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주선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으로 인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후보가 양강을 이루던 기존 서울시장 선거 구도에 균열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실상 박 전 의원을 '추대'하려는 민주당 지도부의 움직임에 대한 당내 반발이 심상치 않다.
박 전 의원의 출마 선언 이전부터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준비하고 있던 민주당 김영환 전 의원이 "박 전 의원의 출마는 오직 강금실을 낙선시키려는 한풀이"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김경재 전 의원도 박 전 의원과 당 지도부를 싸잡아 비난하며 경선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찍으면 한나라당 당선된다'는 말 증명하는 꼴" **
김영환 전 의원은 지난 31일 발표한 성명서와 민주당 당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민주당의 목적이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아니라 오직 강금실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것이 되고 있다"며, 전남지사 출마를 준비하던 박 전 의원을 갑자기 서울시장 후보로 끌어올리는 지도부의 처사를 비난했다.
김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가 오직 열린우리당 후보를 낙선시키고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한풀이 선거가 된다면 국민 중 누가 진정으로 민주당을 지지하겠느냐"며 "이번 지방선거의 목적이 오직 열린우리당 후보의 낙선을 위한 선거라면 '민주당은 호남당이다, 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이 당선된다'는 열린우리당의 주장을 누가 잘못된 말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은 공당으로서의 존엄과 체면을 버렸다"며 "만일 이런 표적공천, 밀실공천, 그리고 한풀이식 정치행태에 국민들이 박수를 보낸다고 생각하면 국민의 의식과 사고를 우습게 아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전남에선 경선 주장하던 박주선이 전략공천에 순응?" **
김경재 전 의원은 전남지사 후보를 여론조사로 정하겠다는 당의 발표에 반발했던 박 전 의원의 논리를 이용해, 전략공천을 수용하려는 듯한 박 전 의원을 공격했다.
김 전 의원은 "1주일 전만 해도 민주당의 전남지사 경선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며 중대결심까지 운운했던 분이, 갑자기 마치 다른 사람이라도 된 양 한화갑 대표가 결정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르겠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어색해 보인다"며 "전남에서의 박주선과 서울에서의 박주선은 다른 사람이냐"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광주전남에서는 물론 서울에서도 당공천 작업을 둘러싸고 그나마 세가 약한 민주당이 두 갈래로 찢어지고 있다"며 "이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아름다운 경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박 전 의원의 서울 출마를 결정한 한화갑 대표를 향해서는 "기존에 출마를 준비 중이던 3인에게는 말 한마디 없이 전남지사에 출마해 열심히 운동 중인 박 후보를 서울시장에 공천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런 것이 "황제공천"이 아니고 뭐냐"고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3일께 박 전 의원의 전략공천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일부 출마 준비자들과 당원들의 탈당 등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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