. 그래서 저와 얘기가 잘 됐고. 조동성 교수가 추천하셔서 대표적인 기업으로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이 기업의 문화를 굉장히 새로운 차원에서 고령사회에 대비하는 일을 많이 하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환경운동 하시는 최열 대표. 환경을 하다 보니 장수가 제일 중요하더라. 여담이지만 저희들이 다 동갑내기들입니다. 그래서 아주 편하게 얘기가 됐고 그러면서 저희가 뭔가 해보자.
박인규 : 장수문화포럼의 구체적인 활동계획은 어느 쪽으로 잡고 계십니까?
박상철 : 몇 가지 카테고리를 나눠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 기업, 지역사회, 국가. 이들이 해야 할 일이 뭘까 이런 것을 개발해서 권장도 하고 우리가 직접 해야 할 것도 있고. 그러면서 저희들도 직접적으로 참여도 하면서 프로그램을 유도하려고 하는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개인적으로는 나이 드신 어르신들 중에서 전문성을 가지신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 대표적으로 유럽에 있는 제3세대 대학이란 게 있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전문가들로서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
박인규 : 제3세대라는 건 65세 이상을 말하는 건가요? 그 분들이 가진 지식이나 기술을 전수한다.
박상철 : 그렇죠. 그리고 꼭 전문성이 없어도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거죠. 어떻게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국가에 봉사할 수 있겠는가. 그랬을 때 그 분들에게 나름대로 타이틀을 하나 붙여주는 거죠. 저희는 골드리본 클럽이라는 이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모아서 꼭 전문가가 아니라도 국가나 사회에 정말 필요한 봉사활동을 하게 해주자. 그러면 훨신 효율적으로 되지 않겠는가.
박인규 : 기업도 개인과 사회의 장수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는 겁니까?
박상철 : 개인적인 얘깁니다만, 같이 참여하시는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 얘기를 들어보고 많이 감동을 했습니다. 왜냐면, 직장에 직원이 들어왔을 때 처음에는 직무교육을 주로 하지만 4,50대 지나가면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소양교육과 사회교육을 많이 시키더라구요. 직무교육은 적게 하고. 그러면서 일주일에 사흘간은 사회에 참여하는 일을 하게 유도하는 거죠. 그러면서 정년이 됐을 때 자연스럽게 사회참여를 할 수 있도록 이런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꼭 그 기업 뿐 아니라 그와 같은 원칙에 의해서 모든 기업들이.... 사실 기업에 종사하는 모든 근로자는 목숨 걸고 하는 거 아닙니까? 그 분들에게 기업에서 방향을 잘 유도해서 정년퇴직에 대비하는 프로그램을 이미 준비하게 하고, 그러면서 보다 사회와의 친근감을 갖게 하면 좋지 않겠는가. 특히 저희들은 남성에서 많은 문제점을 봅니다. 정년퇴직하고 나면 어디로 가야 할지.. 아주 무력해지는 걸 보면서 이것은 기업에서 준비해 줘야 한다. 그런 걸 저희들이 생각하고 있구요. 그게 바로 기업이 사회에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역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됩니까?
박상철 : 지역사회는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지역사회는 사람들이 실제 살아가는 공간이고 많은 일이 벌어지는 데입니다. 그러면 거기 필요한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데 해결하는 것이 없어졌죠. 우리나라에선 어르신이 없어진 거죠. 그런 많은 것들에 지역 어르신들이 적극 참여해서 지역의 질서도 잡고. 더 나아가서는 어르신들이 지역사회에서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문화적 프로그램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정말 생산적일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례들이 몇 가지 알려져 있습니다.
박인규 : 사실 대개 지역사회는 노인복지회관, 경로당.. 편하게 쉬시는 쪽으로만 했는데, 어떤 사례가 있습니까?
박상철 : 복지관에 좋은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교육, 문화 등.. 제가 찾아갔던 강원도 양구 고대리 노인회관에서는 할아버지 13분 할머니 12분, 총 25명이 멤버입니다. 제일 젊은 분이 75세, 제일 나이 드신 분이 100세. 평균연령이 70~80인데 이 분들이 놀고만 있는 게 아니라 소품들을 만드신 거예요. 삼태기, 가마니, 지게 등.. 그래서 민속품 가게에 팔기 시작하더라구요. 75세 되신 분이 자동차 타고 다니면서 파시는 거예요. 또 그 분들이 인터넷에 띄워요. 일본으로 수출하더라구요. 그러면서 25 명 멤버가 일 년에 두 번씩 해외여행을 다니시더라구요. 전 그걸 보면서 가능하다고 보는 거죠. 어떤 리더가 적정한 프로그램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결국은 국가.. 중앙정부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역할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박상철 : 이미 현재 중앙정부가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노인복지법이다 노인일자리창출이다 뭐다 해서..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노화연구를 하는 입장에서 참 감사드리는데, 그러나 제일 중요한 키컨셉트 하나를 생각을 좀 바꾸면 어떠냐. 수혜복지 차원이 아니라 정말 당당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좀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나이 드신 분한테 일률적으로 무슨 수당을 준다. 이런 게 아니라 필요한 사람은 도와주고, 그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할 수 있는 분들한테는 제도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박인규 : 결국 중요한 건 노인은 도움만 받는 게 아니라 본인의 능력으로 사회에서 뭔가를 할 수 있고, 그걸 우리가 끌어내야 된다.
박상철 :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게 지금까지 잘못 인식된 걸 저는 아쉽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많은 분들이 관심있어 하실 것 같은, 장수의 비결은 뭔지 질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65세를 노인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 같은데 노화에도 개인차가 있는 거 아닙니까? 일률적으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잡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해서 65세가 기준이 됐죠?
박상철 : 제가 사실 그것을 잘못됐다고 얘기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65세를 노인으로 정의하고 75세는 더 늙은 사람, 85세는 아주 늙은 사람으로 급을 나눕니다. 그런데 이런 연령에 의한 구분이 우리 역사적으로 없었습니다. 조선조나 고려 때 보면 정승들에게 정년이 없었습니다. 황희정승 같은 분은 89세까지 했습니다. 다 그랬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서양문화가 들어서면서 정년이 도입됐습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도 65세 정년을 누가 정했느냐. 학계가 학술적 이론을 갖고 정한 게 아니라 순수하게 정책적인 목적으로 결정됐습니다. 독일의 유명한 비스마르크 재상이 여러 가지 정책적인 목적으로 65세 이상은 국가가 도움을 줘야 한다. 그래서 정해진 겁니다. 그러니까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박인규 : 당당한 노화라고 말씀하시지만 사실 많은 분들이 노화라고 하면 죽어가는 과정으로 보시잖아요. 당당한 노화라는 게 약간은 모순인 것 같기도 하고, 박상철 교수께서는 노화라는 걸 어떻게 정의하십니까?
박상철 : 저희들이 그 점에 대해서 상당히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입장이고, 그런 입장에서 저희는 네 가지 원칙으로 노화를 바라봤습니다. 노화는 어쩔 수 없는 고유의 현상이다. 또 노화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것이다. 노화는 기능이 떨어져서 결국 죽는다. 이렇게 지금까지 믿어 왔습니다. 학계도 여러분도 다 그렇게 생각하시고. 그것을 저희들이 실험적으로 입증해 가는 과정에서 전부 틀렸다. 예를 들면 저희들이 세포나 개체를 가지고 젊은 세포, 늙은 세포, 젊은 쥐, 늙은 쥐를 비교해보면 누가 더 잘 죽느냐.. 젊은 쥐가 더 잘 죽습니다. 오히려 늙은 세포가 안 죽더라. 노화라는 게 죽자는 게 아니고 살자는 생존전략, 생존하기 위한 변화라고 보고 있고. 돌이킬 수 없다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 실제 노화로 인한 여러 가지 변화 중에서 문제가 뭐냐를 찾아냈는데 이걸 바꿔버리니까 노화세포도 기능이 회복되고 형태도 달라지더라. 결정론적인 시각이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노화는 다 어쩔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보편성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사람마다 엄청나게 다릅니다. 같은 사람 내에서도 장기마다 다릅니다. 간이 늙고 심장이 늙는 속도가 다르다. 그래서 저는 그런 것이 잘못된 것이다. 그렇다면 노화라는 걸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이냐.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어쩔 수 없는 시간의 종속개념이 아니고, 노화는 시간개념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간개념. 살아가는 과정에서 접하는 사회, 문화, 생태, 모든 것이 노화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노화를 시공간 개념으로 바꾸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래서 노화라는 개념을 바꿔야 하고, 이렇게 바꾼 개념으로 노화를 다시 들여다보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박인규 : 많은 분들이 노화는 나이 들면 피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박사님은 하기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제가 최근에 사회 저명인사 분의 팔순잔치에 갔더니, 거기 오신 또 한 분의 저명인사께서 요즘 노인들의 소망을 말씀하시면서 9988234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뭐냐고 했더니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만에 돌아가시는 게 요즘 노인들의 소망이라던데요, 말씀하신 중에 노화를 막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셨다고 들었습니다.
박상철 : 꼭 그런 건 아니고 저희들이 노인들을 위해서 무엇을 도와 드려야 할까 생각을 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 저희들이 노인 사회를 들여다보면서 가장 문제가, 노인들이 그냥 쭈그리고 앉아 계시는 거죠. 저 분들을 어떻게 움직이게 하느냐. 자기가 좋아서, 할 수 있고 함께하는 일을 찾아보자. 그래서 저희들이 '우리춤 체조'라고 운동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게 시중에는 '장수춤 체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식 이름은 '우리춤 체조'인데, 제가 직접 개발한 건 아니고 하도록 유도를 했고. 제가 그걸 보급을 하면서 놀란 것이 반응이 엄청납니다. 벌써 5,6년 됐는데 700개 기관에서 하고 있고 지도자가 한 2,3000명이 양성돼 있고, 제가 듣기로는 한 10만여 명이 이 운동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느낀 것이, 아 우리 학계가 좀 더 저런 것에 일찍 관심을 갖고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드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박인규 : 혹시 우리춤 체조를 배우고 싶은 분들은 어디 가서 알아봐야 됩니까?
박상철 : 저희 연구소에 연락하시면 하는 데를 가르쳐 드립니다. 전국 모든 지역에 다 있고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박인규 : 박상철 소장님은 노화, 고령을 연구하실 뿐만 아니라 국제백세인연구단 의장을 맡고 계세요. 말하자면 백세까지 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그런 것 같습니다. 한국의 장수하시는 분들을 나름대로 연구하셨을 것 같은데 혹시 그 분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까?
박상철 : 예. 그것은 제가 여러 군데서 발표도 했지만 제일 큰 특징은 백세까지 돼서도 계속 움직인다는 게 아직은 엄연한 진실입니다. 절대 움직여야 한다. 나이 들었다고 방에 박혀서 쉬는건 말이 안 됩니다. 계속 움직여라. 두 번째로는 참 생활이 규칙적이고 절제돼 있다. 이게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다 생활의 패턴이 정해져 있고 거기서 벗어나질 않고. 먹는 것도 그렇고 무엇이든. 그 다음 백세인들의 특징으로는 머리를 쓰고 가슴을 열고 계시더라. 즉 감성이 있더라. 백세 넘으신 분들한테 노래를 부탁하면 처음에는 다 안 하십니다. 그런데 막 조르면 노래를 시작하시는데 끝이 없으세요. 춤을 추시고. 그래서 아, 백세가 돼서도 저런 열정과 감성이 있으시구나. 머리를 쓰고 계시구나... 이런 것이 제가 백세인들을 통해서 본, 아주 당연한 듯하면서도 그것이 생활의 철칙이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박인규 : 죽음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는 건강하고 기분좋게 살고 싶어하거든요. 그건 개인만의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닌 것 같고 사회의 도움이나 이해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사회 노인들이 건강하게 사실 수 있는 장수문화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 우리 국민이나 사회가 노인문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져야 되는지 말씀해 주시죠.
박상철 : 두 세 가지로 정리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가 고령사회라는 말을 없애자는 겁니다. 나이 든 사람들을 카테고라이즈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는 장수사회. 남,여, 나이 든 사람과 젊은 사람이 함께 사는 사회입니다.
박인규 : 장수사회가 훨씬 좋네요.
박상철 : 이런 개념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장수하시는 어르신에 대한 태도입니다.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피하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이 드신 분을 바라보는 지역과 가족, 사회의 눈빛입니다. 내가 저 양반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함께할 사람이다.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드려야 합니다. 당신은 나이 들었으니까 쉬라는 말 하지 말고 함께 해야 한다. 저는 그런 것을 정리해서 기능적 장수라고 말합니다. 기능적 장수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박인규 : 고령화 사회가 아니라 장수사회라는 말이 와 닿네요. 한국사회를 장수사회로 만드시는 데 앞으로도 많은 역할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