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의 여성화'와 '사회 양극화'를 넘어 평등과 평화의 세상을 향해 희망의 전진을 시작합시다."
제98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제22회 한국여성대회가 5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전국 150여 개의 시민사회·여성인권·문화단체가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는 '양극화 넘어 더불어 함께'라는 주제 아래 시민난장과 다채로운 공연이 열렸다.
***"여성의 힘으로, 여성의 몸을 위한"**
이날 열린 시민 난장에서는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성매매피해여성지원센터 살림, 한국여자의사회,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등이 모여 각각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기금마련 활동 등을 펼쳤다.
특히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에서 연 팬티형 천기저귀와 면생리대 판매대에 많은 여성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자신의 제품이 "빈곤 여성들의 자립자활을 위한 봉제공동체 '여우솜씨'에서 제작해 수익금으로 빈곤여성들을 지원한다"한다며 "여성의 힘으로, 여성의 몸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산지역 성매매 피해여성지원센터 '살림'에서 판매하는 아로마 비누와 토피어리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단체는 얼마 전 성매매 여성들이 직접 쓴 재활수기집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를 내놓아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날 난장에 이들이 내놓은 제품 역시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업소에서 탈출해 '살림' 지원센터에서 함께 살면서 만든 것들이다.
(사진1,2,3)
***"우리들의 목소리로 세상을 향해 날고 싶었습니다"**
식전 축하행사에서도 각 여성,시민단체들의 참가가 두드러졌다.
대전 여성민우회 연극모임 '돼지꿈'은 연극 '무지개를 사세요'를 공연했다. 이 공연에서는 우륵보다 재능이 뛰어났으나 평생 가야금을 켜지 못한 우륵의 아내, 도사견 파트라슈에 물려 죽은 네로, 일하러 나간 사이 아이가 화재로 불타 죽은 엄마 등의 이야기를 엮어 빈곤의 여성화가 빚어내는 비극을 보여줬다.
또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회원자조모임 '날개짓'은 장애인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가 제한되어 있는 현실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공연을 위해 한 달 간 준비했다는 연기자들은 장애로 대사 전달이 어려웠지만, 혼신을 다한 연기를 펼쳐 많은 박수를 받았다.
(사진 4,9)
***배옥병 학교급식 전국네트워크 상임대표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
이날 여성대회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은 배옥병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상임대표에게 '제18회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여했다.
배 대표는 '학교 급식법 개정과 조례 제정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를 출범시켜 '안전한 우리 농산물 사용','정부 직영급식소 운영','무상급식 실시' 등을 요구하는 학교 급식 개선운동을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여연은 "지역의 자발적 조례제정운동을 전국적으로 연계·지원·통합해 온 학교급식운동은 지역과 부문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운동의 모범이 되었다"며 "교육의 변화를 통해 우리 사회 전체의 양극화 해소로까지 운동을 확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여연은 또 올해 성평등 디딤돌로 '평등가족 홍보대사'로 임명돼 활동해 온 방송인 김미화, 권해효 씨와 4년여간 40세 조기직급정년의 부당성과 성차별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올해 간접 차별 승소 판결을 받아낸 정영임 씨, 그리고 광양 성매매사건과 공주 송정동 성매매사건에 강력한 실형을 선고해 성매매범죄에 대한 처벌의지를 보여준 광주지방법원 선재성 전 지원장을 선정해 상을 수여했다.
성평등 걸림돌로는 무노조 경영이념으로 노조에 가입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한 신세계이마트 용인수지점, 여교사 술따르기 강요가 성희롱이 아니라고 판결한 서울고등법원 특별11부(부장판사 김이수), 제대군인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하고 지난해 피감기관으로부터 향응과 접대를 제공받고 폭력적인 언사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을 선정했다.
(사진 5)
***"낡고 썩어빠진 지방자치를 여성의 한 표로 바꿉시다"**
기념행사 뒤에는 참가자 전원이 이화여대에서 인근 연세대 정문까지 '여성희망 걷기 행진'을 벌였으며, '2006 생활자치 맑은정치 실현을 위한 여성 유권자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선언문에서 "여성 의원의 비율은 광역의회에서 9.2%, 기초의회의 2.2%에 그친다"면서 "지방자치가 지역 토호세력의 명예와 이권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등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이유는 유권자 절반인 여성의 참여가 철저히 배제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지역구 공천 30% 여성할당, 비례직 여성 홀수공천을 실현한 정당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출마할 후보들을 철저히 검증해 반여성적·반인권적·반도덕적 후보는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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