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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정책은 표가 안 된다?…이젠 세상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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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정책은 표가 안 된다?…이젠 세상 달라져"

[2012 정책토크] 새 정부 환경정책의 방향과 비전

프레시안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공동 주최한 '2012 정책토크 : 시민사회,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야기하다'의 3부 행사 '새 정부 환경정책의 방향과 비전을 이야기하다'가 지난 24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렸다.

12월 19일 대선이 다가오며 후보들의 본격적인 표심 경쟁이 시작됐지만 환경정책은 실종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론회 참가자들 모두 "후보들의 공약 중 유독 환경에 대한 부분만 쏙 빠졌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환경정책이 정책 이슈로 부상하지 못한 채 대선 후보자들에게 외면받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이제까지의 환경 운동을 평가했다. 새 정부와 함께 환경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도 이어졌다.

정치인들이 환경 정책에 무심한 이유?

장재연 환경연합대표는 "대선이나 총선에서 환경 진영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후보자들도 관계자를 만나려고 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봤다"고 말을 시작하며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장 대표는 "표가 안돼서"다 라며 "표가 안 되는 이유는 국민이 환경정책을 자기의 이해관계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은 환경정책에 대해) '좋은 일을 누군가가 하고 있지만 나의 이해관계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정치인을 대하는 환경단체의 태도를 꼽았다. 장 대표는 "정당이나 대표 입장에선 자기들 나름대로 성의 표시해도 환경단체로부터 좋은 소리를 들은 경우가 거의 없어서다"라며 "환경단체의 요구 수준이나 생각이 높다 보니 (정치인들이) 좀처럼 칭찬을 못 듣는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 대표는 "환경단체가 설득력 있는 미래상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환경단체의 뜻이 정치권에 반영돼 구체적인 정책으로 나타나기 위해서 "우리의 최소한이면서 정치 행정의 최대한이 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장 대표는 밝혔다.

장 대표는 "그 두 개의 접점이 환경 정책과제의 수준이나 내용이 돼야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좌중에 던졌다.
▲ ▲지난 24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토론회 '새 정부 환경정책의 방향과 비전을 이야기하다'가 진행되고 있다. ⓒ프레시안(남빛나라)

환경단체의 네 가지 과제

장 대표는 환경단체가 해결해야 하는 4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 과제는 "국민의 건강과 생태계 보호"였다.

이어 "지속 가능한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은 예산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한데, 현재 예산의 대부분을 국토를 파헤치는 데 쓰고 있다"며 현 정부의 환경 정책을 비판했다.

장 대표는 현 상황을 "국토종합개발계획은 전부 건설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만들고 좌지우지한다"고 분석하고 "건설과 국토계획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건설청을 만들어서 건설업은 따로 떼어놓는 식의 조직 개편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우리가 남쪽에 살고 있지만 결국 우리 땅은 한반도이므로 남북 전체에 대한 관심을 놓치면 안 된다"고 네 번째 과제를 이야기한 장 대표는 "통일시대를 대비해서 북쪽 환경이 더 파괴되지 않도록 협력사업과 보호 복원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장 대표는 "정부 과오 해결"을 주장하며 "4대강정책과 원전확대정책 등이 중요한 현실적 과제"라고 밝혔다.

"시대가 바뀌면서 생겨난 환경문제를 직시해야"

정회성 전(前) 한국환경정책학회장은 환경단체가 시대가 바뀌면서 생겨난 환경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사실상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환경문제, 옛날로 치면 쓰레기문제와 대기오염문제 같은 것들이 그동안 정부의 투자와 환경단체의 노력으로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그러나) 눈에 띄지 않고 장기에 걸쳐 나타나는 문제들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누구도 보건문제, 아토피 피부염문제, 컴퓨터 중독문제 등을 환경문제와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기후변화를 예로 들어 환경단체가 시대가 바뀌며 새로 대두하는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설명했다. 정 회장은 "기후변화문제를 환경문제로 이슈화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하며 "문제는 기후 변화로 인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부작용인데 기후변화문제를 경제문제로만 다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회장은 "원자력을 셧다운 하자는 주장은 국민에게 호감을 못 준다. 국민이 불안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 밀도, 원자력 위험에 노출된 사람 숫자를 가지고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후쿠시마 사태로 촉발된 원자력문제에 대한 접근법도 제안했다.

"대규모 토목 공사 공약 들고 나온 후보 없어"

녹색성장을 주요 기치로 내세워온 이명박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어쨌든 이번 대선에서 어느 후보도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겠다고 발언하는 주자가 없는 것은 나름대로 지난 몇 년간 녹색진영 활동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염 총장은 "지금 핵심과제는 탈토건·탈핵 안전이슈"라며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의 해체까지도 포함한 정부 기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염 총장은 "국토부 해체는 탈토건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지만 실제 정책으로 실현되려면 사실상 인력과 예산에서 조정이 필요하다"며 "국토부 건설과 관련한 예산 대부분이 지자체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 정부에서 환경정책을 주류로 만들기 위해 "(환경 관련) 법과 제도의 개혁을 좀 더 후보들에게 요구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염 총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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