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0일 각 당은 '대국민 성명'을 통해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민주개혁세력이 어려움에 처할 우려도 있다"며 "한나라당의 싹쓸이만은 막아 달라"고 강조한 반면,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번에 열린우리당 정권을 심판하지 못하면 내년 정권교체도 어려워진다"며 '압승을 통한 정권심판'을 요구했다.
정동영 "우리당의 목표가 폐기되지 않는 한 우리당도 건재" 강조
정 의장은 싸늘한 여론을 의식한 듯 '지지를 호소한다' '한 표를 부탁한다'는 등의 직접적 표현 대신 "깊이 고민하시고 선택해 주시기 바란다"는 완곡한 말로 '한 표'를 호소했다.
정 의장은 특히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민주개혁세력이 어려움에 처할 우려도 있다"고 강조하며 "국민 여러분의 따끔한 회초리라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싹을 살려 달라"고 당부했다. 몇 안 되는 접전 지역만이라도 살려보자는 노력으로 보였다.
정 의장은 "우리당의 정치적 이상과 목표가 용도 폐기되지 않는 한 당도 건재할 것"이라며 지방선거 이후 열린우리당이 공중분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애쓰기도 했다.
정 의장은 정계개편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했지만 "우리당은 앞으로도 건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또 "저와 우리당은 깨끗하고 투명한 지방자치,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지방자치를 만들겠다는 사명감으로 뛰고 또 뛰었다"며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과거와 같은 공천비리, 매관매직, 허위사실유포 등 구태의연한 추태가 끊이지 않았다"고 '부패지방권력심판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정 의장의 호소문을 대독한 우상호 대변인은 최종 판세를 묻는 질문에 "2000여 후보자들이 눈에 밝혀 숫자로 말하기 꺼려진다"면서도 "광역 2군데, 기초 20군데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많지 않다"고 답했다.
이재오 "여권은 공룡집단, 심판하지 못하면 정권교체 어려워"
한편, 압승을 눈앞에 둔 한나라당은 "책임도 못 지고 반성할 줄도 모르는 열린우리당 정권에게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깊이 깨닫게 해줘야 한다"며 '대세론'에 이탈할 수도 있는 표심을 다잡았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열린우리당 정권의 오만한 모습을 봤다. 선거 마지막까지 '정계개편'이니 '합당'이니 하면서 '당리당략의 어둠' 속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모습에서 저희들은 열린우리당 정권의 '심판의 이유'를 다시 한번 보게 됐다"며 한나라당의 선거 캠페인인 '정권심판론'을 한껏 부각시켰다.
이 대표는 "백주대낮에 시내 한복판에서 야당대표가 생명을 잃을 뻔한 테러를 당할 정도로 치안상태는 엉망. 국민의 안전마저 보장받기 힘든 세상이 됐다"며 "이런 정권을 5월 31일 선거에서 국민 여러분은 반드시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현 집권세력은 청와대 권력과 142석의 의회권력을 가진 '공룡집단'"이라며"이번에 심판하지 못하면 내년의 정권교체도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호소문 발표에 앞서 열린 한나라당 선거대책회의에서는 "승리를 단정한 듯해 오만해 보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호소문' 초안이 수정되기도 했다. 논의 결과 '이번 선거의 승리자는 국민이다. 국민 여러분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민심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원하는지 그 깊이를 보여주셨다'고 단정하던 구절이 '그 깊이를 보여 달라'는 청유형으로 바뀌었다.
김태환 전략상황실장의 자체 여론조사 보고에서도 '압승'에 대한 확신이 묻어났다. 김 실장은 "16개 광역단체장 중에서는 11개 시도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우세하고 백중세를 보이던 대전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후보를 공천한 197곳 중 158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우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민주 "정계개편 중심 되겠다"…민노 "우리-한나라에 가는 표는 사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도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마지막 지지를 당부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열린우리당은 이미 패배를 자인하고 자체분란까지 겹쳐 스스로 붕괴해가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광주, 전남북을 교두보 삼아 수도권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고 수권정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전북을 석권하면 열린우리당은 전국적으로 설 자리가 없다"며 "이제 한나라당을 견제해 일당 독주를 막을 정당은 민주당뿐이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특히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밀어주시면 그 힘을 바탕으로 한국 정치의 틀을 다시 짜는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겠다"면서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이뤄 2007년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이룩하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공동선대위원장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인 민노당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천 대표는 "전국에서 집권여당에 대한 분노가 일고 있고 열린우리당은 개혁을 배신하고 민생에는 무능한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진보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좌절시킨 당에 대한 심판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이와 함께 "수구보수정당의 득세로 진보와 개혁의 흐름이 위협받고 있다"며 "한나라당 1당 지배는 풀뿌리 지방자치에는 사망선고나 다름없다"고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구도 던졌다.
천 대표는 특히 "지방선거 이후에 없어질 정당인 열린우리당에 찍는 표는 그야말로 사표이며 차떼기 정당이 가져가는 표도 사표"라며 "지방정치의 변화와 서민정치의 확대, 진보정치로 보답하겠다"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