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언론권력, 그 폐해에 대해서 비판적 글쓰기를 해 온 언론인, 손석춘 전 한겨레 논설위원이 연구원장으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창립 발기인 대회를 갖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연구원장직을 맡은 건데요. 진보의 입장에서 신자유주의적 발전전략을 비판하고 한국사회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하겠다는게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창립 목표입니다. 한마디로, 대안 없는 비판을 하지는 않겠다는 건데요. 집중인터뷰 오늘은, 사단법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연구원장으로 선임 된, 손석춘 전 한겨레 신문 논설위원과 함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은 기존 연구원들과 무엇이 다르고, 왜 출범하게 되었나.. 언론인 손석춘의 언론개혁에 대한 소신 등을 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연구원장 손석춘 전 한겨레 논설위원입니다. 손석춘 원장은, 한국경제신문, 동아일보를 거쳐 지난 91년 한겨레에 입사한 이후 여론매체부장, 논설위원 및 노조위원장을 역임했고 주간 〈미디어 오늘〉 발행인과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지냈습니다. 지난해에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가 수여하는 제17회 안종필자유언론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신문읽기의 혁명〉, 〈부자신문, 가난한 독자〉등의 평론서와 장편소설 〈아름다운 집〉 등이 있습니다. 현재 오마이뉴스 고정칼럼니스트와 〈한겨레신문〉 비상임 기획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박인규 : 손석춘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손석춘 위원 : 네. 안녕하세요.
박인규 : 우선 토요일에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창립발기인대회가 열렸고 그 자리에서 원장으로 정식 선임되셨습니다. 우선 축하를 드리고요.
손석춘 위원 : 감사합니다.
박인규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라는 새로운 어떤.. 영어로 하자면 씽크탱크를 만들어야겠다..라고 생각하시게 된 어떤 배경 같은 것을 설명해 주시죠?
손석춘 위원 : 지금 우리 사회에는 지난해 농민대회에서 두 명의 농민이 숨진 사건에서도 나타나듯이 노동자..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농민, 그리고 도시 서민들의 삶이 나날이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양극화 문제는 이제는 정부에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세력의 국민적 지지도는 주춤해 있는 상태가 아닌가..그런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그 원인 중에 하나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국민들에게 좀 더 설득력 있게 진보가 집권하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라는 그런 정책대안들..이런 것들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이런 생각들을 해 왔고요. 그래서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한국사회를 바꿔 나가려면 이 신자유주의에 의해서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는 이 사회를 바꾸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어야 하는지..이런 것을 과학적으로 한 번 규명해 보자..이런 것이 창립하게 된 취지입니다.
박인규 : 양극화 문제는 사실 노무현대통령도 올해 신년연설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문제로 제시하셨지만 말하자면 진보의 입장에서 양극화에 대한 해법을 만들어 보겠다..그런 취지이셨군요. 어떻습니까? 지난 토요일에 창립대회를 하셨는데요. 대략 어떤 분들이 지금 참여하고 계십니까?
손석춘 위원 : 저희 연구원은 창립주체들이요. 생활인이 중심이 되어 있습니다. 현장에서 계속 자기 생활을 해 왔고, 그리고 임금을 받으면서 생활을 해 오거나, 아니면 자영업을 하거나..이러면서 성실하게 삶을 살아온 30대 후반, 40대들이 주축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이 열 분이 모여서 십일조를 내는 그런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박인규 : 십일조라면..?
손석춘 위원 : 수입의 10분의 1일을 내는 거죠. 아마 처음 시도해 보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생활 속에서 수입의 10분의 1을 10명이 거두면 한 사람 정도를 책임 질 수 있는..
박인규 : 말하자면 상임연구원의 임금을 줄 수 있다?
손석춘 위원 : 그렇죠. 그런 개념으로 시작이 됐고요. 그래서 지난 2월 11일에 100명이 모여서 창립발기인총회를 열었습니다. 이사로 참여하시는 분들 가운데에는 오랫동안 인권운동을 해 오신 박경서..지난 주에 대한민국 인권대사이죠. 박경서대사가 이사장을 맡으셨고요. 그리고 민족문제연구소장을 하시는 임헌영선생님, 그리고 계속 불교에서 통일 운동을 해 오고 계신 명지스님, 그리고 또 정기열목사님, 그리고 노동 쪽에서는 레이버투데이라고 있죠? 매일노동뉴스, 비정규직센터도 만들었던 박승흡대표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고요. 농민 쪽에서는 전국여성농민회장을 맡고 계시고 노벨평화상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윤금순회장도 참여하고 계십니다.
박인규 : 십일조를 내는 회원 열 분이 한 명의 상근연구원을 말하자면 경제적 책임을 진다..고 말씀하셨는데요. 2월 11일에 100명이 되어서 창립발기인대회를 열었다..그렇다면 지금 상근연구원은 10명입니까?
손석춘 위원 : 지금 12명 정도 됩니다.
박인규 : 상근 연구하시는 분들은 대개 어떤 편재로 구성이 되어 있나요?
손석춘 위원 : 저희 연구센터가 세 팀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정치팀, 통일팀, 경제팀 이렇게 되어 있고요.아직 확정은 되지 않았습니만 통상팀이라고 지금 움직여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말씀 드리면 네 개의 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는데요. 정치팀은 한국 정치를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한국정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것에 저희는 직접 민주주의를 어떻게 제도화시켜 나갈 것인가.. 라는 그런 시각으로 접근해 나가고 있고요. 경제팀은 말씀 드렸지만 신자유주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양극화를..통일팀은 지금 통일 대안이죠. 저희들이 생각하는 통일 대안도 있습니다만 통상팀은 특히 이제 한미 자유무역협상이 시작되면서 활기 있게 움직여 나가고 있습니다.
박인규 : 좀 전에 직접민주주의라는 것은 이른바 의회민주주의, 대의민주주의의 약점이나 결점을 보완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손석춘 위원 : 네. 그렇죠. 지금 현재 가장 불신 받는 것이 우리나라의 국회이지 않습니까? 국회가 사실 사회구성원들이 가장 가까이에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저희들이 주목하는 점이고요. 그렇다면 단순히 국회의원들의 개개인 삶들의 문제도 있겠지만 물론..그 이전에 제도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피부에 와 닿게 말씀을 드린다면 우리는 국회의원을 한 번 선출해 놓고 그 사람에 대한 통제가 전혀 없는..그러나 국민소환권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그렇게 되려면 선거구자체가 좀 더 좁아져야 하겠죠. 그리고 또 국민들이 직접 정책을 발안할 수 있는 그런 국민의 직접 발안권, 국민청원권 이런 것들을 제도화해 나가는 것을 일차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저희가 보통 직접민주주의라고 하면 87년 6월 항쟁 같은 것이 대략 직접민주주의의 한 형태다..말하자면 시위, 운동 이런 것들을 말하는데요. 그런 쪽도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손석춘 위원 : 시위를 주도하겠다는 것은 아니고요.
박인규 : 국민적 참여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보시겠다?
손석춘 위원 : 네. 박인규 대표님께서도 인터넷 신문을 하고 계십니다만 인터넷 시대가 점점 발전 되면서 국민 총투표제도를 좀더 활성화시킬, 강화시킬 그런 기술적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판단하고 있거든요. 어떤 중요한 결정, 이를 테면 이라크에 파병을 한다든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총투표제도를 더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 있지 않느냐..이런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여러 가지 여건이 됐으니까 그런 것을 해 보시겠다? 그런데 창립하시면서 삼성경제연구소와 한 번 경쟁을 해 보겠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은 우리나라 최대의 재벌에서 운영하는, 나름대로 권위도 있다고 하는 삼성경제연구소를 지목한 것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어떤 지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이 드는데요. 나름대로 어떤 생각이 있으셨던 겁니까?
손석춘 위원 : 저는 한국 사회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사실상 한국 사회의 담론을 지배하고 있는 곳이 삼성경제연구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SERI'라고 하죠. 사실 그 'SERI'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조회수가 엄청납니다. 그리고 보고서들이 일주일에 상당히 많이 제출이 되고 있는데요. 심지어 노무현대통령도 권력이 이미 시장으로 넘어 갔다..라고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삼성..그 'SERI'가 내고 있는 연구보고서는 내용이 사실 부실합니다 저희가 보기에는. 그런데 그것이 삼성이라는 아우라라고 하나요? 삼성이라는 후광을 입고 상당히 돋보이게 되어 있죠. 사실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도 바로 엊그제이죠 삼성경제연구소가 내 놓은 대책이라는 것은 파이를 키워야 한다라는 케케묵은 이야기들을 계속 되풀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양극화 현실과 동떨어진 보고서를 양산하고 있는 삼성경제연구소가 그런 연구서를 발표하면 한국의 부자 신문들을 통해서 확대되고 그것이 여론으로 지배를 하고 있고 주요 정당들도 열린우리당 심지어는 청와대까지 그런 담론에 휘말려가고 있는 이런 현실에서 이것은 아니다..라는 분명하게 제시해 줄 수 있고 그것에 대해서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논리적인 뒷받침 그리고 정책적인 바탕 그리고 체계적인 반론..그런 것들을 저희 연구소가 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박인규 : 우리사회의 지배적인 담론과 한 번 정면대결을 해 보시겠다?
손석춘 위원 : 네.
박인규 : 초두에 양극화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저도 말씀 드렸지만 노무현대통령도 양극화가 우리사회에 큰 문제라고 말씀하셨단 말이죠. 어떻게 보십니까? 현 정부에서 지금 양극화의 해법으로 내 놓은 것과 또 연구원 쪽에서 생각하는 양극화 해법과 상당이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손석춘 위원 : 네. 차이가 있는데요. 시간이 짧기 때문에 한 가지만 말씀을 드린다면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지금 청와대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양극화 해소는 잘못된 현 실 진단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령 양극화 해소를 신년 기 자회견에서 이야기하면서도 노동자들의 양극화 문제를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 까? 대기업 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노동자 사이에 양극화..저는 그 양극화가 분 명히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은 더 큰 양극화를 자칫하면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에 임금차이가 큰 것은 사 실이고 차별이 있는 것도 분명합니다만 그러나 그 이전에 중요한 양극화는 자 본과 노동사이의 양극화이다..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더 큰 양극화를 감추고 있다?
손석춘 위원 : 그렇습니다. 실제로 정규직 노동자들까지 포함된 노동소득분배률은 참여정부에 들어와서 꾸준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갈 몫을 정규직 노동자들이 챙겼다는 뜻이 아니라 자본이 챙겼다는 것이죠. 그런데 노무현대통령의 양극화 인식이나 현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을 보면 자본과 노동사이의 양극화 문제에 대한 현실 인식이 부족하고 그렇기 때문에 해법 역시 공연히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화살을 돌리는..비정규직 문제를..
박인규 : 더 큰 문제가 있는데..
손석춘 위원 : 그렇죠. 이런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정부의 양극화 정책에 큰 함정이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신자유주의에 대한 어떤 근본적인 반대라는 측면에서는 대안연대라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참여연대 같은 경우는 자본주의의 투명성이랄까? 공정성을 강화하자는 쪽이었고 대안연대 쪽에서는 신자유주의 자체를 반대하는..보다 더 진보적이라고 할까요? 그런 단체였는데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도 어떤 기본적인 목표는 비슷한 거 같아요. 차이가 있습니까?
손석춘 위원 : 네. 저희는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반대하고요. 그런 면에서 대안연대와 뜻이 같습니다. 그리고 재벌을 비판한다는 점에서도 참여연대와 또 뜻이 같고요.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참여연대와 대안연대 사이에 우리나라 재벌구조를 개편하는 문제를 두고 논쟁이 붙지 않았습니까? 참여연대 쪽에서는 아까 박대표께서 말씀하신 대로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고, 대안연대에서는 해외 투기 자본과 삼성과 같은 국내 대기업 사이의 구별이 좀 필요하다..그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저희 연구원은 참여연대와 대안연대가 각각 일정한 편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편향성이 있다고 해서 참여연대와 대안연대가 해 왔던 어떤 성과나 그분들이 해오고 계신 실천을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는데요. 다만 같이 해 나가자는 거죠. 참여연대가 재벌에 대한 잘못된 부분을 주장해 나가면서 미처 보고 있지 못하는 부분..투기 자본의 부분..그러나 또 대안연대가 투기자본의 문제를 강조하면서 미처 보지 못하고 있는 국내 삼성과 같은 재벌이 보이는 비상식적인 행태에 대해서 미처 지적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그 부분을 저희는 같이 보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신자유주의의가 지배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저희 연구원의 대안연대나 참여연대와 항상 마음을 열고 연대할 생각이 있고요. 다만 서로 보고 있는 지점이 조금은 다른 것 같고 놓치고 있는 지점에 대해서 저희들의 목소리를 내고 그것이 참여연대의 목소리, 대안연대의 목소리가 합쳐진다면 한국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 그 흐름이 좀 더 정확하게 설정되지 않을까..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어떤 우리사회에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싱크탱크 연구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박원순변호사..참여연대로 유명하시죠? 그분이 희망제작소를 만드셔서 저희 프로그램에도 한 번 나오셨는데요. 희망제작소와는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손석춘 위원 : 네. 박원순 대표께서 희망제작소를 맡고 계신데요. 박원순 대표께서도 우리나라의 시민운동에 중요한 일을 많이 해 오셨죠. 개인적으로 존경도 하고요. 그래서 희망제작소와 같은 대안 연구소를 만드신다고 하길래 제가 작년 10월에 처음 만났습니다. 초창기이죠. 작년 10월에 만나 뵙고 저희 연구원의 준비 사무실로 한 번 오셨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런 연구원을 만들겠다는 소개도 해 드리고요. 저희가 어떻게 하겠다는 그런 설명도 드렸고요. 털어 놓고 말씀을 드린다면 저는 박원순대표에게 같이 하자고 말씀을 드렸었죠. 그런데 박원순 대표께서는 조금 지향점이 다른 거 같다..박원순 대표 당신이 하시는 일은 시민에게 중심을 두고 해 나가는 것 같고 손위원이 하는 일은 기층 민중의 중심에 가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또 사실이기도 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그래서 두 부분이 만나야 되는 것 같고 그래야 제대로 희망이 만들어지지 않겠는가..해서 같이 하자고 했는데요. 따로 따로 같이 시작은 합니다만 저는 충분히 연대는 가능할 거 같고요. 또 박대표와 저 사이의 인간적인 관계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서로 연대해 나가면서 한국 사회의 희망을 같이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박인규 : 지금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에서 하고자 하는 양극화 해소라든가..모두 좋은데 현실이 좀 아니지 않느냐, 세계화가 대세인데 너무 이상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라는 비판도 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손석춘 위원 : 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신자유주의는 대세다라는 것이 지배적이죠. 사실 그런 담론이 거의 깔려 있습니다. 이를 테면 우리나라 외교 통상부도 스크린쿼터나 한미 FTA 이야기를 하면서 찬, 반 자체를 거론하지는 말자..아예 이렇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신자유주의는 정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고요.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봐도 남아메리카에서 상당히 많은..그리고 좌파바람이 불고 있죠. 이른바 우리나라의 민주노동당과 같은 정당들이 거의 모두 집권해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태를 본다면 신자유주의가 대세다..이런 것은 상당히 제한된 이야기라고 생각이 되고요. 제가 벌써 2년 전에 스웨덴에 갔을 때에도 스웨덴의 집권당이죠? 스웨덴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에서는 신자유주의는 이미 스웨덴에서 꺽여지고 있다라고 단언하는 그런 상황인데요. 우리는 왜 그런가 하면 정부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고요. 삼성경제연구소가 그것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고 그 이야기들을 부자들을 대변해 온 신문들이 계속해서 확산해 오고 있는 이런 여론 지배구조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저와 저희 연구원은 단호하게 신자유주의가 우리 미래일 수 없다는 거죠. 양극화와 신자유주의가 더 심각해 지고 있고 그런 점에서 저도 양극화 해소와 신자유주의 반대에 대해서는 진보적인 매체들과 함께 대안 여론을 형성해 가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생각입니다.
박인규 : 지금부터는 언론인 손석춘씨에 관해서 말씀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손석춘 원장께서는 언론인으로 20년 이상..특히 대단히 인기 있는 칼럼니스트로 일해 오시다가 어떻게 보면 언론계를 떠나시게 됐는데요. 언론계를 떠나서 좀 더 큰 사회 활동이라고 할까요? 사회운동을 하시게 된 것에는 언론 자체에 대한 어떤 한계를 느끼셔서 그런 겁니까?
손석춘 위원 : 그렇지는 않고요. 아직도 한겨레신문의 기획위원으로 한겨레신문에서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해 왔던 언론을 통해서 제가 기자생활을 84년도에 시작을 했는데요. 그때 박대표님께서도 아시겠습니다만 전두환정권시기에 한국사회의 언론이 제 구실을 신문과 방송이 제대로 하지 못했던 시기였었죠. 그래서 한국사회가 좀더 민주주의가 되려면 언론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요. 어느 점에서 본다면 언론은 그 동안 많이 바뀌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특정 신문이 의제를 일면 머리기사로 설정을 하면 그것이 한국사회의 여론이 됐는데 지금은 그런 구조는 최소한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요.
박인규 : 여론 독점은 깨졌죠.
손석춘 위원 : 네. 그런 점에서 언론인으로서 제 역할을 앞으로도 언론인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고 있습니다만 조금 더 다른 측면에서 한국 사회가 변화해 가는 방향에..어떻게 보면 심층보도라고도 말씀도 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정책 대안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심층보도..이런 것과 이어간다는 생각이기 때문에요. 제가 언론을 떠나서 더 큰 일을 한다..이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큰 일이라는 것은 언론 역시 저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제 삶에 걸어온 연장선에서 자연스럽게 좀 대안을 좀 더 심층적으로 만들어 보는 이런 것으로 움직여 갔고요. 저희 연구원이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국민과 공유할 생각이거든요. 그래서 '이스트플랫폼'이라는 그런 인터넷 사이트도 4월에 열 생각이고요. 그렇게 어떻게 보면 제가 걸어온 길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언론인의 입장에서 현실에 있는 모습을 그대로 심층보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연구원의 역할이..저도 사실 언론민주항쟁운동 등 그런 쪽도 했었는데 예전에는 기자들, 일부 시민들이었는데 김대중정부 이후로 정부가 나서서 언론개혁을 하겠다..라고 해서 노무현정부까지 와서 여러 가지 법제도도 만들어지고 그에 따라서 여러 가지 신문위원회라든가 신문유통원 같은 단체도 만들어졌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정부가 주도해서 언론을 바꿔보자고 지난 7~8년 동안 해 왔는데요. 어떻게 평가하고 계세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손석춘 위원 : 저는 그 부분을 정부가 나서서 한다고 생각은 안 합니다. 왜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에는 오랫동안 악법이 군사독재시절에 악법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법 하면 무언가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데요. 그런데 유럽에서도 그렇고, 미국에서도 그렇고..운동의 궁극적인 지향은 법제화이거든요. 그래서 이제 시민사회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이 여론을 타고 그러면서 입법되는 단계가 최종적인 운동의 귀결점이거든요. 그래서 입법 운동이라는 것이 제도화되어 있죠. 상당히 긍정적인..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위르겐 하버머스가 공론장을 이야기하면서 강조하는 것도 시민사회의 입법의 문제이고요. 그래서 저는 신문개혁입법, 방송개혁입법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독자와 시청자들 사이에서 벌여졌고요. 언론개혁시민연대와 같은 단체에서 정부와 그리고 정부만이 아니죠. 여당과 야당 그 모든 정당들이 국회에게 이런 것들 입법해 달라..
박인규 :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정부가 나섰다는 것이 문제라는 말씀은 아니고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시민단체와 여, 야가 아우르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 그렇게 나온 성과물이 좀 진행되고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손석춘 위원 : 네. 신문개혁법..신문법이 통과는 됐는데요. 사실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것이 반영되지 못했었죠. 이를 테면 신문사 사주의 소유권이라든지, 아니면 독자들이 직접 편집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의무조항이 아니라 권고조항으로 됨으로 인해서 사실상 사문화되었다는 것이라든지, 이런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신문유통원이 출범을 했고요. 그래서 이것을 지금 함께 하고는 있습니다만 지금 주어지는 기구들만이라도 잘 풀어나간다면 저는 한국사회의 여론 다양성을 보장하는데 상당히 기여가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그런 점에서 지금 있는 법의 테두리 속에서 내실화를 기하는 것과 동시에 그리고 현재 법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개정하는 신문법개정운동도 동시에 벌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시민단체의 당초 요구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상당한 성과가 있는 것이다?
손석춘 위원 : 네.
박인규 : 손석춘 원장께서는 칼럼니스트로서 말하자면 언론계에서는 내부 고발자, 내지는 내부 비판자 역할을 많이 해 오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알게 모르게 마음 고생도 있으셨을 거 같은데요. 어떠셨습니까?
손석춘 위원 : 네. 어쩔 수 없는..제가 걸어갈 수 밖에 없는 길이라고 생각하고요. 그것은 저뿐만 아니라 사회 보시는 박대표께서도 마찬가지이실 거 같은데요. 그러나 한국 언론이 아직도 저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보수냐, 진보냐라는 문제가 한국언론의 문제점이라고는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이죠. 진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저는 한국의 보수를 자처하는 언론의 비판 행위는 앞으로도 계속 저만이 아니라 지식인들이 같이 해 나가야 할 일이 아닌가..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도 칼럼은 계속 쓰실 계획이시죠?
손석춘 위원 : 네. 한겨레에서도 쓸 거고요.
박인규 : 그 동안 칼럼을 굉장히 많이 쓰셨을 텐데요. 제가 제일 좋은 칼럼을 여쭤보는 것은 너무 속이 보이는 것 같고요. 이런 칼럼은 내가 좀 뼈 아팠다..그런 칼럼이 있습니까? 본인의 글에 대해서 후회스럽다든가..
손석춘 위원 : 뼈는 많이 아프죠.(웃음) 제 칼럼이 너무 좀 과격하고, 좀 비판적이다..그렇게 생각하는데요. 그런 지적에 대해서 제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겠습니다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제가 힘이 약해질 때마다 언론계 대 선배인 단재 신채호 선생을 생각합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당시 친일언론들에 대해서 악마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그런 것에 비하면 저는 악마라는 표현은 쓰지 않지 않습니까? 제가 휘청거릴 때마다 신채호선생이 가졌었던 타협하지 않는 태도..이런 것을 자꾸 배워야겠다..이런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좀더 강해져야겠다? 마지막으로 대개 언론을 하다 보면 물론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언론을 전업으로 하시다가 사회문제를 폭넓게 공유하는 연구원장으로 가셨는데요. 앞으로 개인적인 계획이라든가, 소망 같은 것을 말씀해 주시죠?
손석춘 위원 : 네. 저는 개인적인 소망이 올해 없습니다. 그저 연구원을 잘 만드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고요. 그리고 십일조를 내주시는 우리 법인회원들에 대한 의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희는 저희 연구원인 100인들로만 해 나갈 생각은 없고요. 앞으로 300인 올해까지..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한국사회의 진보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아름다운 386..이런 표현을 쓰고 싶은데요. 80대, 90년대 민주주의를 위해 열정을 불태웠던 그러나 지금은 각각의 생활 현장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분들..이런 분들이 같이 저희와 같이 합류해 주셨으면..하는 생각을 합니다.
박인규 : 네. 모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 되기를 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 합니다.
손석춘 위원 : 네.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에서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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