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7일 한명숙 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열어 군 복무 중인 아들의 보직 청탁의혹, 건강보험 허위 등재 경위 등을 추궁했다.
***"군 개혁 이뤄진 후 외압ㆍ청탁 안 통해" **
한 내정자는 이날 답변을 통해 "아들의 군인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 2월 입대한 한 지명자의 아들이 지뢰 설치제거 군사특기 교육을 받았지만 4월 주특기가 야전공병으로 바뀌었고, 자택에서 가까운 부대에 배치됐다"며 군 보직과 관련한 청탁 혹은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한 내정자는 "군대 편제에 대해 잘 모를 뿐 아니라 군 개혁이 이뤄진 이후 그런 일은 없다고 본다"며 "부속실 행정병은 스트레스가 심해 요즘 원하는 사람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내정자는 또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총선 당시 민주당 여성위원장이었던 한 내정자가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던 의사의 병원에 7개월간 허위 등재돼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지역보험을 했어야 했는데 허위로 해 주는 것을 받았던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죄송하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한 내정자는 "당시 가족이 없이 미국에서 급히 귀국해 동생 집에 기거해 있던 중 감기가 심하게 걸려 같은 당에 일하던 분의 병원에 갔는데 건강보험이 없으니 허위로 만들어 주는 보험을 그냥 받았다"며 이같이 답했다.
한 내정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을 '독재자의 딸'이라고 칭했던 데 대해서도 "표현 자체는 다수당 대표에게 적절치 않았다"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 내정자는 "남성 중심으로 짜여진 정치 구조에 박 대표는 여성의 몸으로 다수 야당 대표직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고, 그 측면에서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좌파 신자유주의, 국익 위해 양쪽 다 수용해야 한다는 뜻" **
한 내정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현 정부의 노선을 '좌파 신자유주의'로 규정한 데 대해서는 "현 정부를 두고 한나라당에서는 좌파로 몰고 민주노동당은 신자유주의로 몰아가는 상황에서 국익을 위해 양 쪽을 다 수용해야 한다는 뜻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한 내정자는 FTA 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공조를 공고히 하면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 건강하게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의 이익, 국가의 이익이라는 기준을 갖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내정자는 행정가로서의 자질에 관한 질문에는 "두 번의 장관을 거쳐 행적적인 능력을 쌓았다"며 "여당과 대화를 하고 국민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일하는 지도력으로 서고 싶다"고 답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공히 한 내정자가 통혁당 사건과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 때 반공법 위반 혐의로 두 차례 투옥한 전력을 부각시키려 애썼지만, 한 내정자는 이들 사건의 쟁점화가 달갑지 않은 듯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한 내정자는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을 용공사건으로 조작한 수사관, 법관 등에 한이 없느냐'는 질문에 "개인에 의한 미움 때문이 아니라 역사의 도정에서 민주화를 위해 일하는 과정에서 겪은 것이기 때문에 과거의 일들은 되살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이미 그들을 용서했을 뿐 아니라 지향하는 목표가 같다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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