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으로 바뀌려던 폐교를 인수해 말끔히 새단장을 해서 동요를 신나게 부르고, 재밌게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김종석씨... 어린이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아동학을 공부하고, 이제는 유아교육과 교수로까지 활동하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개그맨 김종석씨를 초대했습니다.
그는 왜 동요학교를 설립했는가? 대중가요에 익숙해져있는 아이들을 과연 동요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동요학교를 통해서 그가 아이들에게 심어주고자 하는 꿈과 희망은 무엇인가?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김종석 동요학교 교장선생님입니다.
김종석씨는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MBC 공채 3기 개그맨에 뽑히면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청춘만만세" "웃으면 복이와요" 등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던 중, 1991년부터는 EBS 딩동댕 유치원에서 뚝딱이 아빠로 출연하면서 모든 코미디 프로그램을 접었고, 현재는 어린이 프로그램 전문가로 자리를 굳혔습니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도맡아 온 그는 어린이의 눈높이를 맞추고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현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대학교 아동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서정대학 유아교육과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종석씨..
박인규 : 6월 9일에 동요학교가 문을 열었죠? 딱 일주일 됐네요. 뚝딱이 아빠에서 동요학교 교장선생님까지 되셨는데, 우선 뚝딱이아빠라는 게 뭡니까?
김종석 : 우리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뚝딱이가 있습니다. 이 뚝딱이의 탄생배경은 한동안 미국 디즈니랜드나 월드의 캐릭터들이 우리나라 어린이들을 지배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는 매체도 가지고 있는데 왜 외국에 로열티를 1,2조씩 주고 아이들 정서에도 맞지 않는 친구들과 놀게 할 수는 없다. 우리 어린이들과 맞는 캐릭터를 만들어내자.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건 도깨비방망이로 '집나와라 뚝딱' 하면 집 나오고, '인공위성 나와라' 하면 인공위성 나오는 거. 얼마나 신기합니까.. 거기에 착안해서 뚝딱이라는 아주 귀엽고 앙증맞은 꼬마도깨비를 만들었는데, 그 아빠입니다.
박인규 : 뚝딱이아빠를 15년간 하시다가 동요학교를 만드셨어요. 동요학교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는 뭡니까?
김종석 : 점점 어린이들 입에서 어린이다운 노래가 불려지지 않게 된 게 한 7,8년 전부터 시작이 되더라구요. 외국같은 경우는 구별이 정확하거든요. 어떤 분들은 외국에 동요가 없다고 얘기하는데 그 게 아니라 키즈송, 칠드런송, 어덜트송, 이렇게 구별이 상당히 정확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동요가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인데 갑자기 유치원생들이 부르는 노래로 내려갔어요. 그런 다음에는 묘한 노래, 어린이들 입에 맞지 않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7,8년 전부터 심하게 사회화 되는 걸 보고 어린이는 반드시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좋다. 어린이들 미래를 위해서도. 그 생각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박인규 : 그런데 어떻게 충북 음성까지 가셨습니까?
김종석 : 원래는 명동 복판에서 하려고 했죠. 그런데 여기서는 어린이들이 와서 직접 체험하고 가족들이 와서 부를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내려가게 됐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그 장소가 '고추먹고 맴맴'이란 동요의 발상지기도 하고 그래서..
박인규 : 세운 지가 일주일 됐는데, 사람들이 많이 좀 왔나요?
김종석 : 아직 많이 오진 않았구요, 주변 분들은 다 왔다 가셨고 거길 지나가던 분들이 궁금해서, 과연 저게 뭘까.. 또 어떤 분들은 정말 멀리 부산에서 올라오신 분들도 있고 인천에서 오신 분들도 있고. 그 분들은 저와 똑같은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예요. 가족 장기자랑 할 때는 동요를 하고 싶다는 거예요. 그러면 모두가 부를 수 있잖아요. 남녀노소 함께 부를 수 있는 게 실은 동요거든요. 요즘 보통 장기자랑을 하면 엄마아빠가 하든지, 어린이가 하면 엄마아빠는 웃으면서 보고만 있든지. 이래서 가족간의 애착관계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좀 오고 계시구요. 저는 동요학교에 많은 사람들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 대신 이 학교의 상징성. 정말 우리 어린이들에게 맞는 동요, 노래를 어린이들에게 넘겨주는 것이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어떤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게 동요학교의 설립목적이거든요.
박인규 : 사회적으로 동요가 필요하다는 걸 환기시키겠다... 동요학교 교장선생님이 되셨으니까 커리큘럼을 소개해 주시죠.
김종석 : 재밌습니다. 저는 오자마자 짐을 놓고 운동장에서 가장 쉬운 동요를 가족과, 아니면 단체가 함께 부르고 율동을 같이 하면서 즐깁니다. 그 다음 신발을 벗고 동요를 왜 어린이가 불러야 되는지, '고추먹고 맴맴'이란 노래의 발상지에 관한 것을 쭉 만들어 놨습니다. 그 이론적인 배경을 걸어가면서 보고, 아무래도 시골에 왔으니까 예전의 농기구부터 시작해서 오래된 것들을 학교에 관련된 것들로 부스를, 체험관을 만들어 놨습니다. 그걸 구경하고 만져도 보고. 다른 데 가면 눈으로만 보라고 돼 있잖아요, 그런데 거기는 모든 전시품을 '눈으로 보지 마세요. 직접 만져 보세요'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옛날 것들이니까 고장나면 또 가서 구해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래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해놨구요. 체험관을 한 세 군데 들른 후에 교실로 가면 동요교실에서는 세 시간 정도로 나누고 있습니다. 한 시간 정도는 동요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드리고, 한 시간은 창작동요를 만들어보는 방법을.
박인규 : 어려울 것 같은데요..
김종석 : 쉽습니다. 아이들이 왜 어린이 노래를 불러야 되냐면, '도레미파솔라시도'가 있으면, 목이 약해서 '레'에서부터 '라'음계를 많이 씁니다.
박인규 : 너무 고음이나 저음은 안 좋다?
김종석 : 그렇습니다. 그래서 '레'에서 '라'음계로 이용되기 때문에.. 거기에 '시,도'도 들어가지만 마지막 부분에 조금씩 들어가지 그 음계를 사용하는 것이 아이들 성대보호에 제일 좋거든요. 굉장히 쉬워요.
박인규 : 어린이들이 동요만 불러야 되는 이유가 있는 거네요?
김종석 : 그럼요. 그리고 노랫말들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잖아요. 아름답고 서정적이고. 감동이 노래만 듣고 있어도 밀려오잖아요. 그런 것들을 자가발전해서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창작동요를 만들어서. 그 다음에는 그게 웃기고 재밌을 거 아니에요. 처음 만들어 보시니까 어떻게 될지 궁금하잖아요. 그럼 선생님이 같이 불러보고, 그걸 CD에 다섯 곡이나 열 곡을 녹음해 드립니다. 그걸 가지고 서울 가면서.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되니까 차 안에서 들어보고. 가족창장동요니까 가는 동안 얼마나 즐겁고 재밌겠습니까. 그래서 그걸 한 세 시간 정도로 짰습니다.
박인규 : 1박 2일 코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김종석 : 1박 2일 코스에는 그것만 할 수 없기 때문에 삼림욕을 할 수 있도록 뒷산을 개발했습니다. 한 40분 동안 삼림욕을 하면 치톤피트라고 하는 좋은 물질을 건강하지 않은 어린이들이나 부모들에게 선물하니까. 그 코스도 있고, 거기서 나무화분을 심어서 가꿀 수 있는.. 공격성향이 있는 어린이들은 그걸 통해서 정서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체험관도 있구요. 산에 있는 나무 잔가지들을 모아서 곤충을 만드는 체험도 있고. 체험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 현장에 선생님들이 상주를 하시겠네요. 몇 분 정도 계십니까?
김종석 : 한 12분 정도가 계시는데 그 중 비상주하시는 분이 한 아홉 분 되시고 세 분 정도가 상주해 계십니다. 왜냐면 밤에 오실 수도 있고 이른 아침에도 오실 수 있기 때문에..
박인규 : 그 중에는 꽤 유명하신 선생님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빠 힘내세요' 만드신..
김종석 : 그렇습니다.
박인규 : 5000평이면 아주 큰 건데, 음향시설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음향시설이 좋아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종석 : 아무래도 음악과 관련되기 때문에 정확한 음정, 박자, 가사를 들어야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동요라는 건... 정말 어린이들 목소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고 하잖아요. 그 아름다운 소리를 정확하고 깨끗한 음으로 듣는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5000평이나 되는 동요학교를 만드시고, 질 좋은 스피커 시설을 하시고, 상주하는 선생님들까지 두려면 상당히 돈이 많이 들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돈을 마련하셨습니까?
김종석 : 기업이 이윤추구를 한 다음에 그 이윤의 어느 정도를 사회에 환원하잖아요. 저는 오래전부터 재능10% 사회에 환원하기 운동을 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백혈병재단, 굿네이버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도 속해 있거든요. 그러면서 저에 대한 자원을 청소년들에게 그동안 쭉 해주고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또 따로 고아원을 도와주는 게 있었는데, 그걸 하면서 이제는 좀 더 큰, 넓은 영역의.. 어린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게 없을까. 그래서 생각한 게 아이들 정서를 안정시켜 주자. 요즘 어린이들이 정서가 많이 불안해요. 공격성향이 강하고 걸핏하면 중독증후군이 많아졌어요. 정서안정이 안되니까 게임중독이나 패스트푸드 중독. 그래서 요즘 아이들이 성인병이나 질병. 보이지 않는 질병에 시달리거든요. 그런 이유들이 어쩌면 정서적인 부분들이 안정이 안돼서 그렇지 않나. 그건 분명히 사회적으로 큰 비용지불이 돼야 된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빨리 서둘러 보자는 생각에 시작했습니다.
박인규 : 이걸 만드시는 데 3년 걸리셨다고 하는데 혹시 비용을 물어보면 실례인가요?
김종석 : (웃음) 비용을 말씀드리면 들으시는 분들이 동요학교에서 그 돈을 어떻게 뽑으려고 그러지... 이런 생각들을 하시기 때문에..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동참해 주시기도 했구요. 그래서 이 동요학교를 만들어주신 분들의 얘기. 지나간 히스토리를 전부 거기다 썼습니다.
박인규 : 후원자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몇 분이나 계십니까?
김종석 : 열 분에서 열다섯 분 정도는 될 거예요.
박인규 : 돈이 엄청 많이 든 걸로 알겠습니다.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운영하려면... 상주하는 선생님이 세 분이나 계시고.. 동요학교에서 배우는 게 무료라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김종석 : 예. 동요부분은 무료로 하구요. 방금 말씀하신 선생님들도 있고, 일 년 하다가 문 닫으면 안 되니까. 저희 비용으로 지금까지 모든 걸 갹출을 했는데요, 그렇게 해서는 장기간 동요보급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기 오셔서 식사를 하시면 식사비용을 4000원 정도 받고. 그런 부분이나, 화분을 가족끼리 만들 수 있도록 해서.. 3000~4000원 정도. 거기서도 큰 비용이 소요되진 않구요. 그런 비용들을 아끼고 아끼면 거기 세 분도 그렇게 많은 비용을 지불한 분들이 아니거든요. 어느 정도는 자원봉사의 느낌이 있으시기 때문에.
박인규 : 곧 방학이 되는데, 방학을 위한 특별프로그램 같은 것도 있습니까?
김종석 : 특별프로그램으로는...농촌체험을 하고 싶은데 못하는 친구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거기에 웅덩이를 크게 만들어서 미꾸라지를 여러 마리 풀어놨어요. 거기 들어와서 반바지만 입고 미꾸라지 잡기. 미꾸라지 감촉이 좀 묘하잖아요. 그래서 도전정신도 기르고 농촌체험도 하고..
박인규 : 방학도 되고 그러면 가고 싶어 하시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 거길 가려면 어떻게 알아봐야 됩니까?
김종석 : 저도 가면서 여러 번 헷갈렸거든요. 그곳을 오는 분들이 각 지역이기 때문에.. 여러 검색사이트에서 음성동요학교라고 한글로 검색해보면 약도가 돼있습니다.
박인규 : 또 어떤 분들은, 좋은 일인데 내가 가서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 이런 분들 계실 것 같은데 그런 분들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김종석 : 24시간 대기하고 있죠. 그런 분들을 위해서..
박인규 : 그것도 음성동요학교 검색하고 들어가서 물어보면 됩니까?
김종석 : 그럼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최근 국내최초로 동요학교 문을 연 어린이 프로그램 전문가 개그맨 김종석씨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김종석씨가 어떻게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많이 갖게 됐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는 개그맨을 하셨어요.
김종석 : 그때 인기있었습니다. (웃음)
박인규 : 그러다가 원래 출신 방송사에서 EBS딩동댕유치원으로 바꾸셨습니다. 어린이프로그램만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특별한 계기 같은 게 있습니까?
김종석 : 특별한 계기는요.. 제가 개그프로그램을 하면서,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도 2,3년 지나면서부터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완전하지 않다는 걸 자꾸 느끼게 됐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어린이프로그램을 같이 했는데, 어린이프로는 약간 불안정하게 했는데도 끝나고 나서는 굉장히 완벽하게 한 것처럼 느껴져요. 만족감을 느낀 거죠. 그 이유가 뭘까 한 5년동안 생각을 했거든요. 그랬더니 저에게도 맞는 재능의 DNA가 있구나. 그 게 바로 어린이프로그램이구나. EBS에서 프로포즈가 들어왔을 때 한 일주일 고민했거든요. 어린이프로그램으로 가면 그동안의 기득 프로그램은 다 손을 놔야 되기 때문에.. 그 당시만 해도 제가 리포터를.. 1000회 기념 콘서트까지 했었어요. 굉장히 많이 했는데, 이것과 개그프로그램과 방송사에서 하고 있던 어린이프로그램을 다 접고 하나만 해야 되거든요.
박인규 : 동시에 할 수는 없습니까? 전속개념이어서 그런가요?
김종석 : 그렇습니다. 전속금은 안 줬었는데, 그때는 그냥 묘하게 KBS에서 했으면 KBS만 하고 EBS만 하면 EBS만 하고.. 이런 관계가 있어서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내가 아무래도 개그맨으로 출발했는데 어떤 한 영역의 전문가로서 오래되면 나중에 이쪽에서 10년 하는 것과 똑같은 게 나타나지 않겠느냐. 누군가는 전문가를 필요로 할 것이고. 또 그걸 해야 될 사람이 필요한 거니까 그쪽으로 가자. 그렇게 어린이프로그램을 하기로 결심을 하고 이쪽으로 온 게 15년 됐죠.
박인규 : 사세로만 보면 굉장히 중대한 결정을 하신 거네요.
김종석 : 첫 번째로는 일단 옮기자마자 수입면에서.. (웃음)
박인규 :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15년을 뚝딱이아빠로 지내오셨는데 만족하십니까?
김종석 : 너무나 만족하죠. 저는 이게 어쩌면 요즘 얘기하는 불루오션이란 생각을 합니다. 15년 전에 우연히도 다른 사람이 타지 않은 빈 차에 탄 것이 블루오션차라는 걸 느끼게 됐죠.
박인규 : 뚝딱이아빠를 하시다가 대학원도 다니시고 지금도 박사과정 밟고 계신걸로 알고 있는데요, 왜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하시게 되셨어요?
김종석 : 그게 바로 전문화로 가는 길이라 생각했거든요. 도예공이 도자기를 잘 빚어놓고 돌아가셨어요. 그러면 후손은 그 도예공을 생각하면서 정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도예라고 전시를 했거든요. 그것보다 더 좋은 도예를 만드는 방법은 그 흙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재질이 뭐고 도자기 뿐 아니라 또다른 것들을 만들 수 있도록
박인규 : 말하자면 이론이 필요하다..
김종석 :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어린이 프로를 쭉 하면서 이론과 실기가 굉장히 괴리감이 있었어요. 그걸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일단 공부를 통해서구나. 그런데 그게 맞아 떨어졌어요.
박인규 : 아까 처음에 말씀하시면서 한 7,8년 전부터 어린아이들이 동요를 안 부르더란 말씀을 하신 게 기억에 남는데요, 15년 해오시다 보니까 애들도 좀 세대차가 있습니까? 옛날아이들과 지금아이들과 많이 다릅니까?
김종석 : 차이가 있죠. 예전에는 보통 순수했어요. 지금 어린이들이 순수하지 않다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농도 차이가... 15년 전에는 처음 녹화를 하다 보면 어린이들이.. 스튜디오에 라이트 켜져 있고 감독님들이 큰 소리로 '레디고' 외치고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잖아요. 그러면 녹화가 끝나고 아이들 한두 명은 가만히 앉아있어요. 그래서 가보면 쉬를... 그럼 빨리 엄마를 오시라 그래서 아이를 안정시켜 주고, 나도 옛날에 그랬다고 안정을 시켜주고. 그래서 아이 옷을 한 서너 벌씩 가져오게 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어린이들은 그런 거 없어졌어요. 아주 자연스럽게.. 어떤 아이들은 와서 "뚝딱이아빠,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니에요." 하고 가르쳐주기도 하고..(웃음)
박인규 : 6월달로 동요학교 교장선생님도 되셨지만 또 올해 초부터 대학교수님도 되셨습니다. 어떻게 해서 교수님까지 하시게 됐나요?
김종석 : 이런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는데, 영문을 잘 몰랐었거든요. 그 제안을 받고.. 많은 사람들이 교수가 되려고 노력하시는 걸 주변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그렇게 쉽게 될지 몰랐었거든요. 그런데 유아교육과고.. 다른 과면 굉장히 망설였을 텐데 제가 쭉 현업에서 했던 부분이고 이론도 무장돼 있고. 서정대학교에서 조교수 제안이 들어왔을 때 처음에 저는 농담인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학과장님을 처음 뵙고 학장님을 뵈었는데, 저처럼 현업에 오래 있었고 이론을 겸비한 사람이 유아교육과에 있음으로써... 이 사람들이 3년 공부하면 바로 선생님이 되거든요. 그 분들에게 현업에 있는 얘기들을 참 많이 들려줄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저를 임용하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거기 부응하기 위해서 아주 훌륭한 선생님을 만들기 위해서... 벌써 이제 한 학기가 끝났습니다.
박인규 : 꼬맹이들과 같이 놀아주는 것과 대학생들 가르치는 건 상당히 다를 것 같은데 한 학기 해보시니까 해볼만 하던가요?
김종석 : 예. 재밌어요. 그리고 학생들이 열의가 굉장히 차있거든요. 이 친구들은 재교육시간이 없어요. 3년 학교에서 공부하면 즉시 선생님이에요. 여기서 그릇된 선생님이 나가게 되면 아이들의 미래를 크게 망칠 수가 있어요.
박인규 : 요즘은 사실 맞벌이부부도 많아서, 애가 조금 걸을 수만 있으면 어린이집에 보내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부모들과 직접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적어져서.. 요즘 아빠들은 아기들과 같이 놀 시간도 없고 방법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아빠나 엄마가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줄지. 방법이랄까요?
김종석 : 우리나라의 가장 교육적인 폐단이 그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빠가 너무 쉽게 돼요. 엄마는 교육과정 중에 가정이 있고 뭐가 있고 많아요. 그래서 엄마교육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어느 정도 돼 있거든요. 그런데 아빠는 보면 아빠교육이 없어요. 중학교에도 아빠교육 없잖아요.
박인규 : 아기 만드는 것만 하고 아무 것도 안한다...
김종석 : 그러니까요. 그래서 저는 고등학교 정도는 남학생들을 위해서 아빠교육과정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이게. 그 교육과정 없이 아빠들이 바로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니까 굉장히 당황이 되는 거예요. 이걸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러니까 여기저기 담 너머로 배우고. 담 너머로 배우는 것도 굉장히 훌륭한 아빠예요.
박인규 : 그런 거라도 할 수 있으면... 그 말씀 듣고 보니까 저도 좀 뜨끔해지네요.
김종석 : 그래서 아빠들이 요즘은 공부를 좀 많이 해야된단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올해 교수님도 되시고 동요학교 교장선생님도 되셨는데, 앞으로 또 하시고 싶은 일이 많을 것 같아요. 계획을 마무리 삼아 말씀해주시죠.
김종석 : 저는 일단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는 어린이들의 노래가 어린이들 입에서 많이 불려졌으면 좋겠구요. 이 사회가 너무 산업사회가 가다보니 어린이들이 정서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고 있다는 걸.. 이제는 선진국으로 가려면, 앞으로는 이 아이들이 우리나라를 선진화시킬 주역들이기 때문에, 그래서 정서에 맞는 것들을 그 선물로 줬으면 좋겠다. 어린이들에 뭐가 소중한지를 국가에서 좀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구요. 그리고 저는 앞으로 선생님을 해보면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바로 나가서 선생님이 되실 학생들은 정말 사명감을 갖고 공부를 해야되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박인규 : 앞으로 우리나라 어린이들을 튼튼하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종석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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