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주도하는 팔레스타인 내각이 29일 마침내 공식 출범했다.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를 비롯한 각료 10명은 이날 오후 가자지구의 자치의회 청사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이 주재하는 취임식을 치렀다.
요르단강 서안에서 활동하는 나머지 각료 14명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의 이동을 봉쇄해 서안지역의 라말라 청사에서 별도의 취임식을 가졌다.
이로써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저항 운동을 이끌어온 하마스는 지난 1월 25일 총선에서 승리한 후 2개월여만에 팔레스타인 내각을 공식 장악했다.
하마스 대표로 내각을 맡은 하니야 총리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 손을 얹은 뒤 "조국과 성소(聖所)"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하니야 신내각의 각료 24명 중 14명은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투쟁으로 이스라엘 감옥에 투옥된 바 있는 독립운동가들이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의 무장투쟁의 권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28일 총선으로 차기 이스라엘 총리로 내정된 예후드 올메르트는 팔레스타인측의 동의와 상관없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국경을 획정할 것이며, 서안지구의 상당부분을 이스라엘이 영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정부는 이날 현지 미국 외교관 및 민간업자들에게 보낸 이메일 지시를 통해 하마스 내각과의 일체의 접촉을 금지한다고 통지했다.반면 하마스 소속이 아닌 압바스 수반과 팔레스타인 의회의 비(非) 하마스계 의원과의 접촉은 계속 허용된다고 밝혔다. 미국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하마스 내각을 고립시켜 무장투쟁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을 인정하도록 압력을 넣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분류하고 있다.
이와같은 미국의 불인정 방침에 대해 하니야 신임 총리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먼저 이스라엘에 대해 국가창설 등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인정하도록 요구한다면 우리도 우리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측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제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미 오래전에 팔레스타인의 국가창설을 인정한 평화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니야 총리는 취임식 후 연설을 통해 미국의 태도 변경을 요구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의 민주적 선택에 대해 징벌로 대응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편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하마스 내각이 출범한 만큼 평소와 같을 수는 없다"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제재 조치를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대신해 거둬온 월 5천여만달러의 세수이체를 임의로 중단한 데 이어 추가 제재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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