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지난 달 수해 때 태국에서 골프 외유를 즐긴 이호웅 의원 등 인천지역 의원 4명에 대해 경고로 징계조치를 내리고 당직을 맡은 의원에 대해서는 당직 사퇴를 권고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국민 감정과 여론을 고려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읍참마속'을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들은 형식적인 징계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수해골프 파문과 다른 성격"
우리당은 14일 윤리위원회 회의 결과 해당 의원들에 대한 경고와 함께 당직 사퇴를 권고하기로 결정하고, 해당 의원들에게는 당 홈페이지 및 개별의원들의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토록 했다.
이에 따라 비상임 비대위원을 맡고 있는 이호웅 의원과 예산결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광원 의원은 곧 당직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해 골프'에 대한 조사 결과 징계까지 갈 사안은 아니지만 국민 여론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높은 강도의 조치를 취했다는 게 우리당의 자체평가다.
우상호 대변인은 "윤리위 조사결과 접대성 외유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고, 현지에서 퇴폐성 향응 제공도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수해 피해를 입은 우리 국민의 감정과 공인으로서의 엄격한 자세를 고려해 볼 때 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당 윤리위원장인 김영춘 의원 역시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경고 조치에 덧붙여 이호웅 의원과 한광원 의원에 대해서는 당직 사퇴까지 권고한 결정의 수위가 낮은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고 항변했다.
김 의원은 당의 대응이 더디고 미온적이었다는 비판에 대해선 "윤리위 구성 자체가 소속 위원들의 휴가 등으로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출발 당시 물난리가 난 것도 아니고 수해지역으로 골프 치러 간 것도 아닌 이상 이번 사태는 한나라당의 수해골프 파문과 같은 성격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론에 떠밀린 구색 맞추기에 불과"
그러나 야당들은 한 목소리로 여당의 무책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번 징계 결정은 여론에 떠밀린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며 "여당에는 징계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고 혹평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자체적으로 징계를 한다기에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는데 형식적 징계에 그쳐 유감"이라며 "지난 지방선거와 재보선을 통해 확인된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집권여당이 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도 "한나라당에 수해골프 파문이 났을 때는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호되게 비판하더니 막상 자신들의 문제에는 미온적임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정 부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은 이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여당이 한나라당에 대해 어떤 비판을 가하더라도 그것은 누워서 침뱉기"라고 덧붙였다.
"사교 활동에 대한 윤리강령 정할 계획"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열린우리당은 골프 등 사교활동에 대한 윤리강령을 정할 계획이다. 우 대변인은 "그때 그때 이슈가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징계하기 쉽지 않은 사안들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라며 "윤리강령을 정하고 이를 어겼을 때 징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술자리, 골프 등 국회의원의 사교활동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대해 지금까지 문제가 되었던 의원들의 품위 관련 행위 등 여러 경우를 두고 심도깊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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