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중국 외무장관이 이란에 무력을 사용하는 방안을 승인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영국, 프랑스, 독일이 이란의 핵 폐기 조건으로 경수로 제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란에 대한 무력 제재도 불사하겠다는 미국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을 방문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6일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리자오싱 외교부장 등 중국 지도부와 회담한 뒤 양국의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이란을 고립시키거나 압력을 강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이것은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가능성을 낮추지 못할 뿐 아니라 역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중-러 양국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무력 사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이들 두 가지 문제(북핵과 이란핵)가 외교를 통해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하고 두 나라를 위협해서는 안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우리는 특히 무력을 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AP> 통신은 이날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포기를 설득하기 위한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이란에 경수로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 고위 외교관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이 외교관은 오는 19일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대표자 회의에 제출될 패키지의 일부로 프랑스와 영국, 독일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국 외무부 대변인도 이같은 제의의 세부 내용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는 16일 런던 회의의 의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한 관리는 미국이 이같은 계획에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이란 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유럽연합(EU)의 노력을 지지하며 마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내달 중순 상하이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도록 초청했다고 류젠차오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SCO는 중국,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을 회원국으로 2001년 6월 창설됐으며 이란, 인도, 파키스탄, 몽골이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란 지도자가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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