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 전국 32개 여성단체들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황우석 교수팀의 난자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과 범법행위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촉구했다.
또 여성단체들은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의 후유증이 심각하다며, 이는 보건복지부가 조사와 감독 의무를 방기한 결과이므로 이들에 대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난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보건복지부를 규탄한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안에 있는 환경재단 레이첼카슨 룸에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금까지 논란의 핵심은 논문의 조작과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 원천기술의 보유 여부에 집중되었을 뿐 난자의 사용과 관련한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되어 왔다"며 "이는 국익을 위해서라면 난자, 여성의 몸은 얼마든지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1월 3일 방영된 〈PD수첩〉에서 총 1620여 개의 난자가 쓰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그럼에도 줄기세포 연구와 난자 제공 등에 대해 철저한 관리감독 역할을 담당해야 할 보건복지부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정부는 객관적인 검증위원회나 검찰의 조사 등을 통해 법적·윤리적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고 불법으로 난자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 기관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문책을 단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난자제공 후유증 여성들에게 국가가 배상하라"**
여성단체들은 "현재 언론을 통해 발표된 바에 따르면 순수 난자 기증자의 20% 정도가 후유증으로 병원을 내원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과배란 증후군으로 기증 후 1년이 지나도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직장까지 그만둬야 했던 여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38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은 생명과학기술의 연구·개발·이용의 중단을 명하거나 그밖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법에 명시되어 있는 조사와 감독 의무를 얼마나 수행해왔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결국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의 후유증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조사와 감독 의무를 방기한 결과인 만큼 정부는 후유증을 앓고 있는 여성들에게 국가적 차원의 배상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성단체들은 "연구원의 난자제공 과정에서 강압성이 있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강압에 의한 여성 연구원의 난자 기증은 헬싱키 선언을 위반하는 처사일 뿐 아니라 생명공학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 연구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재 정부는 인공수태 시술기관의 잔여 난자 및 배아의 현황과 그 중 연구에 개수조차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난자와 배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생명공학연구에서 여성의 인권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