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취임 인사차 한나라당을 방문한 한명숙 국무총리는 박근혜 대표의 두 손을 포개 잡았다. 원내에서는 사학법 재개정으로, 원외에서는 공천비리 수사로 여야가 날카롭게 맞서고 있지만, 두 여성 정치인이 만난 10여 분 동안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에는 한 총리가 좀 더 적극적이었다. 한 총리는 "박 대표가 개척자 역할을 잘 해 준 덕에 지금처럼 여성 정치인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 같다. 감사드린다"며 박 대표를 치켜세웠다.
한 총리는 "나이는 내가 많지만 평소 정치에 있어서는 선배로 여겨 왔다"며 친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총리는 박 대표가 관권선거를 우려하자 "위기 상황이나 급박한 사태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당정(협의)이나 공약 발표는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안심시켰다.
국회 본회의에서 한 총리 임명 동의안이 통과된 지난 19일, 한나라당은 찬성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 사실상 내부적으로는 '부적격' 의견이 우세했었다.
이에 대해서도 한 총리는 "한나라당의 여러 가지 공격도 결국 나라를 살리자는 충정으로 받아들이니 위안이 됐다"며 "반대표 77표의 의미도 소중하게 여기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의 웃는 낯에 박 대표도 무장해제 당한 듯 했다. 박 대표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따뜻한 훈풍이 불 것 같다"고 흡족해 하며 "민생에 관한 일이라면 한나라당도 반드시 돕겠다"고 협조를 약속하기도 했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선 전력 등을 들어 한 총리를 못마땅해 했던 이방호 정책위의장도 이 자리에서는 "한나라당에서도 찬성표가 많이 갔다. 잘 하라는 응원인 줄 알라"며 덕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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