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올들어 일본에서 더욱더 앞다퉈 상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른 것. 이 보고서에 따르면 상당수의 한국영화들이 일본 메이저급 배급사들이 발표한 2006년도 라인업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영화의 일본수출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일본에서 가장 먼저 개봉되는 한국영화는 1월 말 개봉 예정인 이동건 주연의 〈B형 남자〉. 이어 2월 초에는 3대 한류스타 중의 한 명으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권상우 주연의 〈야수〉가 개봉되며 한국 출신의 전설적인 일본 프로레슬러 이야기를 그린 〈역도산〉과 김기덕 감독의 〈빈집〉 등은 각각 2월 말에 개봉될 예정이다. 일본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인 장동건 주연의 블록버스터 〈태풍〉은 4월 초에, 일본열도를 강타한 욘사마 열풍 〈겨울연가〉의 또다른 주인공 최지우 주연의 〈연리지〉는 같은 달 말일쯤 개봉될 예정이다. 이명세 감독의 〈형사〉를 비롯, 국내에서도 아직 개봉일이 잡히지 않은 전지현 정우성 주연의 〈데이지〉와 봉준호 감독의 〈괴물〉 등도 이미 일본 내 개봉이 예정돼 있을 정도다.
지난 2005년은 해외영화 시장에서 한국영화가 많은 관심을 받은 해였다. 특히 한국영화에 대한 일본 관객들의 관심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였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부터 증가세를 보여 온 한국영화의 해외 수출액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영화의 해외 수출은 2002년에 전년 대비 33%의 증가세를 보이며 상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2003년에는 또 무려 107%의 증가세를 보이며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2003년 한국영화의 대 일본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44.8%를 차지하는 1,389만 3,000달러를 기록했으며, 2004년에는 4,404만 1,000달러로 증가해 전체 수출액의 무려 69.3%를 차지하는 등 일본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일본 내 한국영화의 개봉 규모를 살펴보면 일본 내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이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일본에서의 영화상영 방식은 전국 30-100개 내에서 정해진 스크린 수로 전국 동시 개봉하는 '단관계 개봉' 방식과 1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전국 동시 개봉해 스크린수를 늘리지 않는 '체인 개봉' 방식으로 나뉘는데, 대략 300개 스크린을 확보할 정도면 개봉 규모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00년에는 〈쉬리〉가 180개 스크린에서, 2001년 〈공동경비구역 JSA〉가 235개 스크린에서 개봉됐던 것에 비해 2003년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320개 스크린, 2004년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300개 스크린, 2005년 욘사마 배용준이 주연한 〈외출〉은 440개 스크린에서 개봉되는 등 한국영화의 개봉규모가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소규모 스크린에서 시작해 점차 개봉관을 늘려가는 '순차 개봉' 방식으로 소개된 한국영화의 수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쇼치쿠나 도에이, 도호 등을 제외한 일반 소형 배급사를 통해 수입된 한국영화들이 이런 방식으로 개봉되는데, 〈달콤한 인생〉 〈클래식〉 〈엽기적인 그녀〉 〈스캔들〉이 대표적인 경우에 속한다. 이들 영화들은 최종적으로는 각각 120개와 127개, 85개, 117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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