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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자가용 이용억제에 중점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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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자가용 이용억제에 중점 둬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7/04]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2년을 평가한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난 7월1일로 서울시가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한지 2년이 됐습니다.

시행 초기 버스노선을 전면 개편하면서 말도 많았고, 시민들은, 완전히 달라진 버스노선에 새 교통카드는 자주 먹통이 되는 바람에 큰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불만이 터져나오자 개편 나흘만에 당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불편을 끼쳐 사과 드린다"며 서울 시민들에게 머리를 숙여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성공적 개편'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인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의 민만기 사무처장을 초대해 서울시 대중교통개혁의 성과와 한계는 무엇이며 보완책은 없는가? 또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묘안은 없는가 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녹색교통운동 민만기 사무처장입니다.

민만기 사무처장은 대학졸업 후 운수 근로자들에 대한 상담활동을 해오다가 교통과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해, 보행자 중심의 친환경적인 교통을 실현하기 위해 1993년에 설립된 녹색교통운동에 몸을 담게 됐습니다. 현재, 녹색교통운동에 사무처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보행권 회복을 위한 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어느새 벌써 2년이 됐네요. 2년 전에 서울시 대중교통체계를 전면 개편할 때는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지금은 대체적으로 서울시민들이 만족하시는 것 같습니다. 교통전문가로서 지난 2년 동안 서울시 대중교통 개편을 어떻게 보십니까?

민만기 :
2년 전 7월 1일부로 단행했는데 그때 당시에 적게 잡아도 한 일주일간은 서울 시민들이 큰 불편과 혼란을 겪었습니다. 사실 준비기간은 1,2년으로 해서 진행을 한 건데도 그런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는 상당히 시민들의 평가가 호전됐구요, 개편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일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시민들 중에서도 중앙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혜택을 많이 누리고 있구요, 그렇지 못한 구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아직 큰 효과를 못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하튼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세계적으로도 작은 도시에 새로 체계를 구축하는 게 아니라 세계적인 대도시의 중간에 개혁을 해나가는 문제에서는 매우 성공적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UITP라고 세계대중교통협회라는 기구가 있는데, 아주 큰 민간기구입니다. 여기가 지난 6월 20일경 한 3일 일정으로 서울시 코엑스에서 아시아 태평양지역 총회를 열었는데, 왜 여기서 열게 됐느냐 하면 서울사례에 대한 세계적인 소개, 벤치마킹 문제로 회의가 열리고 외국에서 찾아온 사람들만 해도 300여 명이니까요. 아주 큰 회의가 있었고 거기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박인규 :
그 당시 제가 알기로는 녹색교통운동에서 첫 시행부터 12월까지 계속 매달 여론조사를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여론의 추이가 어떻게 변하던가요?

민만기 :
서울시 버스체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이미 개편 이전부터 불만이 누적되고 있었습니다. 정시성을 지키기 어렵다. 매우 느려서 시간 맞추기 어렵고 불친절하다. 또 여러 문제로 불만이 쌓여 있었는데 그런 불만의 누적 속에서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됐던 거고, 기대를 했는데 첫날 둘째 날, 그리고 일주일 동안은 우선 노선에 대해서 시민들이 굉장히 혼란스러워했구요. 두 번째로는 카드가 IT강국의 카드가 초반기에 사고를 일으켜서 요금결재가 어렵게 됐습니다. 그런 문제를 겪으면서 반응이 매우 나빠졌구요. 그런데 그것이 한 20여일 지나는 사이에, 저희가 개편 전 6월부터 12월까지 9차례 정도 설문조사를 했는데, 변동추이를 보면 본래 나빴던 게 일주일 열흘 사이에는 더 많이 나빠졌다가, 20여일 지나면서 '보통이다' 또는 나쁘다는 반응이 줄어들고 '보통이다, 긍정적이다' 하는 반응도 증가하면서 한두 달 사이에 역전돼서 긍정적인 평가가 더 높아졌습니다.

박인규 :
설문조사에서 중앙버스차로가 있는 곳을 다니시는 시민들은 만족해하고 그쪽이 아닌 쪽으로 다니시는 분들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버스전용차로가 생기면서 보행자 사고가 많이 늘었다. 그래서 역효과가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는 것 같아요.

민만기 :
중앙버스전용차로는 버스체계가 시민들한테 좀 더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수단입니다. 지하철 1km를 건설하려면 1000억 정도 들어간다는데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잘 만들어 놓으면 돈을 그렇게 안 들이고서도 지상에 지하철을 만들어 놓은 듯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중앙버스전용차로는 아직까지 70~80km밖에 안 되거든요. 2004년 개편 당시에는 대략 40km, 50km미만 정도밖에 없었고 작년에 좀 늘어났는데, 2008년까지 190km정도로 늘리는 게 서울시의 계획입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세계적인 대도시고 인구 1000만이 살고 수도권 지역의 많은 국민들이 들어와서 같이 생활하는 곳이거든요. 그런 것에 비하면 70,80km나 190km나 다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구요. 190km를 2008년에 계획대로 완공한다고 해도 서울 시내 모든 도로에 넣을 순 없는 거고 오히려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없는 도로가 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박인규 :
우선 제 질문은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하면서 보행자 사고가 늘어서, 그건 부작용인데 작년 같은 경우 서울시에서 중앙차로 예산을 70% 정도 삭감했다고 해요. 보행사고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봐야 되는 건지, 시행 초기의 시행착오로 봐야 되는 건지 그 부분에 관해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97.3MHz)'

민만기 :
사고에 관한 문제는 다각도로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버스사고는 줄었습니다. 사고를 당했든지 일으켰든지 하는 버스사고는 줄었습니다. 버스의 안전성이라든가 버스의 경영상 안전사고로 인한 사고비용 등의 문제는 줄었어요. 그렇지만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지나는 구간 내에 횡단보도도 많이 생겼고, 차와 보행자가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좀 늘었거든요. 그래선지 버스사고는 줄었지만 다른 차량들에 의한 사고는 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선 도로운영이 이전과 굉장히 많이 달라졌으면 보행자들이나 시민들이 이 달라진 도로환경, 도로운영에 적응하고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 예를 들어서 1,2,3년 정도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도로를 운영하고 이용하는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이런 것이 지나고 나면 안정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이구요. 두 번째는 도로 안에다 중앙버스전용차로를 넣고 정류장에 횡단보도로 접근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설계상 또는 시설상 보행자 안전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하는 문제들에 대해 지적도 나오기 때문에 이 문제도 시설보완을 세밀하게 지역에 따라서 해야 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차량유도선도 정류장이 만들어지고 없고 하는 것에 따라 차선이 굴곡을 갖게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되면 차량 유도에 관한 문제도 시설을 보완해야 될 문제, 설계상 보완해야 될 문제를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지역마다 따져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보완책이 필요하긴 하지만 전용차로를 늘릴 필요는 있다는 말씀이신데, 사실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기면서 버스 운행속도도 빨라졌고, 특히 젊은 사람들은 환승혜택을 많이 보기 때문에 30분 모임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서울시 주변의 위성도시들.. 고양이나 인천, 의정부 등에서 다니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지하철 타고 들어오면 환승이 되는데 경기도 버스를 타고 들어오면 환승이 안 되거든요. 경기도와 서울간의 완전한 환승체계. 사실 서울에 1000만이 있다면 주변도시에도 1000만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풀어야 될 것 같은데 혹시 나름대로 묘안 같은 게 있으십니까?

민만기 :
지금 카드기 경기도, 인천, 서울지역에서 완전히 호환이 안 되고 있습니다. 완전히 호환되지 않는 것은, 준공영제가 도입되면서 버스요금만이 아니라 그 요금으로 운수회사들에 대해 수익금을 분배하고, 모자라는 건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해주는 형태로 돼있는데 그런 조건하에서 환승을 무료로 한다는 게 서울시의 대중교통 운영체계지 않습니까? 그런데 경기도 지역에 가면 환승 완전무료가 실현이 안 돼 있습니다. 그러면, 같은 카드를 사용한다면 경기도 버스를 타고 서울시에 들어오면 서울시에서는 환승무료가 다 되는데 반대의 경우로 가면 환승이 안 되고 새로 돈을 내야 된다고 하면 수익금을 분배할 때 형평이 안 맞게 되죠. 그러면 서울시와 경기도 버스사업자가 돈계산이 안 맞는다고 얘기할 거고, 그렇게 되면 지자체들 간의 협의에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기도에서도 서울시 같은 대중교통 환승무료체계를 완전히 실현할 수 있어야 그 다음에 협상을 해서 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론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지자체가 버스회사의 적자를 보조해 주는 준공영제가 실현이 돼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민만기 :
그렇습니다. 그리고 수도권 지역의 3개 광역 자치단체 간에 그런 문제에 대한 협의를 잘 하기 위해서, 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서울시만이 아니라 경기도까지 연결되는 곳에 놓고, 경기도 버스가 서울시에 어디까지 들어오고 서울 버스는 경기도까지 어떻게 가고 이런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서 수도권교통조합이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버스개편 이후에. 그런데 아직 결정권이나 집행능력을 많이 못 갖고 있어요. 그래서 아직 실효가 충분히 나타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어쨌든 여러 작은 문제가 있긴 하지만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상당히 도시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효험이 있었다면, 그런 제도를 부산이나 대구, 울산, 광주, 대전 같은 광역도시에서도 한 번 시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방 대도시는 지금 상태가 어떤가요?

민만기 :
서울시의 버스체계개편, 준공영제 도입 등의 문제가 있고 난 다음에 초반기에는 상당히 문제가 있었지만 점차 안정돼 나가는 걸 보고 중앙정부에서도 준공영제 도입 확산을 정책적으로 지원했구요, 그런 다음에 대전이나 대구 등의 도시에서 이미 준공영제가 도입됐습니다. 그런데 도입되는 과정에서 지역 시민단체들의 반응을 모니터해 봤더니 서울보다는 평가가 좀 낮았습니다. 왜 그런가를 따져봤더니 버스운영회사와 시 간의 준공영제 도입은 서울시의 모양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이뤄진 것 같은데,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노선이 완전히 편리하게 개편된다든지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설치돼서 버스의 정시성이나 속도가 빨라진다든지 BRT시스템이 도입된다든지 하는 실질적인 서비스가 이뤄져야 되거든요. 시민단체가 바라는 건. 그런데 대전이나 대구 같은 경우는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이나 BRT시스템 도입 등의 실제적인 서비스 개선을 할 수 있는 시설개선 체계개선 문제가 진행이 안 되거나 미흡한 상태로 준공영제만 도입된 시기였거든요.

박인규 :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어려운 건 도로사정 때문에 그런 건가요?

민만기 :
그렇습니다. 왜 서울처럼 중앙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하지 않느냐 하는 시민단체들의 항의에 대해서 대전시나 대구시 같은 경우는 우선 도로사정이 서울만큼 넓고 곧지 않아서 좀 어렵다고 얘기합니다. 두 번째로는, 말은 명확히 못하지만 자가용 이용자들한테서 도로의 일정 부분을 떼어내서 버스한테 할애하는 셈이니까 그렇게 되면 자가용 이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될 것 같으니까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자치단체에서 좀 부담을 갖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해외, 세계적으로 보면 심지어는 파리나 로마같이 역사유적이 너무 많아서 돈도 문제지만 길을 넓힐 수가 없는 도시들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도시는 서울보다 훨씬 길이 좁은데도 중앙차로를 도입한다든지, 아예 어느 도로는 버스만 다니는 도로로 지정해 버려서 버스통행의 우선권을 확립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방대도시에서 버스준공영제 뿐 아니라 중앙버스전용차로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될 것 같군요.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 오늘은 녹색교통운동의 민만기 사무처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중앙버스전용차로만으로 안 되는 도시교통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풀어야 할지 여쭤보겠습니다. 서울의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기껏해야 수십km밖에 안 되거든요. 그것이 만능이 아니고, 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만들 수 없는 길도 많기 때문에 중앙버스전용차로만으로 도시교통문제를 푼다는 건 어려울 것 같구요. 녹색교통운동 같은 데서는 대도시 교통문제를 풀기 위해서 자가용, 이른바 나홀로 차량의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설명을 해주시죠.

민만기 :
그렇습니다. 도로라는 건 대중교통도 다니고 자가용도 다니죠. 대중교통과 자가용이 나디는 길이 구분돼 있지가 않구요. 그래서, 자동차가 너무 많아진 이 시대에 자가용들이 다 도로로 나와서는 교통문제를 도저히 풀 수가 없다. 그래서 대도시 교통문제를 대중교통 중심으로 풀어가야 된다는 건 동서를 막론한 모두의 합의입니다. 당연할 수밖에 없구요. 그런데 도로에서 대중교통의 통행우선권을 보장하는 것은, 동시에 자가용 이용을 자제시키고 억제한다는 등의 조치와 병행하지 않고는 실행하지 어렵습니다. 제로섬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도로를 쓰고 있기 때문에 자가용들이 다 나와서 이미 도로를 막고 있는 상태라면 도저히 대중교통의 통행을 보장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박인규 :
지금도 요일제 운행이라든가 해서 나름대로 억제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씀이신가요?
▲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97.3MHz)'

민만기 :
그렇습니다. 지금 요일제는 서울시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는 있는데 시민단체에서는 부족함을 느껴서 거기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참여하고 있지 못한데요,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자가용 운행을 자제하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형태의 제도를 갖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 일반적인 시민들의 경우, 이미 일상적인 통근교통에 내 차를 이용하는 건 안하겠다, 대중교통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시민들은, 꼭 공익을 생각해서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이미 자기 차의 이용을 더 많이 자제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필요에 관한 문제를 얘기한다면 일주일에 한 번만 안 타면 될 상황이 아니라 반대로 일주일에 한 번만 탔으면 좋겠는 상황입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요일제 운행을 넘어서 자가용 사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게 있다고 보십니까?

민만기 :
그렇다고 사람들의 이동, 통행을 불편하게 하면 안 되니까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아주 편리해야 된다. 대중교통을 잘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렇게 해나가는 전제하에서라면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는 정책을 취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세계적인 예로 유명한 런던의 혼잡통행료 제도 같은 게 있어요. 그곳은 예를 들어 서울의 사대문 안 정도 되는 범위를 정해놓고 그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자가용에 대해서 아주 비싼 통행요금을 물립니다. 그러다 보니 통행량이 현저하게 떨어졌어요. 이것을 3,4년 하더니 올해 연말까지 통행을 규제하고 통행료를 받는 면적을 두세 배 가까이 넓히는 걸 추진한다고 합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처음에는 자가용 이용하는 사람들한테 불편을 줘서, 또 돈 내라고 하니까 불만도 있었겠지만 하다 보니까 좋다는 걸 알게 돼서..

박인규 :
우리도 남산 터널 같은 경우는 2000원인가요? 상당히 비싸게 받는데 자가용 운전자들이 불만이 많으신 것 같더라구요.

민만기 :
서울의 혼잡통행료는 한 지점에서만 받는 거죠. 그런데 면적으로 하게 되면 영향이 광범위해져서 도로의 차량통행량이 떨어질 거구요, 그러면 소통이 굉장히 좋아질 겁니다.

박인규 :
지금까지는 대도시교통 문제를 위해서 나홀로 차량보다는 대중교통수단을 우대하는 것을 말씀하셨는데, 차량과 사람간의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녹색교통운동 같은 데서는 보행권, 걸어다니는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자고 해서.. 제가 알기로는 최근에 서울 시내에 광화문 네거리에도 횡단보도가 생기고 많은 지역의 육교들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녹색교통운동이 그런 걸 없애는 데 상당히 앞장섰다고 들었는데요,

민만기 :
네. 녹색교통운동은 1993년도에 설립할 때 첫 번째 구호가 보행권 확보였습니다. 너무나 효율 내지는 자동차 소통 위주로만 교통정책을 펴니까 안전이나 보행자의 편의, 도시환경 등 문제를 너무 소홀히 했거든요. 그리고 대중교통이라는 것 자체도 대중교통만 개선하면 반만 개선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대중교통 이용자는 보행자거든요. 대중교통을 타기 위해서도 보행으로 정류장에 접근해야 되고 갈아타기 위해서도 내려서 움직여야 되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보행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보행환경의 정비라는 문제가 베이스에 깔려야 기본적으로 자갸용을 이용하는 것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사이의 경쟁력이 충분히 비교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대중교통인 버스시설이 좋아졌다는 한 가지만으로는 사람들이 자가용 이용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정류장 시설이 좋고 정류장까지 가는 보행환경도 쾌적하고 걸을 만하다. 이런 문제까지 포함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인데 우리나라는 교통사고가 OECD국가들 중에서 최고로 나쁜 상탭니다. 좋아지고 있다지만 꼴찌에서 일등입니다. 그 사고 중에서도 '차 대 차' 사고 보다 '차 대 사람' 사고에서 사람이 죽는 사고가 세계적으로 굉장히 높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차 대 사람' 사고로 보행자가 죽는 사고는 10~20% 사이인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도 40-~50%나 됩니다. 이건 같은 사망사고라고 해도 약자 보호가 잘 안 되는 교통시스템을 상징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시설이나 제도운행에 있어서나 보행자나 약자가 보호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되거든요. 그런 점으로 생각할 때 보행환경을 개선해야 된다는 겁니다. 특히 횡단보도 문제에서 얘기한다면, 예전에 자동차 소통효율만을 위해서 횡단보도를 다 없애고 육교나 지하도를 만들어 놓으니까 예를 들어 노인이나 장애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은 길을 건너는 게 거의 장벽이 돼버려서 몇km를 돌아가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무단횡단 한다고 단속했거든요. 우리는 이게 좀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해서, 육교나 지하도로 횡단보행을 대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도심지에서도 횡단보도가 필요하다고 했구요. 그래서 1998년 99년 이 연도에는 길거리에 나가서 시민들의 생각을 서명 받아서 직접 횡단보도 설치를 요구하는 행동을 했구요, 그런 과정 후에 최근에는 서울시에서도 자발적으로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일을 여러 가지를 진행했습니다.

박인규 :
노약자나 장애인들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걸어다닐 수 있는 교통.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이제 시작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보행권을 좀 더 보장하기 위해서 혹시 녹색교통연대에서 생각하고 있는 게 있는지 마무리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민만기 :
도시가 점점 경쟁력 있는 도시로 가야 삶의 질과 국제경쟁력이 좋아질 텐데요, 옛날에는 그 경쟁력과 경제 얘기를 하면 자동차가 빨리 소통해야 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안전해야 오히려 경제적이다. 또는 도시환경이, 외국관광객이나 우리 국민들이 봤을 때도 안전하고 편리하고 쾌적하다는 느낌이 들어야 오히려 생산력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도시환경이 보행자들한테 친화적으로 좀 개선되고, 또 대중교통이 개선돼서 자가용 이용이 줄어드는. 그래서 환경도 살리고 안전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방향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수요관리를 강화해서 자가용 이용을 억제한다고 했을 때는 시민들의 협조가 결정적으로 필요합니다. 시민들이 스스로 동참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박인규 :
네. 편안하고 안전한 교통환경을 만드는 데 많은 역할 하시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민만기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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