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인 프리드리히 에버트의 뜻에 따라 1925년 설립된 정치재단으로, 독일 사회민주당의 싱크탱크로 알려져 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 교수 사민주의 기본정신인 사회 구성원간의 '연대'를 우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사민주의의 핵심은 자본과 시장의 역동성을 조정하되, 노동자가 시장의 힘에 완전히 굴복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는 자본과 시장이 가진 권력을 노동자·시민이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자본통제와 노동자 연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날 "보수적 자유주의식 경제민주화가 아닌 사민주의 원리에 충실한 경제개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재벌기업을 해체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중소기업의 힘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또 금융시스템에 잘못된 이런저런 장치를 고친다고 금융피해자들이 힘을 얻는 것도 아니다"며 "따라서 특정 집단에 집중된 경제 권력을 재분배하고, 그를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이 경제적 자율성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개혁해야 한다"이라고 설명했다.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도 사민주의적 시장원칙, 즉 강력한 '국가 개입'의 확대를 강조했다. 정 정책위원은 "현재 대기업에 대한 통제의 필요성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지만, 그 사람들 안에는 '합리적 시장'이 통제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과 시장이 아닌 '사회'가 통제의 주체여야 한다는 두 가지 상반된 입장이 있다"며 "이 가운데 후자인 사민주의적 자본통제 방법이 자본주의에 내재된 본원적 파괴성과 폐해를 더 잠재울 수 있는 효과적 대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노동권과 노동조합의 권리를 대폭 강화하고 이들이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이 설명한 노동자의 경영 참여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발달한 독일에선 익숙한 방식이다. 대표적인 기업지배구조 모델인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모델이 기업을 주주의 자산으로 보고, 이에 따라 기업 경영의 목표를 주주의 이익극대화로 삼는다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모델은 기업을 주주의 공기(公器)로 보고, 경영자, 채권자, 노동자, 지역소비자 등의 공동의 이해를 창출하는 것을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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