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14일 김덕룡, 박성범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에 대해서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한국 정치사를 보자면 매 선거마다 공천 헌금에 의해 공천이 이뤄지고 그렇게 당선된 사람들이 공천에 들어간 돈을 메우기 위해 공직을 부정과 부패의 도구로 이용해 온 부패의 고리가 계속돼 왔다"며 "한나라당이 두 의원에 대한 수사의뢰라는 정당사 초유의 일을 한 것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 부패 고리를 차단코자 하는 혁명적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앞으로도 우리 당의 어떤 의원이나 어떤 당직자라도 부패나 비리에 관련되면 국민의 눈으로 심판하겠다"며 엄단 의지를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한나라당 아성인 영남권의 경우는 유사사례가 비일비재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이에 이 대표는 "설사 한나라당 의원들이 더 연루돼 의석이 반으로 줄어들어도 우리는 부정부패의 고리를 자르고야 말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찬사를 받으려고 시작한 일도 아니고 '역시 한나라당'이란 비난도 예상했던 것"이라며 "다른 당의 비난과 당장의 욕설에도 억울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같은 단호한 자세가 지방선거 전략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서는 "국민들로부터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얄팍한 정치 술수가 아니다"며 "선거의 득과 실을 따지고 시작한 것이 아닌 만큼 지방선거에서 의석을 잃는 것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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