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에선 '황우석 박사와 함께하는 의원 모임'이 발족했다. 립 서비스 수준이던 정치권의 '황우석 구하기'가 본격화된 것이다. 한나라당에선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을 '시스템의 문제'로 몰아가며 "MBC를 개혁하겠다"고 소매를 걷어붙였다.
MBC의 사과로 줄기세포 연구 논란이 새 국면을 맞이하자, 한 발 늦은 정치권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의원 43명 "황 박사 연구에만 전념토록, 모든 지원 다 할 것" **
열린우리당 권선택 의원이 주도한 '황우석 박사와 함께하는 의원 모임'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43명의 의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 왔다. 이날 준비모임에도 20명이 넘는 의원들이 참석해 황 박사를 돕기 위한 각자의 의견들을 밝혔다.
열린우리당 조배숙 의원은 "언론 접촉 경험이 없는 연구원들이 언론 앞에 나서다보니 이번 사건이 벌어진 것 같다"며 "황 박사의 연구팀이 연구에만 전념하도록 행정 관련 지원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도 "황 박사 연구실에 사무국이 없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사무국 외에도 대외협력 등을 담당할 조직을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거들었다.
무소속 정진석 의원은 "위기와 곤경에 처한 황 박사를 돕기 위해서는 우선 작금의 사태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며 "기존 취재 관행을 무시한 MBC를 비판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이 "지금은 뜨겁게 달아오른 논란을 진정시켜야 할 때"라며 집단적 의견 표명엔 난색을 표해 모임 단위의 성명은 발표되지 않았다.
***"황 박사는 부여 출신"…충청권 의원 대거 참여 **
이날 몇몇 의원들은 황 박사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권선택 의원은 "그저께 황 박사와 통화해 이런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더니 아주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황 박사와 대전고 동문이다.
자민련 김학원 대표도 "황 박사는 내 지역구인 부여 출신"이라며 "내가 먼저 이런 모임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다른 분들이 나서줘 오히려 고맙다"고 말했다.
참석한 의원들 중 유달리 대전·충남 출신 의원들이 많아, 열린우리당 김성곤 의원은 "황 박사가 충청도 분이라 그런지 오늘은 충청도 의원들이 많이 오셨다"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충청도 의원들은 "권선택 의원이 대전 사람이라 모으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응수했다.
*** "이제는 국민들이 MBC를 검증할 차례"?**
정치권은 줄기세포 연구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PD수첩〉과 MBC에는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 책임을 물어 최문순 사장 등 MBC 경영진 전원의 사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참에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감시·감독 기능을 맡은 방송위원회의 이사진에까지 메스를 댈 태세다.
정병국 홍보위원장은 이날 아침 주요당직자회의에서 "MBC는 현 최문순 사장 취임 이후 상주참사, 알몸사태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제작과정의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다"며 "올해만 7번의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제대로 된 사과나 시스템 개혁 등이 없이 오히려 선정성 시비만 받으며 주인 없는 방송의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PD에 대한 '코드인사'에서 문제가 시작됐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처럼 회사 내에서 사전 심의나 확인 과정 등을 못 거친 게 아닌가 의문이 든다"며 모든 책임을 경영진에 돌렸다. 정 위원장은 또 "방송문화진흥회나 방송위원회도 아무런 제재를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과 여권이 주도하는 이런 감독기관의 인사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찬숙 의원도 개인성명을 통해 "그동안 MBC가 황우석 박사의 연구성과를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재단했다면, 이제는 우리 국민들이 MBC의 정체성과 공영방송으로서의 자격에 대해 철저히 검증할 차례가 됐다"며 MBC 비판에 가세했다.
박 의원은 "MBC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약속한 '분명한 책임'은 단순히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 몇 명에 대한 징계가 아닌, 방송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린 현 MBC 경영진 전원의 사퇴를 전제로 한다"며 경영진의 총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오후 국회 문광위원회에서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최 사장이 사전 보고를 받고도 이번 사건을 막지 못한 것은 게이트 키핑의 실패"라며 노성대 방송위원장에게 '철저한 진상 파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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