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향후 3개월 이내에 영변 원자로에서 연료봉을 제거할 계획이라고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인 셀리그 해리슨이 23일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19일부터 시작한 평양 방문을 이날 마친 뒤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양에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나 6시간에 걸쳐 북한의 핵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으며 김 부상이 북한은 "올 가을이나 연내로" 연료봉을 제거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해리슨은 "김 부상은 연료봉 제거의 목적이 핵무기 제조를 위해 더 많은 플루토늄을 얻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며 "그들(북한)은 영변을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얻어내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무기의 원료 중 하나인 플루토늄을 얻기 위한 연료봉 제거는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한 초기 단계의 작업이며, 핵무기 보유를 확인시키는 최종 단계인 핵실험과는 거리가 멀다.
김 부상은 특히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회담을 수용한다면 "양측은 마음속에 품고 있는 모든 것을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해리슨은 전했다.
김 부상은 또 "우리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정권변경(regime change)' 정책을 포기하고 있다는 증거를 원한다"고 말해,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못 박고 있는 금융제재 해제 문제를 '정권수호'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또 한번 시사했다.
해리슨은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북한의 고위인사들을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미국 학자들 중 한 명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은 북한에 대해 도발적 행동을 자제하고 6자회담으로 복귀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그들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만 심화시킬 도발적 행동을 삼갈 필요가 있다는 우리의 입장은 똑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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