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중도·개혁파 연대체인 '미래모임'의 대표 당권주자로 권영세 의원이 선출됐다.
'미래모임'은 29일 1차 투표를 통과한 권 의원과 남경필 의원을 대상으로 30일 결선투표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권 의원이 81.94점을 얻어 80.92점을 얻은 남 의원을 간발의 차이로 이겼다.
당원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남 의원이 권 의원을 더블스코어에 가깝게 따돌렸지만, 모임에 가입한 114명의 국회의원과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의 투표에서 권 의원이 16표를 이겼다. 총점은 현장투표 70%,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합산한 결과다.
권 의원은 "오늘 나를 선택한 이유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개혁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기대라고 믿는다"며 "7월 11일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의 대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당초 각 후보들과 계파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독자후보 옹립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권 의원의 선출에 성공함에 따라 독자세력화를 통한 지도부 입성이라는 중도·개혁파의 '실험'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모임 내에서도 인지도 면에서 앞서는 남 의원의 우세를 점쳐왔기에 박빙의 차이지만 남 의원의 패배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두 의원 모두 개혁파로 분류되는 '수요모임' 소속이지만 권 의원은 동시에 중도성향을 띠는 '푸른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만큼 '수요모임' 진영에서는 이번 투표 결과를 개혁파 입지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분이기다.
이들은 세 결집을 위해 회원 가입에 차별을 두지 않은 것을 남 의원의 패인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중도·개혁 노선과는 상관없는 회원들이 선거인단에 다수 포함된 결과, 당내 거부감이 적은 중도파가 선출됐다는 풀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강재섭, 이재오 등 중진 후보들과 '선명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미래모임' 후보로 온건성향의 권 의원을 내세운 것은 전력 약화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이에 '수요모임' 소속의 한 의원은 "연대의 확대를 위해서라면 약간의 부작용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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