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에 있을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중진급 의원들의 당권 도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반면, 연대를 통한 세규합을 추진 중인 소장파와 초선 의원 그룹 모임에서는 후보 단일화에 대한 이견으로 일부 회원들이 이탈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강재섭-이재오 '맞대결'에 강창희, 이방호, 이규택 '도전'
강창희 대전시당 위원장은 12일 "유력 대선후보들이 대부분 영남 출신인 상황에서 당의 얼굴마저 영남 출신으로 포진됐을 때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의 모습을 갖추기 어렵다는 고민 끝에 내가 충청권을 대표해 최고위원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정치적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16대까지 5선 국회의원을 지낸 강 위원장은 2004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 유학길에 올랐다가 2005년 8월 대전시당위원장으로 복귀했다. 강 위원장은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 출마를 포기하고 박성효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 주력했던 '공'을 바탕으로 지역 대표성을 앞세워 당권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같은 날 이방호 정책위의장도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장은 "강력한 리더십과 합리적인 보수주의로 당의 중심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재선이지만 당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그룹인 <자유포럼>을 이끌며 국가보안법 개폐, 사립학교법 개정 등 현안마다 완고한 목소리를 내 왔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4선 이규택 최고위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권을 두고 경쟁 중인 이재오 원내대표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 위원은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불공정 시비와 사전선거 소지를 없애기 위해 원구성 등의 원내 인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오 원내대표는 "상임위를 배정하고 나면 실제로 고맙다는 사람보다 불만인 사람이 더 많을 텐데 이를 두고 인사권 이용이라는 주장이 타당하냐"며 "이 위원의 주장은 이해하기가 어렵고 의원들의 뜻을 좀 더 파악하겠다"고 반박했다.
아직 이 대표가 공식적인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이 대표 주변에서는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으며 공식 선언을 할 시기를 고르고 있다.
이에 이 대표에 앞서 원내대표를 지낸 강재섭 의원의 출마 선언도 임박한 것으로 관측돼 이미 출마가 가시권에 들어온 중진들만 해도 다섯 명을 채운 가운데,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버렸던 맹형규 전 의원도 재보궐 선거와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연대, '후보 단일화' 방침 정하자 이탈자 발생
반면, '소장·중도·개혁세력의 연대'를 내세웠던 '미래모임'은 후보 단일화 논의에 진통을 겪고 있다.
이들은 오전과 오후에 걸친 간사 협의에서 "전당대회에서 '미래모임' 차원의 단일후보를 낸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박형준 간사는 회의 브리핑을 통해 "15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를 추인 받은 뒤 다음주부터는 후보 단일화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단 연대 내 출마 희망자들을 모아 토론회 등을 통해 검증 작업을 거친 뒤 여론조사, 선호투표 등을 통해 이달 중으로 단일 후보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단일후보'를 방침으로 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이탈자가 발생했다. 국가발전전략연구회 대표인 심재철 의원은 "한나라당의 변화와 개혁을 추구한다는 대원칙에는 공감하지만, 발전연 회원인 이재오 원내대표가 대표출마를 준비 중인 상황에서 발전연 대표로서 더이상 미래모임 차원의 독자후보 논의에 동참하기는 곤란하다"며 사실상 탈퇴를 선언했다.
이에 연대에 참여했던 초선모임 소속 일부 의원들도 후보 단일화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초 참여를 선언했던 현역 의원 57명 중 이탈자가 상당수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대를 맺은 세력들이 저마다 당권 도전자를 포함하고 있어 이를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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