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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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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 제각각"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02/20]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의 저자 연세대 황상민 교수 〈상〉

오는 토요일 2월 25일로 참여정부가 출범한지 어느새 만 3년이 됩니다. 박빙의 승부였던 2002년 대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내년이면 또다시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는 것이죠. 벌써부터 차기 주자로 물망에 오른 몇몇 정치인들은, 열심히 대중의 시선을 끌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이 바라는 대통령의 이미지는 어떤 것이고, 우리 국민들은 어떤 기준에 의해서 대통령을 선택하게 되는 걸까? 나아가서 현재 차기 주자로 꼽히고 있는 몇몇 정치인들의 대중적 이미지는 어떤 것인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심리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교수가 그 주인공인데요.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대통령의 이미지는 어떤 것이고, 국민들이 대통령을 선택하게 되는 심리는 무엇일까? 오늘은 노무현대통령과 국민들의 심리에 관해 알아보고, 내일은 차기 주자 8명의 리더쉽에 관해 2회 연속으로 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연세대 황상민교수입니다. 황상민교수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저서로는 〈사이버 공간에 또 다른 내가 있다〉, 〈대한민국 사이버 신인류〉 등이 있고, 최근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이라는 책을 펴 냈습니다.

박인규 : 황상민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황상민 교수 : 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 참 재미있는 제목인데요. 말하자면 한국 사람들은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그런 심리학적인 연구를 하신 걸로 얼핏 이해는 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이 심리학과 정치를 잘 연결은 시키지 못하는 거 같아요. 심리학을 하시는 분이 어떻게 해서 이런 문제까지 관심을 가지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황상민 교수 : 그렇지 않아도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당신의 관심사가 다양한 것은 알겠지만 이제는 정치에까지 손을 뻗치냐..' 그런데 사실 정치행동이라는 것이 어떤 정치라는 것 자체도 사람이 하는 일이거든요. 그랬을 때에 실제로 사람이 어떤 이유로 저런 행동을 하게 되고, 우리가 왜 대통령을 어떤 사람을 뽑게 되는가를 알지 못하면 상당히 어려움이 많은 거 같습니다. 저는 심리학자로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뽑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람들은 '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을 내가 후회한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가..이것은 상당히 재미있는 심리현상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러면 지금 대통령은 대체 왜 사람들은 그렇게 뽑았으면서 지금 사실 이 지지도가 20%나 30%라고 할 때 그러면 뽑았던 사람들은 모두 그 사람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는가? 이것은 그 사람이 특별히 잘못한 일이 있을까? 저는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의 대통령이 나쁜 짓을 한 것에 비하면 지금 대통령은 나쁜 짓을 정말 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지 않느냐.. 그런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고 예전에 나쁜 짓도 상당히 많이 한 사람은 또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는 이런 현상이 있느냐.. 그럼 대한민국 사람들의 심리가 잘못된 것인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그렇다면 정치를 하시는 분은 정치 문제를 이야기 하겠지만 나는 인간에 대해서 탐색하는 심리학자로서 이 문제를 탐색해 보자..이러다 보니까 이제 진짜 대한민국 사람들이 원하는 대통령..그리고 지금 대통령을 사람들이 대체 어떻게 보고 있는가..이런 것들 탐색하게 된 것이죠.

박인규 : 뽑을 때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뽑고 나니 최악의 선택이었다..이런 생각들을 반복하는..그런 것을 알아 보고 싶다..라고 하셨는데요. 연구를 하신 것을 보면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어떤 국민들의 심리, 그리고 차기 주자로 꼽히고 있는 8명에 대한 국민들의 심리를 조사하신 건데요. 조사 방법이 약간은 특이했던 거 같아요? 보통은 1천명을 뽑아서 나이별로, 세대별로 하는데 그런 것이 아닌 거 같은데요? 어떻게 조사하셨는지요?

황상민 교수 : 사실은 제가 사용한 방법이 "Q방법"이라고 해서 일반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을 쉽게 얘기하면, 사람 마음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믿고 있는 것..그것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방법이라고 해서 주관성을 탐색하는 방법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지도로 그립니까?" 라고 했을 때 그럼 의사들은 사람들의 신체를 해부 하지 않습니까? 그럼 해부도를 그리죠? 뼈가 어떠하고, 간이 어떠하고, 허파가 어떠하고..그런 것들을 그리지 않습니까? 그와 마찬가지로 심리학자가 사람 마음의 지도를 그린다..라고 생각하시면 되는 거죠. 그러면 "보통 일반적으로 사회과학에서 사람들이 여론조사를 하면 500명, 1천명, 2천명 그렇게 조사를 하는데 왜 당신은 기껏 해야 수 십명만을 가지고 조사를 하는데 그것을 믿을 수 있습니까?" 그런 질문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의사가 사람의 신체 해부도를 그리려면 몇 사람을 해부해 보면 신체의 뼈하고 장기가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까?" 그 질문을 하거든요. 그럴 때 어떤 분은 한명이요..아니죠. 적어도 남자, 여자 두 명을 해야지..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저는 농담 삼아 "아니죠. 때때로 간이나 쓸개를 집에다 놓고 오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까지도 고려한다면 대략 5~10명 정도 하면 대충은 기본적으로 해부를 그리는데 문제가 없거든요. 어린 아이와 어른과 노년의 구분이 굳이 있다면 그 정도만 해도 대략 10명이면 충분합니다. 그렇게 해서 사람의 마음에 지도를 그리는데는 10명이면 충분한데 하도 그것이 적다고 해서 저는 30명까지 해 봤습니다..이렇게 표현합니다.

박인규 : 그러니까 정량적으로 신뢰도가 얼마이고, 표본오차 한계가 얼마이고..이런 것은 나올 수가 없는..?

황상민 교수 : 없는 거죠.

박인규 : 노무현대통령의 경우에 34명을 대상으로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직접 문항을 만들어서 물어보고 하는 겁니까?

황상민 교수 : 네. 실제로 저희들이 노무현대통령이라고 직접 문항을 만들지는 않고요. 처음에 대통령에 대해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지도가 무엇인가.. 그것을 먼저 찾아 냅니다. 그런데 그것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예를 들면 대통령이나 정치인에 대해서 표현 하는 것..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두 모읍니다. 예를 들면 저희들이 사용하는 문항 중에, 민주적인 태도를 보인다,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신선하고 산뜻한 사고와 행동을 보여준다, 순수한 동기와 열정으로 일을 한다, 승부사 기질이 있다..먼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표현들이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두 모으면 수백, 수천 가지의 문항들이 만들어 집니다. 그것을 줄이고 줄여서 가장 에센스가 되는 문항들로 추려내는 거죠.

박인규 : 아무래도 청취자분들이 궁금하신 것은 그렇게 해서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가,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심리는 무엇인가, 그것이 가장 궁금할 거 같은데요. 쉽게 말하면 어떻게 나왔습니까?

황상민 교수 : 쉽게 말해서 노무현대통령은 한 사람인데 대한민국 국민들은 노무현대통령을 세 사람의 각기 다른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것에 저희들이 이름을 붙였는데요. 노무현대통령을 보는 첫 번째 중요한 이미지는 이 사람은 개혁을 연출하는 사람이다, '개혁연출가 리더쉽'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을 개혁연출가로 보는 사람들은 나중에 성향을 보면 어느 정도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 지지하고 강한 기대를 가지는 사람들이고요. 그 반대 점에서 노무현대통령을 독불장군이다, 좌충우돌하는 리더쉽을 보이고 있다..라고 하는 또 아주 분명한 이미지가 나왔습니다. 이 사람들은 당연히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 반대하는 그런 사람들로 볼 수 있죠. 그런데 아주 양극단의 개혁연출이나, 독불장군, 좌충우돌의 이미지가 있다면 일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특별한 정치적인 색이 없으면서 노무현대통령을 상당히 인간적이나 약간은 무력하고 무능한 리더쉽을 보인다..라는 이미지로 보고 있다는 거죠.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런 각각의 이미지들은 마치 다른 이미지들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 별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죠.

박인규 : 하나만 보려고 한다는 것이죠?

황상민 교수 : 그렇죠. 그래서 예를 들면 실제로 지지집단이 보는 노무현대통령의 이미지는 개혁연출이라고 하면, 노무현대통령의 행동은 나름대로의 일관적인 계획에 의해서 줄기차게 나가기 때문에 좌충우돌이 절대로 아니고 그리고 상당히 많은 의견들을 수렴하기 때문에 독불장군이 결코 아니다..그래서 우리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우리의 이런 개혁의지를 몰라주고 있느냐..좀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열심히 알려야겠다..이런 식의 심리상태에서 사고와 행동을 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그런데 그 반대는 노무현대통령을 독불장군, 좌충우돌이라고 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저쪽에서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것을 하고 있는지를 모르겠다..좌충우돌 그래서 완전히 도박사 아니냐? 이런 식의 생각으로서 보고 있는 거죠. 그래서 심지어는 지지집단이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 표현하는 단어들을 보면, '신뢰, 개혁, 개방성, 수평적' 이런 식의 단어들을 사용하는데 반대집단들이 노무현대통령으로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불신, 광기, 돌격 앞으로..' 이런 식의 단어들까지 사용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양극단의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은 서로 의사소통이 될 수 없고, 서로 노무현대통령을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완전히 성인과 괴물의 차이로서 보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그 중간에 끼인 일반 사람들의 입장에서의 노무현대통령은 어떤 이미지이냐? 그것을 보면 참 재미있는 것이, '사람이 참 인간적이다, 소탈하다, 이웃집 아저씨 같다, 그런데 약간은 무능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 사람은 참 좋은데 돈도 벌어오지 못하니까 늘 아주머니에게 잔소리 듣고 바가지를 긁히잖아요? 옆에서 보면 좀 안 됐죠. 그래서 사람은 좋은데..그런데 그 무능한 이웃집 아저씨가 "우리가 이렇게 하면 무언가 나아지지 않겠어요?" 설득하려 하니까 조금은 때때로 애처롭게 보이는 그런 상황이 되는 거죠. 위로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저 사람을 믿고 따르자니 좀 무언가 걱정이 되는..이것이 일반사람들의 심리 상태가 되는 거죠.

박인규 : 그냥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하게 지내는 건 좋은데 우리의 운명을 맡기기에는 좀 불안하다..이런 뜻인가요?

황상민 교수 : 네. 그런 상황이 되는 거죠.

박인규 : 아까도 말씀 하셨지만 세 가지로 개혁연출 리더쉽, 좌충우돌 독불장군 리더쉽, 찬반쪽이고요. 또 대다수의 정치적으로 무색 투명하시거나 중립적인 분들은, 인간적이지만 무능하다..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셨는데요. 우리가 보통 여론 조사를 하면 약간은 양쪽으로 나뉘잖아요? 몇 %라고 하는데 이것도 그럼 %를 알 수 있습니까?

황상민 교수 : 사실 이것이 %가 어느 정도이냐..라고 한다면, 저희들의 조사는 일반적인 여론조사와 같이 본다면 대한민국에서 지지집단 같은 경우는 20%정도 나오는 거 같고요. 아주 강한 집단 같은 경우에요. 그리고 반대집단도 거의 비슷한 20% 정도가 나와요.

박인규 : 그것이 양극단에 있는 겁니까?

황상민 교수 : 네. 그래서 나머지 중립 집단이 60%인데요. 이분들은 그때 그때마다 현안이 있을 때마다 이쪽, 저쪽을 왔다갔다하는데 이 현안이 너무 많이 있으면 이분들이 굉장히 불안해 하고 힘들어 해요. 그러니까 살기 힘들다..그래서 많은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죠, 경제가 잘됐으면 좋겠어요.."라는 식으로 표현한다라고 하면 결국에는 이 어느 양극단에서 이야기하는 이슈들이 나에게 내가 대통령을 보는데 있어서 너무 부담이 된다는 생각 때문에 그냥 이것도 저것도 아닌 내가 먹고 살기에 그냥 우리가 같은 사람들이 사는데 신경 써줬으면 좋겠습니다..이런 심리라는 반응이 나오게 되는 거죠.

박인규 : 일반 국민들은 찬성측과 반대측이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어느 측이 옳은지 잘 모르겠다, 불안하다, 그런 상태라는 거죠?

황상민 교수 : 네. 그렇죠.

박인규 : 그런데 한 사람의 지도자에 대해서 상반된 이미지가 있는 것은 대개 예를 들면 박정희전대통령 같은 경우에 우리의 가난을 물리친 지도자라는 의견이 상당히 많은 반면에 또 민주주의와 인권을 억압한 독재자..이런 상반된 이미지가 있는 것은 원래 당연한 것이 아닌가요?

황상민 교수 : 당연한 것일 수도 있는데요. 이미지가 어떤 사람이 찬, 반에 따라서 다른 이미지를 가질 수도 있고요. 또 어떤 경우에는 한 사람의 이미지가 분명한 이미지가 있는데 그것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노무현대통령의 이미지를 연구할 때 재미있는 것은 노무현대통령 이렇다..라고 믿고 있는 이미지를 탐색 함과 동시에 항상 노무현대통령은 절대로 이렇지 않다..라고 믿는 이미지도 동시에 탐색을 합니다. 그랬을 때에 아까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하는, 노무현대통령을 개혁연출가로 보는 분들은 노무현대통령은 절대 이렇지 않다라고 할 때 사용하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하면요, 선동적 독재자의 이미지나 리더쉽은 노무현대통령이 전혀 보이지 않다..라고 생각하거든요. 선동적 독재자의 이미지로 대표적인 사람은 누군가 하면 히틀러라든지..이런 사람을 생각하죠. 파워를 행사하고 대중을 조작하고 선동을 하고 예측 불가능한 사람..절대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그 반대로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 상당히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럴 때 많은 사람들이 그러면 노무현대통령을 상당히 선동, 독재자로 보는 사람들은 혹시 반대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는데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 반대하는, 노무현대통령을 독불장군이고 좌충우돌하는 사람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실제로 노무현대통령이 절대로 이렇지 않다라고 하는 사람을 내세울 때 가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누군가 하면요. 박정희전대통령이나 김대중전대통령을 떠올려요. 그러면 그 분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하면, 그 분들은 상당히 어떤 선구자적인 능력을 가지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만능형의 리더쉽이라고 믿는 사람들이죠. 그러니까 불세출의 영웅이다..라고 생각하는 그런 리더쉽을 내가 생각하고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데 노무현대통령은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이 사람은 문제가 있다..이렇게 되는 거죠. 그래서 재미있는 것은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가지는 생각이야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 반대하는 분들은 현재 노무현대통령이 당신들이 가지는 이상적인 지도자의 그 이미지에 맞지 않기 때문에 당신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아주 재미있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거죠. 이것은 노무현대통령 개인의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기 보다는 당신들이 만들어 낸 마치 우상화된 정치지도자가 있습니다. 그것에 맞지 않으니까..

박인규 : 나름대로의 틀이 있고 그것에 맞지 않는다?

황상민 교수 : 맞지 않으니까..

박인규 : 그러니까 무능한 지도자이다?

황상민 교수 : 그렇죠. 그리고 당신을 좌충우돌로 본다라는 그런 현상이죠. 그래서 그 사람들이 바라는 지도자는 무엇이냐? 라고 했더니 제왕적 리더, 훌륭한, 완벽한, 이상적, 믿음을 주는, 절대적 믿음을 주는..

박인규 : 카리스마가 있는..?

황상민 교수 : 그렇죠. 이런 식을 주장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심리학적으로 진짜 재미있다..결국에 현재의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하는 집단이야 별로 당신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반대하는 집단을 아우르거나 반대하는 집단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거의 죽은 독재자나 영웅과 같이 당신이 보이던지 아니면 전혀 그런 허깨비와 싸우던지 이런 문제를 이분은 안고 있는 상황이구나..

박인규 : 노무현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대단히 상반적이다.. 굉장히 흥미 있는 지적신데요. 앞에서 말씀하신 것 중에, 노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상당히 상반되고 있다..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왜 그럴까요? 그것이 노무현대통령의 책임일까요? 아니면 대중들의 심리상태가 바뀌어서 그런 걸까요?

황상민 교수 : 국민들이 노무현대통령을 바라보는 시각이 상반된 것은,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 강한 찬성이나 선호하는 집단과 또 아주 강하게 반대하는 집단이 양극단이 있는 모습이거든요. 그런데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그 양극단에 있지 않고 정치에 관심이 없으면서도 그냥 우리 대통령이려니..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까도 제가 그런 사람들은 노무현대통령을 상당히 인간적이고 소탈하고..그런데 무능하지 않는가? 그런데 사실 그렇다고 해서 그분을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상황까지는 아닙니다. 단지 좀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움이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어떤 상황에서 이분에 대해서 좀 싫어하는 감정이 나오는가 하면, 저희들이 조사한 것을 보면 현재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 중립적인 사람들이 절대 노무현대통령이 이렇지 않다라고 생각하는..노무현대통령이 그랬으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이미지는 강하지만 차가운 리더쉽을 보이는 경우는 노무현대통령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박인규 : 그러면 국민들은 강하지만 차가운 지도자상을 싫어한다는 말씀이십니까?

황상민 교수 : 지금 현재 노무현대통령이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노무현대통령이 아주 강하게 나가고 차가운 얼음장 같은..마치 수양대군의 대쪽 같은 결단력..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헷갈리기 시작하는 거죠. 갑자기 이웃집 아저씨가 당장 목숨 걸고 무엇을 하겠다고 나서는..

박인규 : 왜 그렇게 독해지신 건지..이렇게 되는 거군요?

황상민 교수 : 그렇겠죠. 아니 저분이 왜 이러시지?..이런 상황이 되는 거죠.

박인규 : 이런 분은 어떻습니까? 대통령이 되시기 전에 일반 정치인으로서는 상당히 달변이고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그랬었는데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에는 너무 좀 말을 마구 하신다..이런 의견들도 있는데요. 이것은 국민들이 일반 정치인과 대통령을 보는 것이 달라서인가요?

황상민 교수 : 네. 다릅니다. 엄청 틀립니다. 그것이 바로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라고 할 때 제가 볼 때 심리적으로 보면 대통령이라는 것은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아직도 대한민국 사람들의 마음에는 집안의 가장이자, 어른이다..그래서 그 사람이 어느 정당 소속의 문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아우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이 생각을 아주 강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정파와 관계없이 우리 모두를 인도해 주는, 모두 안아주기를 원하는 심리가 아주 강하게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 시절에 아주 튀고, 아주 강하게 지적하고, 싸우는 사람일지라도 대통령이 됐을 때 그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거죠.

박인규 : 이 질문을 심리학자께 여쭤 볼 수 있는 질문일지는 모르겠는데요. 그렇다면 노무현대통령이 일반 정치인시절과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약간은 무언가 언행이 달라져야 하는데 그런 대통령으로서의 적응에 실패했다고 보시는 겁니까?

황상민 교수 : 노무현대통령에 대해서 평가는 사람들이 많이 하고 있는데요. 국민들의 마음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원하는 대통령이 무엇인지, 그리고 당신은 그 대통령이 될 생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사실은 전 직접 묻고 싶습니다. 그랬을 때에 가장 큰 차이는 당신이 되어야 한다..라고 믿는 대통령과 국민들이 되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이 있다면 그것이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인식을 하셨더라면 훨씬 대한민국 국민들이 덜 혼란스러워하지 않았을까..왜냐하면 당신이 되고 싶은 대통령은 당신 혼자만 생각하시고..왜냐하면 국민들이 당신을 뽑을 때는 당신이 되고 싶은 대통령과 국민이 되고 싶은 대통령을 맞추기를 원한다는 것이죠.

박인규 : 그런데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2004년 상반기에 노무현대통령 탄핵발효로 전국이 정말 들썩거렸는데요. 이 사건이 말하자면 우리 국민이 가지고 있는 대통령의 영웅신화를 버리는 계기가 됐다..어떤 의미이죠?

황상민 교수 : 그렇죠. 왜냐하면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대통령이라는 것은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이고 국가의 가장 큰 어른이기 때문에 그분이 어쩌면 결정적인 어떤 난관이 있거나, 결정이 있을 때 결정적인 답변을 주고,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그러리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이 쫓겨나는 상황이 된다면 이것은 왕이 쫓겨나는 것과 사실은 똑같은 심리적인 경험을 하거든요. 그것은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 조차도 이것을 폐위다..이런 식으로까지 표현을 했기 때문에 저는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서 심리적으로는 분명히 그런 상황이 된 거죠. 그리고 더 재미있는 것은 이분이 어떤 현안이나 이슈가 나올 때마다 "우리가 모여 토론을 합시다."라는 표현을 참 많이 쓰거든요. 그러면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이것은 황망한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결정을 내려줘야 할 분이 토론을 하자고 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박인규 : 국민들은 토론보다는 무언가 어른께서 해 주기를 바라는 거죠?

황상민 교수 : 그렇죠. 그랬을 때에 왜 그분에게 수백명의 참모도 주고 엄청나게 많은 인력과 이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서 지원체계를 갖춰 놓았는데 바른 결정을 내려서 이끌어 가라는 이야기인데..그것을 팽개치고 "우리 모여서 동네아저씨가 동네 슈퍼 앞에서 맥주 마시면서 토론하듯이 토론을 하자고 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이런 심리 상태를 국민들이 가지게 되는 거죠.

박인규 :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표명을 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정치 분석가들이 노무현정부의 행보를 보면서 홍보 쪽에 상당히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는 거 같다.. 알려지기로는 홍보가 문제다.. 정책은 좋은데 홍보가 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면서 최근에 굉장히 홍보를 강화하고 있는 것을 보여지거든요? 이런 것들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들을 완화시키거나 개선시킬 수 있다고 효과가 있다고 보십니까?

황상민 교수 : 절대로 효과가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홍보를 할 때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동일한 가치나 틀 안에서 그 대상을 볼 수 있을 때 홍보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거든요. 자기가 경험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라는 것을 인정할 때만이 가능합니다. 지금 완전히 한 사람은 빨간 안경을 쓰고 있고, 한 사람은 파란 안경을 쓰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세상을 보고 있는데 다른 안경을 쓴 사람이 아무리 떠들어대도 빨간 안경을 쓴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은 더욱더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되어 버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홍보를 하게 되면 이것은 더 역효과가 됩니다.

박인규 : 제가 계속 들어보면 노무현대통령이 되시고자 하는 리더쉽과 국민들이 바라는 리더쉽이 상당히 불일치하고 있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정치적인 영역인지, 심리적인 영역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국민들이 바라는 대통령에 대한 어떤 상, 그리고 대통령 스스로가 원하는 어떤 상..그것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대통령 쪽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황상민 교수 : 그 부분은 참 힘든 일입니다. 왜냐하면 노무현대통령이 그것을 굳이 바꾸겠다..라고 생각하실지, 하지 않으실지도 모르고 또 그러는 것이 당신의 개인 입장에서 편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지금 잘 모르겠습니다. 대개의 경우에는 국민들이 원한다면 내 한 목숨 바쳐서 무언가 하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이전의 지도자들은 폼을 잡았는데 지금 대통령은 그런 일을 하는 자체는 가식이라는 생각이 상당히 강하게 있으시고, 상당히 솔직하게 당신을 보여야 한다..라고 생각을 하시거든요. 그것이 저는 틀리다..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그 부분은 인정을 해야 합니다. 그랬을 때에 정말 이분이 국민이 원하는 것과 당신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일치하려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를 하시는 게 훨씬 더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이분이 장점이 참 많거든요. 그러니까 국민들은 참 어떤 정치지도자가 폼만 잡고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그런 존재가 아니라 조금은 편안하게 우리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박인규 : 스스로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가를 냉정하게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라는 말씀이시죠?

황상민 교수 : 그렇죠.

박인규 :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 드립니다.

황상민 교수 : 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에서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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