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盧, 총리 거취 두고 역발상은 금물"

[이해찬 파문] 이재오 "사퇴는 기정사실…국민 상식에서 풀어야"

3ㆍ1절 골프 파문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이해찬 국무총리가 14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거취와 관련된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대통령은 국민들의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노 대통령의 사의 수용을 압박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정치를 하다보면 작은 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수를 생각할 수 있더라도 큰 일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상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대개 맞다"며 "상식선에서 보자면 이 총리의 사퇴는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와 청와대를 동시에 압박해 사퇴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이 총리의 진퇴와 관계없이 총리의 '여죄(餘罪)'를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 정무위와 교육위를 열어 당시 이 총리와 골프를 함께 한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과 이 총리 측근의 관계를 추궁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다른 한편으로는 노 대통령의 '의외의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 총리 유임 시를 대비해 강공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노 대통령은 상식을 뛰어넘는 분이지만 이 경우에 상식을 뛰어넘는 돌출 사건이 생기면 돌발영상감"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 역시 "오늘은 총리 면담, 내일은 민정수석실 보고, 모레는 여당 의총 등 여권의 스케줄을 볼 때 노 대통령이 장고에 빠진 모양새를 취하며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며 "더 이상 국정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대통령 스스로 신속한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