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순례>는 공정여행, 오지여행, 고향방문의 주제, 재신화화운동, 한국발 뉴에이지 문화부흥, 신화적 예술창작, 내 안에 신성한 힘 재발견, 대륙의 원형문화 재발견 등을 담은 책이다. 위기의 시대, 문명전환기의 문화운동으로 신화와 예술을 융합시킨 신문예운동-재신화화를 제안한 것이다.
▲ <신화순례>(김봉준 지음, 미들하우스 펴냄) ⓒ미들하우스 |
현재 우리는 지리적으로 남쪽에 기반을 둔 민족성을 갖고 있지만, 조선 이전 고려 시대만 해도 우리 민족성은 북쪽에 가까웠다. <신화순례>에 담긴 이야기는 바로 이런 민족성에 근거한 동아시아 보편성이다.
"그런데 건배를 하기 전에 하는 행위가 나를 놀라게 했습니다. 술잔에 손가락을 넣더니 술을 적셔서 술잔 밖 허공으로 세 번을 뿌리는 것입니다. 고수레였습니다. 집주인 갤룬지가에게 곧바로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름도 알 수 없고, 왜 하는지도 잘 모르고 조상 대대로 해 와서 한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묻다가 며칠 후 갤룬지가 어머니인 칠순 노파에게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죽은 사람, 산사람, 살 사람에게 차례로 올리는 제사'라고 합니다. 이 의례의 이름을 물으니 끝내 모르쇠였습니다." (<신화순례> 99쪽)
책에 언급된 갤룬지가의 '고수레'는 지금도 우리에게 남아 있다. '고수레'는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조금 떼어 '고수레'라고 외치며 허공에 던지는 민간 신앙 행위다. 이는 근방을 다스리는 지신(地神)이나 수신(水神)에게 먼저 인사를 드리고 무사히 행사를 치르게 해달라는 기원의 의미다. 동시에, 근처의 잡귀들에게 너희들도 먹고 물러가라는 주술적 의미도 있다.
김 화백은 지난달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동북아에 형성되어 있는 현재의 문화 기류라는 것은 아주 짧은 국가주의 산물"이라며 "동북아 문화는 국경이 없었던 신화시대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바로 가기 "아름다움을 서열화할 수 있나…삶도 마찬가지" )
그는 오는 12월, 책<신화순례>를 들고 일본 후쿠오카로 신화기행을 간다. 그처럼 신화적 관점으로 동아시아를 바라보는 이들과의 교류다. 서른아홉 살, 현장 문예 운동에 지쳐 새로운 생명을 얻고자 들어간 문막 두메산골에서 20년간 작품활동을 하면서 그는 백록담이나 천지보다 더 큰 바이칼 호를 가슴에 품었나 보다.
김봉준의 <신화순례>출판기념회에 초대합니다 일시 : 9월 23일(일) 오후 1시 장소 :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실 참가비 : 3만 원(책값 2만 원 + 식대) 주최 : 출판사 미들하우스 주관 : 불교사회문화연구원 * 오랜만에 만날 벗들과 우정을 나누는 자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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