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 계통의 민간단체가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반대와 한국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8월 5일부터 2박 3일간 예정된 현지 '평화축제'를 계속 추진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대테러전쟁'이 진행 중인데에다가 무슬림이 대부분인 일반 국민들도 이교도에 대한 반감이 강해, 한국 기독교인 2000여 명이 참석하는 이 행사가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기독교 반감' 강해…한국 대사관에 테러 경고 접수되기도
외교통상부와 법무부, 국방부, 문화관광부, 건설교통부, 그리고 경창청은 25일 외교부 청사에서 합동 담화문을 발표해 "치안 상황이 악화된 아프가니스탄에서 거행되는 행사에 2000여 명이나 되는 우리 국민이 참가할 경우 참가자들의 신변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것임은 자명한 일이라고 판단된다"며 "당사자들이 스스로 위험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또 "아프가니스탄 정부도 악화되는 국내 치안상황을 감안해 동 행사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당초 약속한 지원 의사를 철회했으며 만일 평화축제 행사가 개최되는 경우에는 참가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행사 계획이 알려진 올해 초부터 주최 측인 '아프카니스탄 2006 운동본부'와 접촉해 행사 취소를 요구해 왔으나, 운동본부 측은 "정부가 순조로운 행사 진행에 협조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며 이를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운동본부는 미전도지 개척을 주로하는 기독교계 초교파 해외선교 단체인 '인터콥'이 이 행사를 위해 따로 만든 기구다.
당초 운동본부 측은 카불에 올림픽 경기장을 빌려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공연을 갖고 카불, 마자리샤리프, 버미안, 헤라트 등에서 현지인들과 스포츠 행사를 갖는 등 교류행사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행사에 '선교 목적'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안 아프가니스탄 정부 쪽에서 "치안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행사 허가는 물론 운동장 사용 허가도 취소했다고 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미국의 '대테러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최근에는 나토군이 합류해 '탈레반 소탕 작전'을 벌이느라 무차별 공습이 이어지는 등 여전히 전운이 가득한 상태다. 현지 체류 외국인에 대한 표적 테러 행위도 빈발하고 있고 우리 기업의 건설현장이 무장단체의 로켓포에 피격되기도 했다. 현지에 주재하는 한국 대사관에는 한국인 선교활동에 대한 테러 경고가 접수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부는 국내에 있는 참가자들의 출국을 다방면으로 만류하는 한편, 현지 대사관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입국자들의 신변 보호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아프가니스탄 비자를 발급받은 2000여 명 중 상당수가 이미 제3국을 통한 입국을 위해 출국한 상태이고, 미주 한인교회 교인 500여 명도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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