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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 감사 "절대로 부당한 파업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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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 감사 "절대로 부당한 파업이 아니었다"

전직원에게 이메일… "합리적인 주장은 받아들여야"

한국철도공사 감사가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해 "절대로 부당한 파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철도의 공공성을 제대로 알리는 파업이었다"**

철도공사 김용석 감사는 8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파업은 정부의 교통정책과 철도의 역할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는 파업이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노조 입장에서) 파업 이후 가장 나쁜 놈이 누구였냐"고 묻고 "정부나 경영진 등이 아닌 보수언론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파업이 며칠째 계속되는데도 '철도부채를 정부에게 해결하라고 한다', '시민을 볼모로 파업한다'고 질타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나는 절대로 부당한 파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불법' 여부는 조금 복잡하다) 임금인상 같은 권리투쟁이 아니고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정치투쟁의 성격이 강한 것이었다면 당연히 '철도부채' 문제에 초점이 모아져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업 후 업무에 복귀한 노조에 대해 "위원장에게 말씀드렸듯이 파업의 성과 평가는 자유롭게 진행돼야 하지만, 강압이나 폭력은 절대 안 된다"며 2차대전 당시 '인민의 환심을 산 중국 공산당'을 예로 들었다.

그는 "대의를 위해 앞장선 사람들이 가져야 할 자세는 희생과 관용을 통해 주변부의 자발적 지지를 끌어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이는 진심으로 노동운동을 걱정하는 차원에서 드리는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상이 간단하지 않듯이 노동운동도 어려운 것"이라며 "남들이 열을 잘못해도 그냥 넘어가던 민심이 노동운동은 조금만 잘못해도 용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앙금을 풀고 화합하자는 의미"**

김 감사는 이번 이메일 발송에 대해 "공사 간부는 무조건 노조가 잘못했고 노조 간부라고 해서 공사 경영진은 나쁘다고 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극복하고 반대편이라도 합리적인 주장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글을 올리게 됐다"며 "파업을 중단하고 복귀한 노조원과 직원, 간부들이 앙금을 풀고 화합하자는 의미로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도공사 간부들은 노조 파업에 대한 '원칙적인 대응'을 강조해 온 공사의 방침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 이 이메일이 직원들에게 전달되자 매우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백남희 철도노조 선전국장은 "이 메일을 보자 이철 사장의 일방적인 태도가 새삼 안타까왔다"며 "경영진 측에도 이렇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김 감사는 1980년대 초반 부평에서 노동운동을 하는 등 재야에서 줄곧 활동해 오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에 청와대에서 잠시 근무한 뒤 지난해 초에 철도공사 감사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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