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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박근혜 '치마폭은 넓게, 보폭은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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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박근혜 '치마폭은 넓게, 보폭은 빠르게'

"지방선거 조기 과열은 곤란"… '할 말은 확실하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보폭이 넓어졌다. 외부 활동이 잦아졌고, 각을 세우던 비주류와의 접촉도 눈에 띈다. 당내 논쟁이 벌어지면 무게 중심을 확실하게 잡는다. 입을 '꾹' 다물다 논란이 해소될 시점에야 입장을 밝히던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박 대표의 변화를 두고, 당 안팎에선 재보선 승리와 혁신안 통과로 자신감이 붙은 덕분이라고도 하고, 대권 경쟁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기 위해 '공세적 리더십'을 구사하는 중이라고도 한다.

*** #1. 맺고 끊고 확실하게 **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을 두고, 한나라당은 '당론이 없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현행 9억인 과표기준을 6억으로 낮출 것인가 여부를 두고, 당직자들 사이에서도 가부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여당이 영업용 택시 LPG 특소세 인하 등 5가지 감세법을 수용할 경우 과표기준 인하가 가능하다'로 매듭을 지었지만, 반론은 여전하다.

5일 회의에서도 김영선 최고위원이 "9억짜리 주택이 있다고 해서 과세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과세에 찬성하지 않으면 양극화를 촉진한다고 하는 것은 국가가 돈을 쓰는 것만이 정당하다는 국가주의적 발상"이라며, 종부세 자체에 반대론을 피력했다.

이에, 박 대표가 "각자의 소신과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더 이상은 우리가 합의를 본 부동산정책에 대해 다른 얘기가 새나가서는 곤란하다"며 즉각 제동을 걸었다.

박 대표는 "중요쟁점 법안들에 대해서는 우리끼리 치열하게 할 얘기가 있으면 하고 외부에는 결정이 된 것을 가지고 앞으로 얘기하도록 특별히 지도부에 계신 분들이 신중하게 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지도부 전체에 '입조심'을 당부했다.

*** #2. 치마 폭은 넓히고**

최근 당직인선에서 박 대표는 정병국 의원을 홍보위원장으로 기용했다. 정 의원은 당헌 개정 과정에서 박 대표의 '임기 단축'을 강하게 주장했던 '수요모임'의 일원이다.

지난 1일에는 원희룡, 남경필 등 '수요모임' 의원 10여 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모임측 이성권 의원은 이 자리를 "혁신위 안을 둘러싼 갈등과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자기 얘기를 하기 보단 '주로 듣는 편'이던 박 대표는, 5일 회의에서 '수요모임'과 같은 톤의 목소리를 내 눈길을 샀다.

비공개 회의에서 박 대표는 최근 지방선거와 관련해 조기과열을 지적하며 "의욕은 좋지만 자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남경필, 이성권 의원 등이 홈페이지 글을 통해 주장해 온 내용이었다.

이에 원희룡 최고위원이 "특히 정권교체를 위해 외부의 훌륭한 인사들의 영입성과가 나오기 전인 만큼 지방선거와 관련해 지나친 조기과열은 자제돼야 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영선 최고위원이 "어느 정도 자제는 돼야겠으나 전반적으로 과열 분위기로 볼 수는 없다"며 반기를 들었지만, 지도부의 결론은 "지방선거 조기과열은 자제돼야 한다"로 맺어졌다.

주로 박 대표가 발언을 하면 김 위원이 지원 발언을 하고 원 위원이 대립각을 세우던 평소 구도와 비교해 볼 때, 이 날 회의에는 확실한 변화가 감지됐다.

박 대표는 오는 11일에는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라이벌 대권주자들과 함께 '수요모임'이 주최하는 북한산 등반에도 나설 예정이다.

*** #3. 보폭은 빠르게 **

박 대표는 외부 강연 등 대중 접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일 영남대 경영대학원에서 강연을 한 데 이어 오는 6일에는 동아대 강연이 계획돼 있다. 내년 초에는 미뤄뒀던 전남대와 공주교대 강연에도 나설 예정이라 '캠퍼스 정치'란 신조어가 만들어졌을 정도다.

당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는 행사의 무게도 만만치 않다. 8일 하루에도 북한인권대회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상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두 행사 모두 국내외의 다양한 각계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자리다.

부쩍 빡빡한 일정이 눈에 띄는 박 대표가 5일 아침 핀으로 높이 올려 묶던 머리를 어깨길이 단발로 정리하고 나타나자, 한 당직자는 "앞으로 더 부지런히 다니시려고 간편한 머리를 하셨나 보다"며 '정치적 해석'을 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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