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햇빛으로 눈을 뜰 수 없을 것 같은 곳 사방이 온통 모래로 덮여 방향감각을 잃어버릴 것 같은 곳 심한 갈증이 느껴지고 낙타와 오아시스가 생각나는 곳.. '사막'하면 떠올릴 수 있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 거칠고 황량한 사막에서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막 마라토너들에게 사막은 거칠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서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지난 7월 칠레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서 6박 7일간 250킬로미터를 완주하고 돌아온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과 과장 최명재 교수를 초대했습니다.
그는 왜 사막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을까? 신생아 중환자들을 20여 년간 돌봐왔던 그에게 사막마라톤이나, 킬리만자로 산행 등 거친 운동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마라톤을 즐기는 소아과 의사 최명재 교숩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이런 말씀 드리면 기분 안 좋으실지 모르지만 첫 인상이 의사 같지 않습니다. 아주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인 것 같은데..
최명재 : 좀 캐주얼하게 하고 다니는 편입니다.
박인규 : 지난 주말에도 지리산 종주를 다녀오셨다구요?
최명재 : 오늘 좀 부끄러운 게, 지리산 종주도 그렇고 사막마라톤도 그렇고 누구나 노력하면 하실 수 있는 일인데요, 지리산 종주도 많은 분들이 하십니다. 저는 이번에 무박종주를 했는데요 매년 한 번씩은 무박종주를 하고 있고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밤버스로 밤 10시 반 정도에 출발해서 다음날 새벽 3시경에 지리산에 도착하고, 3시 반부터 지리산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대개 지리산 성삼재에서 시작합니다. 거기서 노고단 반야봉 연하천 천왕봉까지 올라갔다가 중산리로 내려오는 코스인데 산길이 약 40km 정도 되고 봉우리를 한 25개 정도 넘어야 되고 1800m 넘는 봉우리가 15개 정도 있는 코스인데요...
박인규 : 일요일 새벽 3시 반에 출발해서..
최명재 : 일요일 오후 6시까지 산행을 끝내야 됩니다. 15,16시간 내에..
박인규 : 거의 극기훈련 수준인데 그렇게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가 봐요. 왜 그렇게 운동을 좋아하실까요?
최명재 : 한 40명이 같이 버스로 출발해서 절반가량 완주하신 것 같고, 가끔 무시무시한 초인 분들도 계셔서 편도 가는 시간에 왕복을 하는 분도 있을 정도로 세상에는 기인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같은 15시간 사이에.. 그런 분들 중 한 분이 저와 사막마라톤을 같이 가셨구요, 그 분은 50대이신데도 편도도 힘든 지리산 코스를 왕복도 하시고, 이번에 사막마라톤에 같이 가셨던 분들 중에 기인들이 많으신데, 그렇게 강한 운동을 하는 것은 다들 개인적으로 차이가 잇겠지만 저는 뭔가 자기 자신의 극한을 초월하는 게 심신에 굉장히 유익하다고 생각해서 하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이번 7월에 갔다 오신 칠레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 대회는 어떤 대회입니까?
최명재 : 6박 7일 동안 250km를 매일 일정하게 나눠진 구간을, 평균 40km가 넘는 구간을 6박 7일 동안 먹을 식량을 배낭에 매고 슬리핑백과 매트리스를 다 매게 되는데 평균 14kg 정도 됩니다. 꽤 무거운데 그걸 매고, 그냥 평탄한 게 아니라 사막 언덕을 산만한 걸 몇 개씩 넘어야 되고 어떤 날은 강물과 시냇물 합해서, 빙하가 녹은 차가운 물입니다. 그걸 50개씩을 건너기도 해서 계속 뛴다고 할 순 없구요. 평탄한 지형에서는 뛸 때도 있지만 아주 어려운 코스에서는 할 수 없이 걸어야 되고. 제 속도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12시간 내지 13시간을 걷거나 뛰었습니다. 평균 40km를 12,13시간 동안.. 워낙 지형이 험악하기 때문에.
박인규 : 제가 알기로는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 대회 말고 극지 같은 곳 네 군데에서 같이 했다던데요.
최명재 : 맞습니다. 주최측 기관을 '레이싱 더 플래닛'이라고 해서 플래닛은 지구를 의미하고 레이싱은 레이스 한다는 뜻으로, 지구를 달리자는 단체인데요, 그 단체에서 매년 네 군데에서 비슷한 룰로 대회를 하고 있는데 사하라 사막이 가장 대표적이구요, 중국의 고비사막, 제가 다녀온 칠레 아타카마, 그리고 남극에서 합니다. 네 군데를 다 레이스하면 그랜드슬램이라고 하는데요, 이걸 한 사람이 외국에 세 명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곧 나올 겁니다. 이번에 벌써 세 군데까지 이 사막마라톤을 완주하신 분들이 꽤 생겼거든요.
박인규 : 최명재 교수는 아타카마 사막이 처음인가요?
최명재 : 저는 처음이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이 대회에 참여하는 게 꿈이었는데 이번이 처음이구요, 그랜드슬램을 한 외국인 세 명 중 한 분은, 이름은 정확히 기억을 못하는데 거의 필립스 같은 다국적 회사의 CEO세요. 그런 참가자 분들이 대개는 큰 다국적 기업의 CEO도 계시고 의사 변호사 일반인들이어서, 특별히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게 아닌 분들을 봤습니다.
박인규 : 사하라나 고비사막, 남극은 다 잘 알려진 극한지역인데 아타카마 사막은 그리 많이 알려진 데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아타카마 사막이 거기 꼈다는 걸 봐서는 뭔가 특이한 게 있는 거겠죠?
최명재 : 아시아 지역에는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북미지역, 특히 미국이나 캐나다에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 칠레와 볼리비아에 걸쳐 있는 큰 사막인데요, 세계 거의 4대 사막에 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사이즈도 무척 클 뿐더러 지형이 분화구들이 많아서 마치 외계 혹성에 온 듯한 분위기거든요. 저는 인터넷으로 이 아타카마를... 5년 전부터 어느 사막에 마라톤을 나갈까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니까 너무나 신비한 겁니다. 달나라 혹은 화성 분위기와 비슷하면서 광물질이 많아서 어떤 때는 호수 전체에 오렌지 빛깔의 물이 있을 때도 있고, 멀리는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이 보이면서 그 앞으로 호수나 강이 있고 풀이 있고 어떤 때는 분화구들이 패인 신비한 지형이라서, 아마 이 세상에 있는 가장 신비한 지형이 다 모여 있는 듯한 장소구요, 너무 신비한 지형이기 때문에 미국 나사의 우주선을 타는 승무원들이 거기서 훈련하는 걸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박인규 : 실제로 뛰어 보니까 경치가 그렇게 뛰어나던가요?
최명재 : 예술, 환상, 어떤 칭찬도 부족할 정도로 너무 아름다운 경치를 많이 봤습니다. 물론 대회 자체가 어려워서 충분히 감상할 여유는 없었지만..
박인규 : 250km를 하루에 40km씩 뛰어야 다음날 뛸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른바 컷오프처럼.. 우리나라에서 최명재 교수 말고도 여러 분 참가했다고 들었는데요..
최명재 : 도합 12명이 갔었구요, 그 중에 시각장애인 한 분이 계셨고. 그 분을 강북구청의 공무원 분께서 도와주셨는데 그 두 분은 정말 고생하셨더라구요.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게, 저 한 몸도 사실 추스르기 힘든 어려운 대회인데 시각장애인 분의 의지력도 대단하셨고, 두 사람 일을 하면서 어렵고 험난한 지형에서 그 분을 매번 도와주신 도우미 분을 보면서, 저도 여태껏 운동하고 대회에 도전하고 참가하는 게 개인적인 성향이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저 자신을 단련하고 체력을 강인하게 키워는 것이 타인을 돕는데 많이 쓰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박인규 : 그 시각장애인 분은 완주를 하셨나요?
최명재 : 그 분은 벌써, 아주 힘든 고비 사막도 완주하셨는데 이번 코스 중에 아주 특이한 코스가 있었습니다. 4일째에 지옥같은 아주 끔찍한 코스가 있었는데요, 이 사막이 수십억 년 전에는 바다 밑에 있었거든요. 소금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소금과 모래와 자갈 같은 여러 가지 돌들이 수십억 년에 걸쳐 응축이 돼서, 비유하자면 콘크리트 칼날 수만 개가 깔려있는 듯한 지형이 몇십킬로씩 펼쳐졌거든요. 그곳에서 우리가 발을 디디고 평형을 잡아야 되는데 수시로 발목이 어긋나기도 하고, 신발들이 굉장히 강한 트래킹 신발들인데 신발바닥이 다 나갈 정도여서, 이번 참가자들 얘길 들어보면 다른 어떤 사막마라톤보다 힘들었다고 하거든요. 그 4일째의 어려운 코스에서 시각장애인 분은 포기하셨는데, 그 분은 이미 마라톤 풀코스만 98회를 완주하셨고 올해 100회를 채우십니다. 참으로 그 의지력과, 고생하면서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감동했습니다. 눈물도 흘리고..
박인규 : 최명재 교수께서 그 시각장애인 분과 도우미를 도와주시느라 굉장히 고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최명재 : 제 한 몸도 추스르기 힘들어서 육체적으로 그렇게까지는 많이 못 도와드렸는데 대회에서 도우미 분들이 대회 조직위원회와 소통하실 부분이 많았어요. 그런 경우, 제가 미국에서 교환교수로 몇 년씩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영어가 되는 편이라 그런 부분들.. 대회 조직위원회와의 커뮤니케이션 부분은 제가 많이 도와드렸습니다.
박인규 :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신 걸 제가 알기로는 KBS TV에서도 방영할 예정이라는데 맞습니까?
최명재 : 사막마라톤은 일전에 고비사막때도 KBS에서 와서 한 번 하신 적이 있구요. KBS쪽에서 14세 때 백혈병을 앓았던 남자 대학생인데, 23세 된 대학생을 섭외해서 그 대학생과, 암환자 분들을 도와주는 단체 '사랑의 열매'에서 현재 사회사업가를 하시는 29세 된 여자분을 섭외해서 두 분. 그리고 제가 의사로서.. 예전에 암을 앓으신 남자분이기 때문에 도와 가면서 고생하는 모습을 촬영을 많이 해갔습니다.
박인규 : 그 암환자라는 분은 암은 나으신 상태죠? 그 분도 완주를 못 하셨나요?
최명재 : 완치된 상태고 완주하셨습니다. 완주하기까지 서로서로 많이 돕긴 했지만, 그 분은 운동량이 거의 없는 분이라서 저희 대회 기간 중에 5,6일째를 롱데이라고 해서 80km를 48시간 동안 내리 잠도 안 자고 가는 구간에서 무척 고생했어요. 그래서 서로 돕고, 물론 제가 의사로서 아픈 부분들을 관리해 주면서 그날만 28시간을 같이 걸었거든요 암환자 분이랑. 그때 서로 많이 도우면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박인규 : 132명이 전체 참가해서 24명이 중간에 탈락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인은 12명이 참가해서 몇 분이 완주하셨나요?
최명재 : 11분이 완주하신 거죠. 그뿐 아니라 50대 남자 중에 성적을 냈을 때 우승, 30대 남자 중 우승이 한국에서 나왔습니다.
박인규 : 우승이라면 달린 기록, 몇 일, 몇 시간.. 이렇게 나오겠네요?
최명재 : 6박 7일을 합산해서 계산하고 매일매일의 기록도 웹사이트에 띄워졌고, 매일 컷오프 타임이 있습니다. 탈락하는 시간제한이 있어서 그 시간 내에 들어오지 못하면 탈락입니다.
박인규 : 실례지만 최명재 교수님은 순위는 어떻게 됐습니까?
최명재 : 거의 후위에 있었던 것이.. 자 자신의 능력도 떨어졌고 암환자 분을 도와줬던 28시간이 좀 치명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날 대부분 빠른 사람들이 16시간 18시간 정도구요, 대개는 20시간 이내에 들어오는 날이었구요. 하지만 마지막 날.. 7일째는 그간 워낙 고생했기 때문에 11km 정도의 짧은 구간으로 마지막 날을 끝내고 끝나는 지점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환영해 주시고 음악도 연주해 주셔서, 마지막 날에는 제가 마음을 어떻게 먹었냐면... 그래도 매번 꼴찌같이 힘들게 왔지만 마지막 날에는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해 보자, 유종의 미를 화끈하게 거둬보자고 해서 다른 한국인 참가자 분들한테 마지막 구간을 한 번도 안 쉬고 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약속한 대로 배낭을 맨 상태로 11km을 한 번도 안 쉬고 전력질주 해서 그 날 하루만에 기록으로는 세계 4위였고 한국인 중에는 제일 먼저 들어왔습니다.
박인규 : 마지막 구간은 우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최명재 : 우승까진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들어갈 때는 즐거웠습니다.
박인규 : 완주하시고 나서 마음속에 드는 생각이 있었을 것 같아요.
최명재 : 가장 힘든 순간에 제가 누구한테 의지하는지가 분명해지더라구요. 가장 힘든 순간에 누구를 마음에 떠올리는지가 너무 분명해져서,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혹은 기대하는.. 가끔 의지하는 대상의 우선순위가 마음속에 확연하게 정리됐구요, 일단 다 뛰고 완주하는 순간에는 눈물이 줄줄 나오더라구요. 감격스럽고 극한을 초월했다는 느낌 참 좋았습니다.
박인규 : 다시 한 번 나가라고 하면 도 나가시겠습니까?
최명재 : 기간중에 첫날부터 5일째 정도까지는 제가 우울증에 걸렸습니다. 말도 거의 안하고 이런 대회를 왜 나왔는지 후회가 막심했구요. 매일매일 서울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집에 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구요. 그랬는데 끝나는 날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또 와야겠다는 생각이 이상하게.. 그래서 내년 6월에 고비 사막에 나갈 계획입니다.
박인규 : 최명재 교수께서는 킬리만자로 등반도 하시고 알래스카를 카약으로 다니셨다고 하는데... 약간 다른 질문을 드려보면, 의사선생님이시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니까.. 돈 있으니까 이런 것도 하는 거 아니냐고 보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하다못해 아타카마 같은 곳도 가려면 돈이 들고, 과연 운동이라는 걸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도 할 수가 있는 건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명재 : 사실 이번 사막마라톤도 귀족운동이라는 비평도 있어요. 제 생각에도 실제로 그런 면도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굉장히 힘들게 갔습니다. 저도 직장생활을 하는 월급생활자기 때문에, 그렇게 여유가 있는 편은 사실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예전 같지 않거든요. 의과대학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형편이 좋은 편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데, 물론 어떤 분들은 화내실 수도 있는 얘기긴 한데. 그런데 저 같은 경우 주로 운동을 집 근처에 자전거 도로에서 하거든요. 나가서 뛰는 데는 돈 드는 일이 없거든요. 그리고 방금 얘기 드린, 예전에 했던 에어로빅과 수영은 주변에 국가에서 관리하는 체육관은 예약만 미리 하면 금방 되거든요. 아주 싼 값에 운동하실 수 있고. 또 저는 병원에서 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저희 상계백병원이 지하 3층 지상 19층이거든요. 합이 22층인데 일부러 지하 3층에서 지상 19층까지 계단을 하루에 두 번 이상 올라갔습니다 운동 많이 할 때는. 그것만 5분 정도 걸리는데 땀으로 목욕을 하거든요. 그래서 자기가 근무하는 곳에서도 틈새시간에 운동하는 것. 그리고 집 근처에 장소만 있으시면 달리기 정도로도 운동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박인규 : 운동을 하시면서 본인이 하시는 일에 대한 태도가 좀 달라지시던가요?
최명재 : 제 업이 의사라는 게 다른 분들보다 운동과 관련이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비록 제가 의사로서 전문은 신생아 전문이지만 많은 건강상담을 하게 되거든요. 그럴 때 제 자신이 관리가 안돼서 1,2층 계단 오를 때도 헥헥거리는 사람이 건강상담을 하는 자체가 우스워지구요, 실제 환자나 환자 보호자 분들을 대할 때도, 제가 보기엔 건강을 관리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자기 자신의 관리가 먼저 돼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10여 년 전부터 운동을 한 다음부터는 상담을 할 때 좀 더 자신감 있게, 제가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의학적 지식과 결부시켜서 상담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고, 의사로서 일하는 데 엄청 도움이 됐습니다. 한 10여 년 전쯤에는 몸이 워낙 비만이어서 환자를 한 번 회진할 때도 헥헥거렸거든요. 이제는 병원에서 일을 보거나 관련된 일을 할 때도 한 번 몸을 움직이는 게 저를 단련한다고 생각이 들어서, 소아과 병동이 7층에 있는데 7층에 갈 때도 늘 엘리베이터를 사용 안 하고 걸어 올라가면서 '아 또 운동할 기회가 왔구나' 하는 기쁜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일하는 게 아주 진취적으로 되고 여러 가지로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의학의 기본은 사실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데 혹시 지금까지 10년 동안 운동해 오신 걸 정리해서 책을 쓰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최명재 : 제 자신이 범인 정도의 경지에 불과하고, 좀 더 제 능력이 계발돼서 다른 분들한테 그렇게 권해 드릴만한 수준이 된다면 기쁜 마음으로 책을 쓰고 싶은 생각이 있고. 또 제가 다닌 곳이 세계의 오지가 많습니다. 알래스카도 마찬가지고 킬리만자로도 3년 전에 꼭대기까지 올라갔는데, 그럴 때마다 나름대로, 의사 입장에서 인체 건강에 관련해서 생각한 바가 많아서 기회가 있다면 그런 저술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운동을 하시면서 느낀 크고 작은 기쁨들을 여러 분들과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책을 내시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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