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부적절한 골프 파문으로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의 여파가 잦아 들어가고 있다. 이에 일주일째 종적을 감춘 최 의원의 '건강 악화설'까지 전해지면서 의원직 사퇴가 불가피할 것이라던 정가의 관측 기류도 의원직 유지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흐름을 바꿔 탔다.
***"건강이 악화됐는데 사퇴 압박할 수는 없지 않냐" **
6일 한나라당 허태열 사무총장은 KBS 〈라디오정보센터〉에 출연해 "최 의원의 사퇴 결정이 조금 더 늦어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다른 채널을 통해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허 총장은 또 "최 의원이 상당히 건강이 악화돼 의사결정을 하기도 어려운 정도까지 건강이 악화돼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의 '건강 악화설'이 당에 전해지면서 의원직 사퇴를 주장하던 목소리도 사라졌다. 허 총장은 "그런 와중에 또 다른 압박을 한다는 것은 좀 재고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최 의원이 자신의 의원직 사퇴를 주장한 이재오 원내대표에게 "서운하다"는 뜻을 전달한 이후, 한나라당 내 압박은 이미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이 참에 퍼진 최 의원 '건강 악화설'은 당 내에 파다한 동정론에 명분을 더하는 한편, 가뜩이나 최 의원을 압박하기 곤혹스러워했던 한나라당에도 면피용 바람막이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지역 조직은 최 의원 구하기 서명운동 중" **
중앙당이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머뭇대는 동안, 최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도 동해․삼척에서는 노골적인 구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지난 4일 오전에 국회 의원회관에는 동해, 삼척지역 한나라당 당직자와 당원 80여 명이 몰려와 최 의원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단 발대식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지역 통반장을 통해 '최 의원이 순간적인 실수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으나 최 의원이 아니면 동해․삼척에 일할 사람이 없으니 한번만 용서해 달라'는 내용의 용지를 배포하고,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서울 중앙당에서는 최 의원의 사퇴를 압박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동안 지역 조직은 최 의원을 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었다"고 비난하며 "민노당은 해당 지역 조직을 중심으로 최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1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치권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오고가던 최 의원에 대한 동정론이 일주일 만에 구명운동으로까지 진화한 것이다. 이에 이 총리의 삼일절 골프 파문으로 한나라당에 부담을 지우던 비난 여론마저 여권 쪽으로 쏠리자, 사실상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가 요원해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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