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2일 오전 10시 30분을 기해 전국적인 산개투쟁을 시작했다. 이에 전국 5개 권역에 모여 있던 1만6000여 명의 철도 조합원들은 지부별로 돌아가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의 공권력 투입 방침에 철도노조 '산개투쟁 전환' 결정**
철도노조의 조연호 선전국장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새벽 노사협상이 결렬된 뒤 경찰이 노조의 농성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힘에 따라 불필요한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산개투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파업 돌입 첫날인 1일 노조 지도부 11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고, 노조 농성자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이에 앞서 2일 새벽까지 진행된 파업 후 첫 노사교섭이 결렬되자 경찰은 2일 오전 "철도노조 파업 농성장에 공권력을 투입해 파업 중인 노조원을 강제 해산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철도 노조가 '거점농성'에서 '산개투쟁'으로 전환함에 따라 대규모 공권력 투입은 불가능하게 됐다.
서울 이문 차량기지에서 농성 중이던 7500여 명의 조합원들은 이미 10여 명씩 조를 짜 흩어졌고, 대전 2500여 명, 부산 3300여 명, 순천 1400여 명, 영주 2300여 명의 조합원들도 거점농성을 풀고 모두 흩어졌다.
조연호 선전국장은 "산개투쟁으로 들어가더라도 철도공사가 의지만 보인다면 언제든 노사교섭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며 "우리의 요구안이 정당하다는 확신과 조합원들의 파업 지지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산개투쟁 전환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철도공사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장기 파업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생겨난 '산개투쟁'**
'산개투쟁'은 특정 장소에 조합원들이 대규모로 집결하는 대신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너댓명씩 짝을 지어 투쟁하는 방식을 말한다. 철도노조는 2003년 파업 때도 산개투쟁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이런 방식은 2002년 2~4월 발전노조 파업 때 처음 도입돼 무려 38일 동안 파업을 이끌어가는 데 기여하면서 노조의 새로운 투쟁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경찰은 인터넷 주소인 IP를 추적하는 등의 방식으로 산개투쟁에 대응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결국 산개투쟁은 휴대전화나 인터넷의 보급으로 생겨난 일종의 '첨단 투쟁'인 셈이다. 예전에는 공권력 투입을 통한 물리적 해산이 파업 종료와 현업 복귀를 의미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 물리적 해산의 효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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